디스플레이·SDI·전기 등… 임원감축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설 무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이 잇따라 임원 감축에 나서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입사 10년 이상 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 받았다. 조건은 2년치 연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몇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은 이번 희망퇴직이 곧 있을 대규모 구조조정의 전조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사 고과가 좋지 않고 경력이 오래된 대상으로 최근 희망퇴직을 마무리했으며 경영진단 이후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것이란 소문이 사내에 무성하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경영진단을 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공식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그룹으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았던 삼성전기도 11월을 전후해 희망 40~50대 차·부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 바 있다. 삼성전기는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퇴직금 외에 2년치 연봉과 일정 기간 자녀 학자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을 철수한 삼성SDI도 지난 9월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당시 2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들이 잇따라 경영진단 및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영업이익이 급강하하면서 삼성 스마트폰에 부품을 납품하던 전자 계열사들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매출 6조2500억원에 영업이익 600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93%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7000억원에 6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9%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삼성SDI도 지난 3분기 매출 1조1981억원, 영업이익 262억원의 저조한 실적을 냈다.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합병하기 전과 단순 합산 비교하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 영업이익은 72% 줄었다.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들은 경영진단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등 고객 다변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잇따른 계열사들의 희망퇴직이 삼성전자의 구조조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전자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인력감축 및 전환배치에 대비해 계열사 직원을 줄이고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도 이미 희망퇴직, 전직 지원 등을 통해 인력을 감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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