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격-고효율-디자인 3박자 인기… 르노삼성-한국GM 이어 현대차-쌍용도 내년 출시
소형 스포츠실용차(SUV)의 판매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르노삼성자동차의 QM3와 한국GM의 쉐보레 트렉스 등의 판매 인기에 힘입어 최근 수입차들도 소형 SUV 경쟁에 가세했으며, 내년에는 쌍용자동차와 현대자동차 등도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는 레저 열풍과 합리적인 가격, 고효율 연비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집계에 의하면 SUV 등 다목적차의 지난 9월 말까지 판매량은 총 25만149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나 늘어났다. 시장점유율도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2%에 이르고 있다. 소형 SUV의 인기가 이 같은 판매량 증가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내에서 소형 SUV 열풍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차는 르노삼성차의 QM3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이 차는 출시 직후 7분 만에 '1000대 완판' 기록을 세워 화제가 됐으며, 이후 10월 말까지 총 1만2584대가 팔렸다.
지난 여름에는 대기기간이 3개월 이상 끌 만큼 행복한 비명을 질렀던 르노삼성차는 이달 중 5000대 가량의 물량을 더 투입해 대기 수요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QM3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탁월한 연비와 유럽보다 저렴한 가격, 디자인이다. 르노삼성차는 유럽에서 2만1100유로(약 3000만원)에 팔리는 이 차를 운송비와 관세 추가에도 불구하고 2250만~2459만원에 판매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투톤 컬러와 감각적인 데칼 데코레이션 등을 선택할 수 있는 트림 등 총 9가지 사양으로 다양한 개성을 표현한 점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개성뿐 아니라 실용성도 갖췄다.
유럽형 디젤 엔진에 독일 게트락의 6단 듀얼클러치(DCT) 변속기를 적용해 동급 최고 수준인 ℓ당 18.5㎞의 연비를 실현했다. 아울러 동급 유일의 뒷좌석 슬라이딩 벤치 시트가 적용돼 적재 공간이 최대 455ℓ에 달한다.
또 탈착식 지퍼용 시트를 적용해 손쉽게 시트를 세탁할 수 있고 다양한 디자인도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영업본부 부사장은 지난해 출시 당시 "파격적인 QM3의 가격 정책은 르노삼성자동차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한 바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7.6% 늘었으며, 내수 판매량(7360대) 중 약 4분의 1을 QM3(1511대)가 책임졌다.
이외에도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소형 SUV의 개념을 적용한 쉐보레 트렉스 역시 지난달 873대 판매 실적을 기록해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수입차 역시 소형 SUV를 연이어 선보이며 이 같은 판매 열풍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시된 '뉴 푸조 2008'은 일주일 만에 사전계약 물량이 1000대를 넘어섰으며, 한국닛산은 지난 11일 세계 누적 200만대 판매량을 자랑하는 '캐시카이'를 출시했다. 사전계약물량만 이미 600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최초의 소형 SUV인 'NX300h'를 지난달 출시했으며, 올 뉴 링컨 MKC도 소형 SUV 시장을 겨냥해 국내 시장에 등장했다.
이 같은 소형 SUV 열풍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차와 쌍용차 등이 연이어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경우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차 'X100'(프로젝트명)을 이르면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1월 중에는 1.6ℓ 가솔린 모델이 먼저 나오고 이후 디젤과 친환경차 등 다양한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이미 나온 다른 소형SUV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격은 1000만원대 후반에서 2000만원대 초반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현대차의 경우 유럽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 출시한 ix25의 국내 출시 시점을 검토 중이며, 한국지엠은 최근 소비자들의 연비 중심 수요를 감안해 트랙스 디젤 모델 시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