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투표서 3분의 2 이상 획득…내달 21일 정식 선임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으로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사진)이 내정됐다. 윤 내정자는 KB금융의 혼란을 수습하고 LIG손해보험 인수, 전산시스템 전환 등 각종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짐을 지게 됐다.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는 22일 서울 명동에서 4명의 회장 후보를 심층면접한 후 투표를 통해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을 신임 회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접에는 윤 내정자를 비롯해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참여했다. 면접 후 이뤄진 회추위 1차 투표에서는 윤 내정자가 5표, 하영구 전 행장이 4표를 얻어 다시 2차 투표가 진행됐다. 2/3 이상의 투표를 획득해야 회장 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진 2차 투표에서는 윤 내정자가 6표, 하 전 행장이 3표를 획득해 회장이 결정됐다. 윤 내정자는 11월 21일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윤종규 내정자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환은행에 재직했으며 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어 1980년부터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했으며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시절 통합 국민은행의 1기 경영진으로 영입됐다. 이후 2004년 KB를 떠나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근무하다가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시절 다시 복귀했다. 윤 내정자는 부행장 시절 재무, 전략, 영업 등을 두루 거쳐 능력을 검증 받았으며 KB 내부에서 뛰어난 전략가로 평가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B금융의 신임 회장이 결정되면서 KB금융이 내분을 치유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금융은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 채널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정권과 가까운 낙하산 경영진이 부임하면서 또 다른 갈등도 양산됐다.
올해에는 KB금융 내부 갈등이 극에 달했다. KB국민은행 전산시스템 전환을 둘러싼 갈등이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은행장 힘 겨루기 양상으로 변질됐고 KB금융 관계자들의 편이 갈렸다. 급기야 이건호 전 행장이 금융감독원에 전산시스템 전환에 문제가 있으며 회장이 개입했다며 검사를 요청하고 금융당국이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을 중징계했다. 이에 따라 임 전 회장, 이 전 행장이 사퇴했다.
신임 회장은 당장 수개월 간 지속된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지주와 은행의 경영정상화와 각자 역할재정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은행장을 겸임할지 선임할지도 주목된다. 은행장 겸임 여부는 신임 회장의 의사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당국이 승인을 미루고 있는 LIG손해보험 인수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논란이 됐던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전산시스템 전환도 다시 논의해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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