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금융지주 등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보수가 연일 논란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1인당 보수 평균은 4920만원이다.
은행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6800만~8900만원임을 감안할 때 금액으로만 보면 그리 고연봉은 아니다. 글로벌 은행의 사외이사 보수에 비해서는 오히려 적은 수준이다. 글로벌 37개 은행 사외이사의 평균 연봉은 21만2000달러(약 2억2000만원)로 국내의 4배다. 우리 금융회사들과 규모가 유사한 세계 61위부터 100위까지 은행 중 14개의 사외이사 연봉 14만2000달러(약 1억5000만원)과 비교해도 역시 적다.
문제는 단순 금액이 아니다. 국민과 금융권 종사자 대다수가 사외이사 보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에 참석해, 그나마도 모두 찬성표를 던지는 거수기 역할을 하면서 월 수 백 만원의 보수는 누가 봐도 과하다.
사외이사의 역할은 주주와 고객을 대변해 경영 전반을 감시하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주주총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사회이고, 이사회가 대부분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다수 국내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은 본연의 역할을 거의 하지 않았다. 심지어 KB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와 관련해 경영진과 극한 대립을 벌이며 KB사태를 불러일으킨 직접 당사자다. 또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회장과 행장의 충돌을 수수방관하며 사실상 회장 편을 들다가, 금융당국이 압력을 행사하자 태도가 돌변해 회장 해임 결정을 내렸다.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아프리카의 우간다 수준이 된 데는 이런 사외이사들의 책임도 있다. 보수 논란에 그칠 게 아니라, 차제에 금융회사 사외이사제도를 혁신해야 한다.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데는 근본적으로 태생적 한계가 있다. 현재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경영진 또는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경영진에 의해 선출된 사외이사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사외이사가 사외이사를 선출하니 출신 배경이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실제 KB금융지주는 9명의 사외이사 중 8명이 학연(서울대 상대)으로 연결돼 있다.
사외이사들이 경영진 못지 않은 '관피아'라는 것도 문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새누리당)이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3개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 73명 중 31.5%인 23명이 재정경제부 장관, 기획재정부 차관, 지방국세청장, 한국은행 부총재보, 금감원 부원장 등 관피아다. 오죽하면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장관도 탐을 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올까.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가이드라인 성격의 모범규준을 마련해 연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선안에는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이사회의 재신임 평가를 실시하고 2년마다 외부 평가를 받도록 권고하는 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계 등에 편중된 사외이사 출신을 개선하고, 보수체계도 활동 내역과 책임에 따라 차별화하는 안이 들어있다고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하지만 권고 수준의 가이드라인 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철저히 사외이사들이 진정으로 금융회사의 발전을 위해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이 그토록 요망하는 금융개혁의 시발점은 사외이사의 혁신이 돼야 한다.
은행 직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6800만~8900만원임을 감안할 때 금액으로만 보면 그리 고연봉은 아니다. 글로벌 은행의 사외이사 보수에 비해서는 오히려 적은 수준이다. 글로벌 37개 은행 사외이사의 평균 연봉은 21만2000달러(약 2억2000만원)로 국내의 4배다. 우리 금융회사들과 규모가 유사한 세계 61위부터 100위까지 은행 중 14개의 사외이사 연봉 14만2000달러(약 1억5000만원)과 비교해도 역시 적다.
문제는 단순 금액이 아니다. 국민과 금융권 종사자 대다수가 사외이사 보수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에 참석해, 그나마도 모두 찬성표를 던지는 거수기 역할을 하면서 월 수 백 만원의 보수는 누가 봐도 과하다.
사외이사의 역할은 주주와 고객을 대변해 경영 전반을 감시하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주주총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사회이고, 이사회가 대부분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는 이유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대다수 국내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은 본연의 역할을 거의 하지 않았다. 심지어 KB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와 관련해 경영진과 극한 대립을 벌이며 KB사태를 불러일으킨 직접 당사자다. 또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회장과 행장의 충돌을 수수방관하며 사실상 회장 편을 들다가, 금융당국이 압력을 행사하자 태도가 돌변해 회장 해임 결정을 내렸다.
한국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아프리카의 우간다 수준이 된 데는 이런 사외이사들의 책임도 있다. 보수 논란에 그칠 게 아니라, 차제에 금융회사 사외이사제도를 혁신해야 한다.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데는 근본적으로 태생적 한계가 있다. 현재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경영진 또는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경영진에 의해 선출된 사외이사는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사외이사가 사외이사를 선출하니 출신 배경이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실제 KB금융지주는 9명의 사외이사 중 8명이 학연(서울대 상대)으로 연결돼 있다.
사외이사들이 경영진 못지 않은 '관피아'라는 것도 문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새누리당)이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3개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 73명 중 31.5%인 23명이 재정경제부 장관, 기획재정부 차관, 지방국세청장, 한국은행 부총재보, 금감원 부원장 등 관피아다. 오죽하면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장관도 탐을 낸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올까.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가이드라인 성격의 모범규준을 마련해 연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선안에는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이사회의 재신임 평가를 실시하고 2년마다 외부 평가를 받도록 권고하는 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계 등에 편중된 사외이사 출신을 개선하고, 보수체계도 활동 내역과 책임에 따라 차별화하는 안이 들어있다고 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하지만 권고 수준의 가이드라인 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철저히 사외이사들이 진정으로 금융회사의 발전을 위해 독립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이 그토록 요망하는 금융개혁의 시발점은 사외이사의 혁신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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