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고강도 주문에 "부실땐 누가 보존해주나" 고심
금융위 안전장치 마련 시급
금융위 안전장치 마련 시급
금융당국이 보신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며 기술금융 지원 확대를 강도 높게 주문하면서 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과 기술에 대한 정확한 분석능력이 아직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자금 미회수 등 부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기술금융 확대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금융을 확대하는 것이 말은 쉽지만 만약 부실이 생기면 누가 보전해 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제재를 안 한다고 해도 부실이 생기면 회사를 관둬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술금융을 확대하라고 하지만 향후 부실이 증가해 건전성이 악화되면 그 책임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기술가치 평가에 대해서도 금융권은 아직 불안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을 설립하고 기술데이터베이스(TDB) 정보를 활용한 은행들의 기술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TCB 기술신용평가서를 기반으로 한 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기술신용정보 심사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가치 평가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단순히 외부 자료와 인증, 평가만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기업들이 기술가치를 과장할 수 있으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신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KT ENS 매출채권을 위조해 1조8000억원을 사기대출 받은 업체들 중에는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자랑한 곳들이 있었다.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중앙티앤씨는 휴대폰케이스, 충전기 등과 관련된 각종 실용신안,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2008년 9월 이노비즈(기술혁신기업) 인증을 받았고 10월에는 IBK기업은행의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대출사기 업체 엔에스쏘울도 이노비즈 인증을 받고 기술연구소를 보유한 것으로 자랑했다.
중앙인터렉티브는 휴대폰 고속충전기 기술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을 내세워 인천시장의 방문을 받기도 했다. 이들 기업들은 이렇게 기술력을 내세웠지만 도덕성에 문제가 있었고 결국 많은 은행들이 사기를 당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기술금융을 확대를 종용하기에 앞서 은행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수 기술과 기업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부실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전문가가 아니면 기술의 정확한 내용과 가치를 알기 어렵지 않느냐"며 "기술금융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7월 24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기관의 보신주의를 질책한 후 은행 등에 기술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위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의 일환으로 그동안 금융회사 직원 개개인을 대상으로 해 온 제재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기술금융 현장 간담회를 위해 대구와 판교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술금융은 금융이 가야 할 길로 동참하지 않으면 금융인으로서 역사적 사명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술금융에 동참하지 않으면 아웃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진규기자 kjk@
지난달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기술금융 확대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금융을 확대하는 것이 말은 쉽지만 만약 부실이 생기면 누가 보전해 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제재를 안 한다고 해도 부실이 생기면 회사를 관둬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술금융을 확대하라고 하지만 향후 부실이 증가해 건전성이 악화되면 그 책임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기술가치 평가에 대해서도 금융권은 아직 불안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을 설립하고 기술데이터베이스(TDB) 정보를 활용한 은행들의 기술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이 TCB 기술신용평가서를 기반으로 한 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기술신용정보 심사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술가치 평가에 대한 노하우와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은 단순히 외부 자료와 인증, 평가만으로 대출을 확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기업들이 기술가치를 과장할 수 있으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신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KT ENS 매출채권을 위조해 1조8000억원을 사기대출 받은 업체들 중에는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자랑한 곳들이 있었다.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중앙티앤씨는 휴대폰케이스, 충전기 등과 관련된 각종 실용신안,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2008년 9월 이노비즈(기술혁신기업) 인증을 받았고 10월에는 IBK기업은행의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대출사기 업체 엔에스쏘울도 이노비즈 인증을 받고 기술연구소를 보유한 것으로 자랑했다.
중앙인터렉티브는 휴대폰 고속충전기 기술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을 내세워 인천시장의 방문을 받기도 했다. 이들 기업들은 이렇게 기술력을 내세웠지만 도덕성에 문제가 있었고 결국 많은 은행들이 사기를 당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기술금융을 확대를 종용하기에 앞서 은행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수 기술과 기업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부실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방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전문가가 아니면 기술의 정확한 내용과 가치를 알기 어렵지 않느냐"며 "기술금융 업무를 잘 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7월 24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기관의 보신주의를 질책한 후 은행 등에 기술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위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의 일환으로 그동안 금융회사 직원 개개인을 대상으로 해 온 제재를 폐지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기술금융 현장 간담회를 위해 대구와 판교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술금융은 금융이 가야 할 길로 동참하지 않으면 금융인으로서 역사적 사명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술금융에 동참하지 않으면 아웃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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