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방울로 병 진단 '랩온어디스크' 키트 개발
체외진단시장 규모 2018년 960억 달러 성장 전망
체외진단시장 규모 2018년 960억 달러 성장 전망
■사업화 유망 히든 테크
울산과기대 조윤경 교수팀
(1) 분자진단키트
암 등 질병을 진단하려면 병원을 방문해 내시경,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을 이용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가운데 첨단 바이오기술과 나노기술을 이용, 복잡한 검사과정이 없이 손바닥 만한 키트 하나로 질병을 자동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된다.
조윤경 울산과학기술대 교수(생명과학부)팀은 소형 칩을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분자진단키트 핵심 기술을 개발, 자동 질병진단 시스템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최근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실험실의 여러 구성요소를 소형화해 하나의 칩 속에 넣은 '랩온어칩(Lab on a chip)'이 각광받고 있다. 전문 인력이나 고가의 장비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생화학 반응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랩온어칩의 한 분야인 '랩온어디스크(Lab on a disc)' 형태의 분자진단키트를 개발했다. 핵심기술은 바로 '밸브'다. 디스크 모양으로 생긴 키트 한가운데 혈액 한 방울을 떨어뜨린 후 모터에 장착하면, 모터 회전에 의해 발생하는 원심력으로 혈액이 작은 단위로 쪼개지면서 디스크 가장자리의 센서로 전달된다. 센서는 물질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한다.
랩온어디스크는 2008~2009년 활발하게 개발돼 센서 등 관련 기술 기반이 거의 갖춰졌지만, 혈액 등 유체를 미세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밸브 기술은 한계가 있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모세관 밸브나 소수성 밸브는 특정 센서에만 혈액을 보내기 어려워 복잡한 기기 구현이 힘들었다. 외부에서 레이저로 혈액 전달을 조절하기도 했지만 열에 의한 혈액 변성 문제가 있었다.
조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성물질을 활용해 제작과 구동이 쉽고 미세한 조절이 가능한 밸브를 제작했다. 디스크 상판에 소프트렌즈의 재료로도 사용되는 탄성물질인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을 주입한 후 이를 물리적으로 가압할 수 있는 볼트와 너트를 접합시켰다. 볼트를 회전해 탄성물질에 압력을 주면 통로가 닫히고 볼트를 느슨하게 풀면 통로가 열리도록 한 것.
조 교수는 "탄성물질을 적용, 키트 변형 없이도 압력을 수차례 줄 수 있고, 혈액 등 유체가 이동하는 채널을 자유롭게 개폐하거나 흐름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최종적으로 원터치 형식 개폐 구동부를 개발하면 자동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체외진단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체외진단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690억달러에서 2018년 96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분자진단 시장도 감염성 질환 37억달러, 암 진단 23억달러, 신생아 검사 15억달러 등으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조류독감, 신종플루 같은 감염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반인도 쉽게 쓸 수 있는 소형 전자동 분자진단기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질병진단뿐만 아니라 세균 검출, 수질 분석 등 다양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울산과기대 조윤경 교수팀
(1) 분자진단키트
암 등 질병을 진단하려면 병원을 방문해 내시경,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을 이용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가운데 첨단 바이오기술과 나노기술을 이용, 복잡한 검사과정이 없이 손바닥 만한 키트 하나로 질병을 자동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돼 주목된다.
조윤경 울산과학기술대 교수(생명과학부)팀은 소형 칩을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분자진단키트 핵심 기술을 개발, 자동 질병진단 시스템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최근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실험실의 여러 구성요소를 소형화해 하나의 칩 속에 넣은 '랩온어칩(Lab on a chip)'이 각광받고 있다. 전문 인력이나 고가의 장비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생화학 반응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랩온어칩의 한 분야인 '랩온어디스크(Lab on a disc)' 형태의 분자진단키트를 개발했다. 핵심기술은 바로 '밸브'다. 디스크 모양으로 생긴 키트 한가운데 혈액 한 방울을 떨어뜨린 후 모터에 장착하면, 모터 회전에 의해 발생하는 원심력으로 혈액이 작은 단위로 쪼개지면서 디스크 가장자리의 센서로 전달된다. 센서는 물질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한다.
랩온어디스크는 2008~2009년 활발하게 개발돼 센서 등 관련 기술 기반이 거의 갖춰졌지만, 혈액 등 유체를 미세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밸브 기술은 한계가 있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모세관 밸브나 소수성 밸브는 특정 센서에만 혈액을 보내기 어려워 복잡한 기기 구현이 힘들었다. 외부에서 레이저로 혈액 전달을 조절하기도 했지만 열에 의한 혈액 변성 문제가 있었다.
조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성물질을 활용해 제작과 구동이 쉽고 미세한 조절이 가능한 밸브를 제작했다. 디스크 상판에 소프트렌즈의 재료로도 사용되는 탄성물질인 '폴리디메틸실록산(PDMS)'을 주입한 후 이를 물리적으로 가압할 수 있는 볼트와 너트를 접합시켰다. 볼트를 회전해 탄성물질에 압력을 주면 통로가 닫히고 볼트를 느슨하게 풀면 통로가 열리도록 한 것.
조 교수는 "탄성물질을 적용, 키트 변형 없이도 압력을 수차례 줄 수 있고, 혈액 등 유체가 이동하는 채널을 자유롭게 개폐하거나 흐름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며 "최종적으로 원터치 형식 개폐 구동부를 개발하면 자동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체외진단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체외진단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690억달러에서 2018년 96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분자진단 시장도 감염성 질환 37억달러, 암 진단 23억달러, 신생아 검사 15억달러 등으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조류독감, 신종플루 같은 감염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반인도 쉽게 쓸 수 있는 소형 전자동 분자진단기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질병진단뿐만 아니라 세균 검출, 수질 분석 등 다양한 시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백나영기자 100n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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