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고급인재 유치해 산업 혁신했던 것처럼 SWㆍ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해외파 인재 유치 필요 과학-정보통신분야서 혁신의 꽃 다시 피워야
아폴로 박사로 잘 알려진 고 조경철 박사, CDMA기술을 밀어부쳐 ICT강국의 기틀을 다진 제 1대 정보통신부 장관 경상현 박사, 기초과학의 씨앗을 심은 제 4대 과학기술부 장관 채영복 박사. 이분들의 공통점은 박정희 대통령이 60년대 말부터 70년대까지 기술입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행한 '유치과학자제도'를 통해 귀국한 인재들이라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월급보다 많은 급여와 주택제공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면서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인재들을 유치했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해외파 인재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과학기술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대학교 등에 자리잡으면서 기술입국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제자를 길러내고 또 새로운 국가연구소를 설립하고 핵심 멤버로 활동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과학기술 로드맵을 함께 고민했으며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냈다.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그들을 가난한 조국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대통령과 국민의 산업화에 대한 열정, 그리고 한국의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었다고 감히 생각한다. 그렇게 시작된 과학입국의 꿈은 그들이 키운 제자와 연구원, 그리고 해외 유학생들의 귀국으로 이어지면서 실현이 되기 시작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가발이나 의류가 최대 수출 품목이었지만 철강, 중공업, 전자산업 등 중화학분야에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과 모든 국가가 부러워하는 ICT강국으로 부상했다. 처음에는 몇 분의 인재로 시작되었으나 그들이 뿌린 씨앗이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국가를 혁신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된 것이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유학 오는 것 보다 우리가 해외로 나가는 숫자가 훨씬 많다. 유네스코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각국별 외국 대학 유학생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약 12만 3000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인재풀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구석이 있는 건 사실이다. 예전과 달리 해외 인재들이 국내에 돌아오기를 꺼려하는 움직임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가 공개한 미국과학재단의 2014년 이공계 지표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이공계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가운데 약 45%가 미국 체류를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 내 체류를 희망하는 숫자까지 합치면 체류 예정자 비율은 거의 70%에 육박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재들이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고급 연구인력이 취업할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일 듯 싶다. 어쩌면 여전히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이 하는 우리나라 기업 풍토도 그들의 귀국을 막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6,70년대 고급 인재를 유치하여 국가와 산업을 혁신했던 것처럼 지금의 환경도 여전히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해외인재 스카우팅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나 시스템반도체 분야와 같이 창의인재가 필요한 분야에 한국인 해외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총 26명의 인재가 돌아와 중소기업과 학교 등지에서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비록 많지 않은 숫자지만 이들은 해당 기업의 잠재력을 깨우고 산업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창조경제 시대 국가의 부는 얼마나 많은 인재들을 유입하고 지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생산공장 없이 창의력과 SW기술만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창의기업들의 가장 큰 자산이 다름 아닌 인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알 수 있다. 암담했던 6,70년대 해외파 인재들이 우리나라 경제를 일깨운 것처럼 창조경제 시대를 확실하게 이끌어 줄 씨앗이 필요하다. 기업과 정부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제2의 유치과학자 제도를 추진해보면 어떨까. 과학이나 정보통신 분야에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줘야 경제는 물론 국가가 밝아지고 혁신의 꽃이 피어날테니 말이다.
박수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그들을 가난한 조국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대통령과 국민의 산업화에 대한 열정, 그리고 한국의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었다고 감히 생각한다. 그렇게 시작된 과학입국의 꿈은 그들이 키운 제자와 연구원, 그리고 해외 유학생들의 귀국으로 이어지면서 실현이 되기 시작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가발이나 의류가 최대 수출 품목이었지만 철강, 중공업, 전자산업 등 중화학분야에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과 모든 국가가 부러워하는 ICT강국으로 부상했다. 처음에는 몇 분의 인재로 시작되었으나 그들이 뿌린 씨앗이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국가를 혁신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된 것이다.
어느덧 우리나라도 선진국 문턱에 도달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유학 오는 것 보다 우리가 해외로 나가는 숫자가 훨씬 많다. 유네스코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각국별 외국 대학 유학생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약 12만 3000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인재풀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구석이 있는 건 사실이다. 예전과 달리 해외 인재들이 국내에 돌아오기를 꺼려하는 움직임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가 공개한 미국과학재단의 2014년 이공계 지표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에서 이공계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인 가운데 약 45%가 미국 체류를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 내 체류를 희망하는 숫자까지 합치면 체류 예정자 비율은 거의 70%에 육박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재들이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고급 연구인력이 취업할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일 듯 싶다. 어쩌면 여전히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이 하는 우리나라 기업 풍토도 그들의 귀국을 막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6,70년대 고급 인재를 유치하여 국가와 산업을 혁신했던 것처럼 지금의 환경도 여전히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해외인재 스카우팅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나 시스템반도체 분야와 같이 창의인재가 필요한 분야에 한국인 해외 인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총 26명의 인재가 돌아와 중소기업과 학교 등지에서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비록 많지 않은 숫자지만 이들은 해당 기업의 잠재력을 깨우고 산업에 새로운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창조경제 시대 국가의 부는 얼마나 많은 인재들을 유입하고 지키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생산공장 없이 창의력과 SW기술만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창의기업들의 가장 큰 자산이 다름 아닌 인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알 수 있다. 암담했던 6,70년대 해외파 인재들이 우리나라 경제를 일깨운 것처럼 창조경제 시대를 확실하게 이끌어 줄 씨앗이 필요하다. 기업과 정부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제2의 유치과학자 제도를 추진해보면 어떨까. 과학이나 정보통신 분야에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줘야 경제는 물론 국가가 밝아지고 혁신의 꽃이 피어날테니 말이다.
박수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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