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수수료 제품값 2배 수준… 국토부, 부품 인증제 실효성 논란
야간 주행을 하던 A씨는 마주 오던 차량의 전조등 불빛에 눈이 부셔 시야를 확보하지 못하고 차선을 이탈했다. 이 차량은 할로겐 전조등을 LED 조명의 일종인 HID(High intensity discharge) 조명으로 불법 개조했던 것. HID는 일반전구보다 약 17배 밝아 빛의 높낮이를 자동조절하는 장치를 함께 장착하지 않으면 상대방 운전자의 눈부심을 유발해 사고의 원인이 된다.
정비용 부품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며 국토교통부가 전조등(HID 전조등 포함) 등 5개 부품에 대해 부품자기인증제도(이하 자기인증)를 마련, 자기인증 없이 부품을 판매한 자와 그 부품을 장착한 차량의 소유자를 처벌토록 했지만 도로에는 전조등을 불법 개조한 차들이 버젓이 다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2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됐던 자기인증이 저조한 업체 등록 실적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갖추지 못해 사실상 1년3개월이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되면서 제도 홍보 활동도 그만큼 늦어졌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이러다 보니 정비·튜닝 사업을 하는 대형 카센터 운영자도 법 개정 자체를 모르고 있는 현상이 목격된다. 인천 지역에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 사업자는 "신차에 장착돼 출시되는 것 말고는 LED 전조등으로 교체하는 것은 모두 불법 아니냐"며 "불법이어서 우리 사업장에서는 차주가 요구해도 교체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LED 전조등을 장착하기를 원하나 설치해줄 곳을 찾지 못한 차주들은 LED 전구를 구매해 달거나,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제품을 장착해주는 업체를 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차주들은 적발 시 1년 이하 징역(300만원 이하 벌금), 불법 개조를 한 정비업체는 2년 이하 징역(500만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앞으로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지역 거점별로 자기인증제에 대해 홍보하고 이달부터는 서울 이외에서도 설명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 제도의 실효성도 도마 위에 오른다. 한국광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차량용 LED 조명을 생산하는 기업은 15개, 이 중 전조등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다. 전조등 전구만 교체할 때에는 개당 6만~7만원의 비용이, LED 전구와 소자·반사기·광축조절장치 등 전조등 시스템을 교체할 때에는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문제는 LED 전조등 생산업체가 자기인증을 받으려면 정부가 지정한 자동차부품 자기인증 시험시설에서 안전성을 평가받아야 하는데 시험 수수료가 전조등 개당 150만~170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100만원 안팎의 물건을 팔기 위해 약 두 배에 해당하는 비용을 들여야 하는 셈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등록이 저조한 이유다.
또 시험시설에서 합격점을 받은 제품에는 자기인증을 획득했다는 표시인 KC마크가 부여되는데 사업자들은 이 마크를 팔고자 하는 제품 하나하나마다 개별적으로 획득해야 한다. 교체에 쓰이는 LED 전조등을 차종별로 같게 생산한다고 해도 그러하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인증제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제도에 대한 이들 기업의 무관심은 어느 정도 예고된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조등 부품 사업자 중 자기인증 등록업체는 총 29곳으로, 이 중 6곳이 대기업, 23곳이 수입업체다.
김수연기자 news@dt.co.kr
정비용 부품의 안전성을 확보한다며 국토교통부가 전조등(HID 전조등 포함) 등 5개 부품에 대해 부품자기인증제도(이하 자기인증)를 마련, 자기인증 없이 부품을 판매한 자와 그 부품을 장착한 차량의 소유자를 처벌토록 했지만 도로에는 전조등을 불법 개조한 차들이 버젓이 다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2년 2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됐던 자기인증이 저조한 업체 등록 실적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갖추지 못해 사실상 1년3개월이 지난해 5월부터 시행되면서 제도 홍보 활동도 그만큼 늦어졌고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이러다 보니 정비·튜닝 사업을 하는 대형 카센터 운영자도 법 개정 자체를 모르고 있는 현상이 목격된다. 인천 지역에서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한 사업자는 "신차에 장착돼 출시되는 것 말고는 LED 전조등으로 교체하는 것은 모두 불법 아니냐"며 "불법이어서 우리 사업장에서는 차주가 요구해도 교체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LED 전조등을 장착하기를 원하나 설치해줄 곳을 찾지 못한 차주들은 LED 전구를 구매해 달거나,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제품을 장착해주는 업체를 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차주들은 적발 시 1년 이하 징역(300만원 이하 벌금), 불법 개조를 한 정비업체는 2년 이하 징역(500만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앞으로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지역 거점별로 자기인증제에 대해 홍보하고 이달부터는 서울 이외에서도 설명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이 제도의 실효성도 도마 위에 오른다. 한국광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차량용 LED 조명을 생산하는 기업은 15개, 이 중 전조등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다. 전조등 전구만 교체할 때에는 개당 6만~7만원의 비용이, LED 전구와 소자·반사기·광축조절장치 등 전조등 시스템을 교체할 때에는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된다.
문제는 LED 전조등 생산업체가 자기인증을 받으려면 정부가 지정한 자동차부품 자기인증 시험시설에서 안전성을 평가받아야 하는데 시험 수수료가 전조등 개당 150만~170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100만원 안팎의 물건을 팔기 위해 약 두 배에 해당하는 비용을 들여야 하는 셈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등록이 저조한 이유다.
또 시험시설에서 합격점을 받은 제품에는 자기인증을 획득했다는 표시인 KC마크가 부여되는데 사업자들은 이 마크를 팔고자 하는 제품 하나하나마다 개별적으로 획득해야 한다. 교체에 쓰이는 LED 전조등을 차종별로 같게 생산한다고 해도 그러하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자기인증제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제도에 대한 이들 기업의 무관심은 어느 정도 예고된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조등 부품 사업자 중 자기인증 등록업체는 총 29곳으로, 이 중 6곳이 대기업, 23곳이 수입업체다.
김수연기자 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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