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지 못할 `명품게임 개발`이 답이다
이질적 문화ㆍ선호장르 차이 등 해외공략 `난관`
캐주얼게임은 벤치마킹해도 대작은 수입이 대세
개발력ㆍ자금력 앞세운 `웰메이드`로 승부해야
이질적 문화ㆍ선호장르 차이 등 해외공략 `난관`
캐주얼게임은 벤치마킹해도 대작은 수입이 대세
개발력ㆍ자금력 앞세운 `웰메이드`로 승부해야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가 해외 진출 돌파구 마련을 위한 방법론을 두고 고민이 많습니다.
국내 시장이 (특히 안드로이드 마켓을 중심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빅마켓이 될 만큼 급성장했으나 시장 규모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성장 기대가 여의치 않습니다. 국내 인구수와 이동통신 가입자 수 규모가 동일하고 스마트폰 보급도 더 이상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카카오톡 게임 빅뱅으로 중장년층, 나아가 일부 노년층까지 모바일게임을 접해 더 이상 추가적인 이용자 풀 확대와 시장 창출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현존 내수시장이 게임 개발사-배급사-(카카오톡 등) 중간 채널링 사업자-구글플레이(혹은 앱스토어나 기타 오픈마켓)로 이어지는 다단계 유통모델이 고착화돼 있어 각 사업주체에게 보장되는 이익규모는 가시적인 흥행수준에 비해 낮습니다.
내수시장이 좁으면 해외로 나가면 되고 무한한 기회의 장이 열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현실은 그리 여의치 않습니다.
과거 온라인게임의 경우 내수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이후 중국과 일본, 동남아 각지 등 동아시아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델이 가능했으나 모바일게임은 확장을 통한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미, 유럽시장에서 한국산 모바일게임이 빅히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질적인 문화가 첫 손에 꼽히며 일본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전통의 모바일 강국인 일본시장에 고품질 콘텐츠가 이미 두텁게 기반을 형성하고 있고 양국 이용자간 선호 장르의 차가 확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게임 선호 성향이 유사하고 모바일게임 본격 개발이 우리보다 앞서지 못한 중국에서도 좀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산업계 종사자는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을 두고 "모바일게임 제작 속성상 재미있고 기발한 게임이 등장해도 이를 쉽게 베끼고 벤치마킹할 수 있어 유사 문화권의 게임시장에 인기게임을 수출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제작에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한국 업체들이 제작 관련 노하우에서 압도적으로 앞서 있었기에 중국 등 관련 수요가 있는 국가의 사업자들이 `베끼는데 시간 들이지 말고 일찌감치 제 값 주고 사가서 현지화에 시간 들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한-중 게임 시장 간의 교역이 활발해졌습니다. 국내시장에선 `리니지' 시리즈의 위용에 가려 철저히 무명의 게임이었던 `미르의전설' 시리즈처럼 중국시장서 성공해 팔자를 고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중 협력으로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고도화된 한국시장은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며 포화상태를 맞았습니다.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국내에서 큰 수익이 나기 어려워졌으나, 내수시장에서 제작 및 운영에 따른 인건비를 뽑을 정도의 성과만 유지하면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장 주류인 캐주얼 풍의 모바일게임들은 해외시장의 업체들이 보기에 정식으로 수입, 현지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자체 개발진이 베껴서 직접 만드는 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중국 1위 사업자 텐센트의 위챗 플랫폼을 통한 현지 진출 가능성에 온 업계가 고무돼 있었으나 `애니팡', `윈드러너' 등 국산 히트작들을 텐센트가 고스란히 벤치마킹해 자체 개발작으로 출시되는 등 국산게임들의 현지 판로가 확대되지 않아 실망감을 자아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무조건 남 탓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애니팡'은 3매치 방식의 퍼즐게임 `비주얼드' 등 그 효시를 찾을 수 있는 기존 게임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애니팡2'는 북미 유럽시장 인기 1위 게임 `캔디크러시사가'를 연상케 합니다. 국내시장 인기게임 `수호지'는 캔디크러시사가와 함께 해외시장 선두를 다투는 `클래시오브클랜'의 게임성을 차용했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진격의 거인', `에반게리온' 등 현지 간판급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들이 클래시오브클랜의 게임 시스템을 차용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없을까요? `베끼기 어려운, 고도화된 웰메이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방법 중 하나로 꼽힙니다. 중국의 텐센트도 캐주얼게임은 벤치마킹 하지만 `캔디크러시사가', `몬스터길들이기' 등 명품 해외 게임은 정식 수입해서 서비스하는 추세입니다. 국내 시장 경쟁을 주도하는 `영웅의 군단', `아크스피어' 등 상대적으로 고도화된 롤플레잉게임들은 해외시장을 노려볼 만 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이도 간단치 않은 방법입니다. 모바일 롤플레잉게임의 경우 제작비 100억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종종 생길 만큼 개발이 대형화, 장기화되는데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믿고 이같은 대형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국내시장에서 제작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정도의 흥행은 이뤄져야 해외 진출 등 `후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 게임 수출 판로의 주된 타깃이 되는 중국의 현지 업계가 예상보다 중대형 롤플레잉게임 개발 노하우와 업력이 높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힙니다.
2010년을 전후해 현지에서 성행했던 PC 웹 기반의 롤플레잉게임 제작 수요와 노하우가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 장르로 이전됐기 때문입니다. 라이브플렉스의 `던전앤소드', 쿤룬코리아의 다수의 히트작 등 중국에서 수입된 현지 롤플레잉게임의 성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결국 개발력과 자금력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 게임사들이 해외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 구도화된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게임사들이 아이디어 기반의 캐주얼-미드코어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일각에선 "결국 장기적으로 산업계가 사업의 주된 동력을 온라인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지요.
서정근기자 antilaw@
국내 시장이 (특히 안드로이드 마켓을 중심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빅마켓이 될 만큼 급성장했으나 시장 규모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성장 기대가 여의치 않습니다. 국내 인구수와 이동통신 가입자 수 규모가 동일하고 스마트폰 보급도 더 이상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카카오톡 게임 빅뱅으로 중장년층, 나아가 일부 노년층까지 모바일게임을 접해 더 이상 추가적인 이용자 풀 확대와 시장 창출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현존 내수시장이 게임 개발사-배급사-(카카오톡 등) 중간 채널링 사업자-구글플레이(혹은 앱스토어나 기타 오픈마켓)로 이어지는 다단계 유통모델이 고착화돼 있어 각 사업주체에게 보장되는 이익규모는 가시적인 흥행수준에 비해 낮습니다.
내수시장이 좁으면 해외로 나가면 되고 무한한 기회의 장이 열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현실은 그리 여의치 않습니다.
과거 온라인게임의 경우 내수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이후 중국과 일본, 동남아 각지 등 동아시아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델이 가능했으나 모바일게임은 확장을 통한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미, 유럽시장에서 한국산 모바일게임이 빅히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질적인 문화가 첫 손에 꼽히며 일본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은 전통의 모바일 강국인 일본시장에 고품질 콘텐츠가 이미 두텁게 기반을 형성하고 있고 양국 이용자간 선호 장르의 차가 확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게임 선호 성향이 유사하고 모바일게임 본격 개발이 우리보다 앞서지 못한 중국에서도 좀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산업계 종사자는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을 두고 "모바일게임 제작 속성상 재미있고 기발한 게임이 등장해도 이를 쉽게 베끼고 벤치마킹할 수 있어 유사 문화권의 게임시장에 인기게임을 수출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제작에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고 한국 업체들이 제작 관련 노하우에서 압도적으로 앞서 있었기에 중국 등 관련 수요가 있는 국가의 사업자들이 `베끼는데 시간 들이지 말고 일찌감치 제 값 주고 사가서 현지화에 시간 들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한-중 게임 시장 간의 교역이 활발해졌습니다. 국내시장에선 `리니지' 시리즈의 위용에 가려 철저히 무명의 게임이었던 `미르의전설' 시리즈처럼 중국시장서 성공해 팔자를 고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중 협력으로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고도화된 한국시장은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며 포화상태를 맞았습니다.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국내에서 큰 수익이 나기 어려워졌으나, 내수시장에서 제작 및 운영에 따른 인건비를 뽑을 정도의 성과만 유지하면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장 주류인 캐주얼 풍의 모바일게임들은 해외시장의 업체들이 보기에 정식으로 수입, 현지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자체 개발진이 베껴서 직접 만드는 시간이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중국 1위 사업자 텐센트의 위챗 플랫폼을 통한 현지 진출 가능성에 온 업계가 고무돼 있었으나 `애니팡', `윈드러너' 등 국산 히트작들을 텐센트가 고스란히 벤치마킹해 자체 개발작으로 출시되는 등 국산게임들의 현지 판로가 확대되지 않아 실망감을 자아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무조건 남 탓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애니팡'은 3매치 방식의 퍼즐게임 `비주얼드' 등 그 효시를 찾을 수 있는 기존 게임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애니팡2'는 북미 유럽시장 인기 1위 게임 `캔디크러시사가'를 연상케 합니다. 국내시장 인기게임 `수호지'는 캔디크러시사가와 함께 해외시장 선두를 다투는 `클래시오브클랜'의 게임성을 차용했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진격의 거인', `에반게리온' 등 현지 간판급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들이 클래시오브클랜의 게임 시스템을 차용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없을까요? `베끼기 어려운, 고도화된 웰메이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방법 중 하나로 꼽힙니다. 중국의 텐센트도 캐주얼게임은 벤치마킹 하지만 `캔디크러시사가', `몬스터길들이기' 등 명품 해외 게임은 정식 수입해서 서비스하는 추세입니다. 국내 시장 경쟁을 주도하는 `영웅의 군단', `아크스피어' 등 상대적으로 고도화된 롤플레잉게임들은 해외시장을 노려볼 만 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이도 간단치 않은 방법입니다. 모바일 롤플레잉게임의 경우 제작비 100억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종종 생길 만큼 개발이 대형화, 장기화되는데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믿고 이같은 대형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국내시장에서 제작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정도의 흥행은 이뤄져야 해외 진출 등 `후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 게임 수출 판로의 주된 타깃이 되는 중국의 현지 업계가 예상보다 중대형 롤플레잉게임 개발 노하우와 업력이 높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힙니다.
2010년을 전후해 현지에서 성행했던 PC 웹 기반의 롤플레잉게임 제작 수요와 노하우가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 장르로 이전됐기 때문입니다. 라이브플렉스의 `던전앤소드', 쿤룬코리아의 다수의 히트작 등 중국에서 수입된 현지 롤플레잉게임의 성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결국 개발력과 자금력에서 우위에 있는 대형 게임사들이 해외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 구도화된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게임사들이 아이디어 기반의 캐주얼-미드코어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일각에선 "결국 장기적으로 산업계가 사업의 주된 동력을 온라인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모바일게임 생태계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이지요.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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