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White)은 다른 색을 혼합해서 만들 수 없다. 해서 순수하고 깨끗함, 순결로 대표된다. 하지만 흰색이 투명함 자체는 아니기에 치명적 결함이 있다. 다른 색들의 공격에 쉽게 더렵혀질 수 있다는 점, 흰색을 유지하는 것은 그래서 어렵다. 순수함을 표현하는 지향점이 될 수는 있으나, 그 자체를 버텨 내기가 쉽지 않다.
블랙해커(Black Hacker)가 처음부터 검었던 것은 아니다. 컴퓨터 통신네트워크 능력자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서는 게 해커의 길이다. 그 길은 멋지고 어딘지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토양은 척박하다. 색깔 없이 투명했던 그들, 성장한 해커의 색은 희지 않으면 검다.
블랙해커의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해킹 대상도 무차별적이다. 강력한 보안장벽으로 무장한 포털 사이트까지 털린다. 재미 삼아 벌이던 해킹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범죄 조직화된다. 해킹을 통해 빼돌린 개인정보를 가지고 금품을 요구하고 협박한다. 특정 개인정보를 원하는 자들에게 돈을 받고 해킹해 주는 청부형 범죄는 블랙해커들의 주 수입원이다.
해커들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시스템이든 다 뚫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보안의 완벽함이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어떤 자물쇠도 풀린다. 공영방송사 홈페이지도 10분이면 포르노 사이트로 바꿀 정도다. 그만큼 보안장벽이 높지 않다. CEO는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보안시스템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초짜 해커들까지 활개를 치게 만드는 배경에는 낮은 수준의 보안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블랙해커의 색을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 해커들을 양지로 끌어내 소프트웨어 보안전문가로 키우는 길 말이다. 보안시스템 수준을 높이고 해커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보안장벽은 결국 뚫리며, 강한 처벌은 블랙해커의 유명세에 힘을 보탤 뿐이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14와 같은 공개적인 행사는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해킹이 범죄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면서도, 보안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해킹방어대회는 세계 처음으로 주니어 대회까지 열려 해외 200여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400여명이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주최 측이 해킹윤리강령을 만들고 이를 학생들에게 교육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블랙해커 상당수는 정상적인 컴퓨터 교육보다는 어린 나이부터 골방에 박혀 혼자 독학으로 기술을 습득한다. 따라서 도덕적 관념이나 윤리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자신이 갖게 될 색에는 관심도 없다. 그러다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검은 색을 띠는 순간부터 정상적인 인생은 멈춘다. 몇 번의 성공, 그리고 쉽게 버는 돈. 악마의 유혹에 빠져 들다보면 암흑 속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어진다. 특히 외부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범죄조직으로부터 감금돼 폭력과 협박에 시달리며 해킹로봇이 되기도 한다. 파멸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중고등학교에 소프트웨어 과목을 신설하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소프트산업 확장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기술과 지식의 깊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데 있다. 사이버세상의 윤리적 토대를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어설픈 기술습득은 인생 망치는 폭탄이 될 뿐이다.
블랙해커는 늘 양지로 나오고 싶어 한다. 그들이 유혹의 늪에서 빠져나와 화이트해커로 거듭나고, 보안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비전을 갖고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해커들은 블랙과 화이트의 경계에서 갈등을 멈춘다.
임윤규 IT정보화부장
블랙해커(Black Hacker)가 처음부터 검었던 것은 아니다. 컴퓨터 통신네트워크 능력자들이 자연스럽게 들어서는 게 해커의 길이다. 그 길은 멋지고 어딘지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토양은 척박하다. 색깔 없이 투명했던 그들, 성장한 해커의 색은 희지 않으면 검다.
블랙해커의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해킹 대상도 무차별적이다. 강력한 보안장벽으로 무장한 포털 사이트까지 털린다. 재미 삼아 벌이던 해킹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범죄 조직화된다. 해킹을 통해 빼돌린 개인정보를 가지고 금품을 요구하고 협박한다. 특정 개인정보를 원하는 자들에게 돈을 받고 해킹해 주는 청부형 범죄는 블랙해커들의 주 수입원이다.
해커들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시스템이든 다 뚫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보안의 완벽함이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어떤 자물쇠도 풀린다. 공영방송사 홈페이지도 10분이면 포르노 사이트로 바꿀 정도다. 그만큼 보안장벽이 높지 않다. CEO는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는 보안시스템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초짜 해커들까지 활개를 치게 만드는 배경에는 낮은 수준의 보안시스템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블랙해커의 색을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 해커들을 양지로 끌어내 소프트웨어 보안전문가로 키우는 길 말이다. 보안시스템 수준을 높이고 해커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보안장벽은 결국 뚫리며, 강한 처벌은 블랙해커의 유명세에 힘을 보탤 뿐이다.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14와 같은 공개적인 행사는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해킹이 범죄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면서도, 보안의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해킹방어대회는 세계 처음으로 주니어 대회까지 열려 해외 200여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400여명이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주최 측이 해킹윤리강령을 만들고 이를 학생들에게 교육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블랙해커 상당수는 정상적인 컴퓨터 교육보다는 어린 나이부터 골방에 박혀 혼자 독학으로 기술을 습득한다. 따라서 도덕적 관념이나 윤리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자신이 갖게 될 색에는 관심도 없다. 그러다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검은 색을 띠는 순간부터 정상적인 인생은 멈춘다. 몇 번의 성공, 그리고 쉽게 버는 돈. 악마의 유혹에 빠져 들다보면 암흑 속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어진다. 특히 외부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범죄조직으로부터 감금돼 폭력과 협박에 시달리며 해킹로봇이 되기도 한다. 파멸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중고등학교에 소프트웨어 과목을 신설하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소프트산업 확장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기술과 지식의 깊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데 있다. 사이버세상의 윤리적 토대를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어설픈 기술습득은 인생 망치는 폭탄이 될 뿐이다.
블랙해커는 늘 양지로 나오고 싶어 한다. 그들이 유혹의 늪에서 빠져나와 화이트해커로 거듭나고, 보안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사이버 보안전문가의 비전을 갖고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해커들은 블랙과 화이트의 경계에서 갈등을 멈춘다.
임윤규 IT정보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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