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진ㆍ수질까지 꼼꼼한 관리 `공원 속 제철소` 구호 실감
`어롱사(포항제철소가 들어서기 전 포항 영일만 앞 백사장을 일컫는 지명)에 대나무가 서면, 수 만 명이 살만한 땅이 된다.'
조선 후기 유명 풍수지리가인 이성지가 당시 어롱사를 보고 읊은 시조의 한 구절이다. 채경준 포스코역사관 학예사는 `어롱사'라는 이 시조가 포항제철소 부지를 예언한 시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일까. 지난 6일 찾은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에 위치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900만㎡ (약 270만평) 부지에는 100미터 높이의 공장 굴뚝들이 마치 대나무처럼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다. 대나무(굴뚝)는 모두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1968년 설립 당시 연간 930만 톤의 철강을 생산했으나, 현재는 약 2배인 180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그 규모가 국내 단일제철소 가운데 광양제철소에 이어 두번째다.
포스코 정문 입구부터 항만까지는 약 2㎞. 5개의 고로(용광로) 공장과 3개의 파이넥스(코크스 공정을 생략하는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포스코만의 친환경 철강 제조공법) 공장, 그리고 열연과 냉연공장 등이 알파벳 `U'자 형태로 배치돼 있다. 제철소로 들어서면 왼편에는 재선ㆍ재강 공장이, 오른편에는 압연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압연공장을 따라가다 보면 머리 위로 거미줄처럼 얽힌 파이프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꼬리를 문 파이프를 따라가다보면 점차 거대한 파이넥스 1ㆍ2ㆍ3 공장, 자체 발전소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찾은 제1 열연 공장은 연간 35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철의 중간 소재인 두꺼운 슬래브(Slab)를 얇게 늘려 코일 형태의 철판을 만드는 곳이다. 공장 안에 들어서는 순간 강한 열기가 느껴진다. 7~8m의 중간 슬래브를 최대 1㎞까지 늘어나도록 하는 과정에서 뜨거운 열기가 공장내부를 가득 채운다. 칼국수 반죽처럼 롤러가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1200도 넘는 열기로 두꺼운 슬래브를 0.8~2.2㎜ 가늘게 만드는 공정이 한창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생산공정은 자동화돼 있다"고 짧게 말한다.
포항제철소는 또 환경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도로 바닥에는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분진을 막기 위해 파이프를 연결한 살수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육안으로 보기에는 일반 도로처럼 보이지만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약 3도의 경사를 이루고 있다"며 "공장에서 쓰이는 98% 물은 배수정밀 처리시스템을 통해 재사용하고 있고, 2%는 먼지정화 등에 쓴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공원 속 제철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친환경 제철소를 만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장 한켠에 제철소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환경센터 타워도 세워 포항시의 대기질, 수질 등을 측정하고 있기도 하다. 회색 빛 건물로만 주를 이루던 제철소 외관도 친환경 이미지를 심기 위해, 제철소 굴뚝과 외벽에 다양한 색을 입혔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밤에는 제철소의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포항=정유진기자 yjin@
조선 후기 유명 풍수지리가인 이성지가 당시 어롱사를 보고 읊은 시조의 한 구절이다. 채경준 포스코역사관 학예사는 `어롱사'라는 이 시조가 포항제철소 부지를 예언한 시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일까. 지난 6일 찾은 경북 포항시 남구 동촌동에 위치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900만㎡ (약 270만평) 부지에는 100미터 높이의 공장 굴뚝들이 마치 대나무처럼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다. 대나무(굴뚝)는 모두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1968년 설립 당시 연간 930만 톤의 철강을 생산했으나, 현재는 약 2배인 180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그 규모가 국내 단일제철소 가운데 광양제철소에 이어 두번째다.
포스코 정문 입구부터 항만까지는 약 2㎞. 5개의 고로(용광로) 공장과 3개의 파이넥스(코크스 공정을 생략하는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포스코만의 친환경 철강 제조공법) 공장, 그리고 열연과 냉연공장 등이 알파벳 `U'자 형태로 배치돼 있다. 제철소로 들어서면 왼편에는 재선ㆍ재강 공장이, 오른편에는 압연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압연공장을 따라가다 보면 머리 위로 거미줄처럼 얽힌 파이프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꼬리를 문 파이프를 따라가다보면 점차 거대한 파이넥스 1ㆍ2ㆍ3 공장, 자체 발전소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날 찾은 제1 열연 공장은 연간 35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철의 중간 소재인 두꺼운 슬래브(Slab)를 얇게 늘려 코일 형태의 철판을 만드는 곳이다. 공장 안에 들어서는 순간 강한 열기가 느껴진다. 7~8m의 중간 슬래브를 최대 1㎞까지 늘어나도록 하는 과정에서 뜨거운 열기가 공장내부를 가득 채운다. 칼국수 반죽처럼 롤러가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1200도 넘는 열기로 두꺼운 슬래브를 0.8~2.2㎜ 가늘게 만드는 공정이 한창이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생산공정은 자동화돼 있다"고 짧게 말한다.
포항제철소는 또 환경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도로 바닥에는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분진을 막기 위해 파이프를 연결한 살수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육안으로 보기에는 일반 도로처럼 보이지만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약 3도의 경사를 이루고 있다"며 "공장에서 쓰이는 98% 물은 배수정밀 처리시스템을 통해 재사용하고 있고, 2%는 먼지정화 등에 쓴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공원 속 제철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친환경 제철소를 만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장 한켠에 제철소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환경센터 타워도 세워 포항시의 대기질, 수질 등을 측정하고 있기도 하다. 회색 빛 건물로만 주를 이루던 제철소 외관도 친환경 이미지를 심기 위해, 제철소 굴뚝과 외벽에 다양한 색을 입혔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밤에는 제철소의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포항=정유진기자 y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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