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방송ㆍ통신관련 정책부서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분리되면서, 적지 않은 방송정책들이 갈피를 못잡고 갈등만 유발하는 느낌이다. 이미 작년 12월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이 발표되면서 사업자들은 물론이고 두 부처간 갈등까지 보여준바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방송정책의 핵심이 바로 사업자간 이해갈등을 조정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규제기구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이러한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하나의 규제기구가 총괄하게 되면, 설사 갈등이 유발된다 하더라도 비교적 용이하게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 단일규제기구라면 예상되는 갈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서 정책안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때문에 지금과 같은 규제기구의 분리는 두 부서간의 정책적 갈등 더 나아가서 사업자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다는 `방송광고시장 활성화 계획안' 역시 비슷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계획안의 주된 내용은 전반적인 광고규제완화 특히 지상파방송의 광고규제를 완화해 파이를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유료방송사업자와 지상파방송간의 비대칭규제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지역ㆍ중소 방송사를 위한 광고진흥기반 조성이나 광고산업 기반구축 등의 내용들이 있지만, 역시 핵심은 그동안 규제형평성을 이유로 지상파방송사들이 강하게 요구해 왔던 중간광고와 광고총량제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이러한 규제완화를 통해 방송광고시장 규모를 늘려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광고규제 개선방안을 놓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다른 매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당장 직접 타격을 입게 될 PP들은 물론이고 지역방송, 신문 같은 경쟁매체들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중간광고,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들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규제완화가 과연 지상파방송의 광고물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미 학계에서나 업계에서는 규제를 완화한다 하더라도 지상파방송의 광고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매체가 다변화되어 한 채널의 시청점유율이 크게 떨어졌고, 더구나 인터넷, 스마트 폰 등이 일반화되면서 광고시장을 급속히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규제가 강해서 지상파방송광고가 축소되고 있다는 계획안의 분석은 다분히 과장이 섞여 있는 것 같다.
즉, 지상파방송광고가 가격대비 효용성이 매우 낮아 유료방송으로의 광고물량 전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방송광고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방송광고 매출은 꾸준히 감소해오고 있다. 반면에 인터넷광고시장은 급속히 성장해 지상파방송을 추월하는 단계에 들어섰고, 인터넷 광고는 매년 2-3배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30대이하 젊은 층들이 지상파방송 프로그램들조차 인터넷과 모바일로 시청하는 매체이용행태 변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광고주들이 갑자기 광고예산을 늘리지 않는 한, 지상파방송광고규제 완화는 방송광고시장을 확대하기보다 다른 매체들의 파이를 빼앗아 가는 이른바 `카니발(carnival)효과'만 증폭시킬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종합편성출범이후 보도채널인 YTN의 광고매출이 반토막이 난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있는 유료방송이나 인터넷, 모바일이 아니라 열세사업자인 신문과 지역방송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체광고가 상품판매나 기업이미지 제고보다 매체보도에 대한 보험성 광고 성격이 짙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보도를 중심으로 하는 신문광고와 지역매체들의 광고가 우선 줄어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과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광고규제를 통한 지상파방송 살리기는 다매체환경에서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신문이나 지역언론들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굳이 매체균형발전이라는 거룩한 목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들 매체들이 수행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이 할 수 없는 역할들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광고균형발전안에 포함하고 있는 `지역ㆍ중소방송사 광고진흥기반 구축'이라는 정책과도 상호 모순됨은 물론이다. 진정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균형있는 미디어정책이 필요한 지금이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최근 방송정책의 핵심이 바로 사업자간 이해갈등을 조정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규제기구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이러한 이해당사자간의 갈등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하나의 규제기구가 총괄하게 되면, 설사 갈등이 유발된다 하더라도 비교적 용이하게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 단일규제기구라면 예상되는 갈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서 정책안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때문에 지금과 같은 규제기구의 분리는 두 부서간의 정책적 갈등 더 나아가서 사업자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다는 `방송광고시장 활성화 계획안' 역시 비슷한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계획안의 주된 내용은 전반적인 광고규제완화 특히 지상파방송의 광고규제를 완화해 파이를 늘려주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유료방송사업자와 지상파방송간의 비대칭규제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지역ㆍ중소 방송사를 위한 광고진흥기반 조성이나 광고산업 기반구축 등의 내용들이 있지만, 역시 핵심은 그동안 규제형평성을 이유로 지상파방송사들이 강하게 요구해 왔던 중간광고와 광고총량제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이러한 규제완화를 통해 방송광고시장 규모를 늘려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광고규제 개선방안을 놓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다른 매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당장 직접 타격을 입게 될 PP들은 물론이고 지역방송, 신문 같은 경쟁매체들도 반대하고 있다. 또한 중간광고,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시청자들의 시청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들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규제완화가 과연 지상파방송의 광고물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미 학계에서나 업계에서는 규제를 완화한다 하더라도 지상파방송의 광고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매체가 다변화되어 한 채널의 시청점유율이 크게 떨어졌고, 더구나 인터넷, 스마트 폰 등이 일반화되면서 광고시장을 급속히 잠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규제가 강해서 지상파방송광고가 축소되고 있다는 계획안의 분석은 다분히 과장이 섞여 있는 것 같다.
즉, 지상파방송광고가 가격대비 효용성이 매우 낮아 유료방송으로의 광고물량 전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방송광고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방송광고 매출은 꾸준히 감소해오고 있다. 반면에 인터넷광고시장은 급속히 성장해 지상파방송을 추월하는 단계에 들어섰고, 인터넷 광고는 매년 2-3배 성장하고 있다. 더욱이 30대이하 젊은 층들이 지상파방송 프로그램들조차 인터넷과 모바일로 시청하는 매체이용행태 변화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광고주들이 갑자기 광고예산을 늘리지 않는 한, 지상파방송광고규제 완화는 방송광고시장을 확대하기보다 다른 매체들의 파이를 빼앗아 가는 이른바 `카니발(carnival)효과'만 증폭시킬 것이다. 실제로 2011년 종합편성출범이후 보도채널인 YTN의 광고매출이 반토막이 난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있는 유료방송이나 인터넷, 모바일이 아니라 열세사업자인 신문과 지역방송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우리나라 기업들의 매체광고가 상품판매나 기업이미지 제고보다 매체보도에 대한 보험성 광고 성격이 짙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보도를 중심으로 하는 신문광고와 지역매체들의 광고가 우선 줄어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과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광고규제를 통한 지상파방송 살리기는 다매체환경에서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신문이나 지역언론들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굳이 매체균형발전이라는 거룩한 목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들 매체들이 수행하고 있는 지상파방송이 할 수 없는 역할들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광고균형발전안에 포함하고 있는 `지역ㆍ중소방송사 광고진흥기반 구축'이라는 정책과도 상호 모순됨은 물론이다. 진정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균형있는 미디어정책이 필요한 지금이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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