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전 1.2호기 중단 7개월만에 100만㎾급 전력생산
10일 오후 울산역에서 차로 40∼50분 가량 달려 인적이 드문 시골 산길 속을 지나자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울산 울주군과 부산 기장군에 걸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다. 국가 1급 보안시설인 원자력발전소에 걸맞은 철저한 경비와 보안을 거쳐 언덕을 오르자 둥근 원형 지붕을 갖춘 건물들이 눈에 띈다.
국내 최초 원전으로 지난 1978년 준공된 고리 1호기와 2호기(1983년)ㆍ3호기(1985년)ㆍ4호기(1986년), 최근 가동을 재개한 신고리 1ㆍ2호기 등 원전 6기다. 저 멀리 오는 2015년 6월 준공 목표로 건설 중인 신고리 3ㆍ4호기도 눈에 들어왔다. 고리원자력본부가 울산과 부산의 경계에 걸쳐 있어 다른 원전들과 달리 신고리 3ㆍ4호기는 울산광역시에 속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신고리 2호기 내부로 들어서자 원전의 심장부와 같은 주제어실(MCRㆍMain Control Room)이 눈에 들어왔다. MCR은 원전의 종합 통제 및 감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창문 내부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장비와 운전의 안정성을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의 활기차고 분주한 움직임은 이 날 신고리 2호기가 계통병입(전력생산)이 이뤄지는 날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기자들을 안내한 노기경 신고리발전소 운영실장은 "지난 4일 신고리 1호기에 이어 오늘 신고리 2호기가 전력생산을 시작했다"면서 "현재 약 15% 수준인 출력은 오는 14일 오전 100%로 정상 출력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제어실을 뒤로하고 이어 발전기를 돌릴 증기가 모이는 고압터빈과 저압터빈 등 다양한 규모의 터빈들이 줄지어 있다. 아파트 25층 높이에 달하는 돔 형태의 격납건물과 나란히 있는 터빈건물 내부다. 그동안 오래 쉬었던 터빈이 분당 1800바퀴 속도로 요란한 굉음과 함께 힘차게 돌아가며 전력 생산의 기쁨을 알리는 듯 했다.
신고리 1호기와 같은 날 계통병입이 이뤄진 신월성 1호기에 이어 신고리 2호기가 마지막으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로 지난해 5월 말 가동 중단됐던 원전 3기 모두 7개월 여만에 복귀했다. 신고리 1ㆍ2호기는 100만㎾급으로 국내 총 발전량의 3.3%(158억㎾h)의 전력을 생산하며 부산광역시 연간 전력소비량의 77%를 책임지고 있다.
원전비리와 원전 가동 중지로 점철됐던 지난 7개월 간 고리원전본부 직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휴일과 휴가는커녕 명절도 없이 새벽부터 밤늦도록 일하는 육체적 고통보다 지난해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수급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와 직원들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던 심적 고통이 더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기 보다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데 노력했다. 당시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은 원전 내 케이블에 1% 정도에 불과했지만 작은 결함이 원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기 때문이다.
이에 여름철 내내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을 다 걷어내고 안정성이 입증된 케이블로 교체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또 환경시험과 품질서류 전수조사 등을 통해 땅에 떨어진 신뢰성 회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은 219일만의 재가동이라는 낭보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수원 측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우중본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은 "작은 잘못이 얼마나 큰 파장을 가져오는지를 온몸으로 뼈저리게 느낀 만큼 안전한 원전 운영에 최선을 다할 각오"라며 "정상 출력과 그 이후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모든 돌발상황에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이홍석기자 redstone@
국내 최초 원전으로 지난 1978년 준공된 고리 1호기와 2호기(1983년)ㆍ3호기(1985년)ㆍ4호기(1986년), 최근 가동을 재개한 신고리 1ㆍ2호기 등 원전 6기다. 저 멀리 오는 2015년 6월 준공 목표로 건설 중인 신고리 3ㆍ4호기도 눈에 들어왔다. 고리원자력본부가 울산과 부산의 경계에 걸쳐 있어 다른 원전들과 달리 신고리 3ㆍ4호기는 울산광역시에 속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신고리 2호기 내부로 들어서자 원전의 심장부와 같은 주제어실(MCRㆍMain Control Room)이 눈에 들어왔다. MCR은 원전의 종합 통제 및 감시 역할을 하는 곳으로 창문 내부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장비와 운전의 안정성을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의 활기차고 분주한 움직임은 이 날 신고리 2호기가 계통병입(전력생산)이 이뤄지는 날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기자들을 안내한 노기경 신고리발전소 운영실장은 "지난 4일 신고리 1호기에 이어 오늘 신고리 2호기가 전력생산을 시작했다"면서 "현재 약 15% 수준인 출력은 오는 14일 오전 100%로 정상 출력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제어실을 뒤로하고 이어 발전기를 돌릴 증기가 모이는 고압터빈과 저압터빈 등 다양한 규모의 터빈들이 줄지어 있다. 아파트 25층 높이에 달하는 돔 형태의 격납건물과 나란히 있는 터빈건물 내부다. 그동안 오래 쉬었던 터빈이 분당 1800바퀴 속도로 요란한 굉음과 함께 힘차게 돌아가며 전력 생산의 기쁨을 알리는 듯 했다.
신고리 1호기와 같은 날 계통병입이 이뤄진 신월성 1호기에 이어 신고리 2호기가 마지막으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 위조로 지난해 5월 말 가동 중단됐던 원전 3기 모두 7개월 여만에 복귀했다. 신고리 1ㆍ2호기는 100만㎾급으로 국내 총 발전량의 3.3%(158억㎾h)의 전력을 생산하며 부산광역시 연간 전력소비량의 77%를 책임지고 있다.
원전비리와 원전 가동 중지로 점철됐던 지난 7개월 간 고리원전본부 직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휴일과 휴가는커녕 명절도 없이 새벽부터 밤늦도록 일하는 육체적 고통보다 지난해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수급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와 직원들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됐던 심적 고통이 더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기 보다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데 노력했다. 당시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은 원전 내 케이블에 1% 정도에 불과했지만 작은 결함이 원전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기 때문이다.
이에 여름철 내내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을 다 걷어내고 안정성이 입증된 케이블로 교체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또 환경시험과 품질서류 전수조사 등을 통해 땅에 떨어진 신뢰성 회복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은 219일만의 재가동이라는 낭보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수원 측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이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우중본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장은 "작은 잘못이 얼마나 큰 파장을 가져오는지를 온몸으로 뼈저리게 느낀 만큼 안전한 원전 운영에 최선을 다할 각오"라며 "정상 출력과 그 이후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 모든 돌발상황에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이홍석기자 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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