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인터넷, IPv6 전환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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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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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인터넷, IPv6 전환 시급하다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인터넷 주소가 고갈됐다. 전세계 IP 주소 할당을 관리하는 IANA는 2011년 2월 이후 더 이상 지역에 위임할 주소가 소멸됐고, 아ㆍ태 지역을 담당하는 APNIC은 2011년 8월 14일 부로 고갈돼 아ㆍ태 국가에게 할당해 줄 수 없다. 유럽도 2012년 9월 14일부로 고갈됐다. 오래 전부터 예견된 재앙이 현실화 됐다.

기존 32비트 IPv4(IP 버전 4) 주소는 43억개로 세계 인구 보다 적고, 개인이 여러 정보통신기기를 소지하는 현실에 비춰 턱 없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대다수가 유동 IP 또는 사설 IP라는 편법적 주소 때문에 타인이 내 기기에 직접 연결 못하는 치명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당연시 해왔다. (사실, 스카이프나 카톡 등 양방향 통신연결은 내가 먼저 서버에 주기적으로 접속해야 상대가 나에게 연결 가능하다.)

사실상 무한정한 주소공간을 갖는 128비트 IPv6(IP 버전 6)는 10년전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 제국들이 전환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했다. 통신사업자뿐 아니라 콘텐츠 제공자, 기업, 기기, 사용자 모두가 IPv6로 전환해야 하는 대혁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IPv6용 망을 구축하고, 통신 프로토콜 SW를 설치하고, 경우에 따라 애플리케이션도 수정해야 하지만, 별반 다름 없는 서비스를 위해 비용과 리스크를 먼저 감수하려 하지 않아 왔다.

IPv6로 전환 문제는 미루거나 포기해도 지장 없는 도로명 주소전환과 차원이 다르다. IP 주소가 부족현상이 심화되면 인터넷은 교란되고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된다. 작년 6월 6일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마스타카드, BBC, 미 상무성 등 400여개 기관이 참여하여 `세계 IPv6 출범'을 선언했다. 이제는 미루거나 회피할 수 없다.

구글 사용자를 대상으로 IPv6 연결 가능한 사용자 비율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꼭 1년전 0.81%에서 10월 5일 현재 2.25%로 현격히 증가했다. 국가별로 미국 4.41%, 프랑스 5.02%, 독일 4.76%, 일본 3.31%, 중국이 0.43%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0.01%로 집계됐다. 시스코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150여개 국 중 우리나라는 IPv6가 가능한 웹은 88위, 이메일은 120위, DNS는 154위라 하니 놀랍다. 남보다 앞서 전환을 추진해 타국 인터넷 종사자들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나라가 잠자는 토끼가 됐다. 네트워크 효과를 감안하면 몇 년 내에 IPv6는 본격화될 것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가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니 배수진을 치고 강력히 추진하길 바란다. 미국 연방정부는 대민 웹 서버는 2012년 9월까지, 내부 컴퓨터는 2014년 9월까지 IPv6를 준비하기로 정했다. EC, 일본, 중국도 정부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솔선수범해서 행정전산망부터 전환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IPv6 출범일도 선포하자. 그래야 민간에서도 이에 맞춰 준비하고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게 된다.

신규 투자는 그간 어려움을 겪던 장비 제조업계, SW업계, 정보보호업계, 용역업계, 교육훈련계에 새로운 시장을 제공하고, 통신사업자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전환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고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테스트베드 운영, 전환 가이드라인 개발, 보안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사용자와 컨텐츠 제공자를 유인하는 IPv6로만 가능한 서비스를 발굴하자. 중소기업과 초중고교의 전환 비용을 보조하고 기술과 교육훈련을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가전제품, 자동차, 전력 계량기, 심지어 손톱만한 센서 등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스마트그리드 통신를 위한 인터넷, IT와 타 산업의 융합을 위한 인터넷 등 새로운 패러다임과 시장을 창조하자.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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