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기술지원ㆍ정보보호 넘어 신성장ㆍ일자리 창출 주도”

국제협력 활동 기반 국내기업 해외진출 지원 모색
다양한 분야 로테이션 근무로 `멀티플레이어` 양성
스마트시대 피싱ㆍ파밍 등 사회적 역기능 해소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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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

이기주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체신부)에 입문한 이래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국내 주요 정보통신정책, 방송통신정책 기획 및 집행에 깊숙이 관여했다. 2010년 퇴임 이후 서강대학교 겸임교수, 김앤장 고문 등으로 민간 영역에 잠시 몸을 담았던 이 원장은 2012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핵심 기관인 인터넷진흥원의 3대 원장으로 다시 공공 영역으로 복귀했다.

인터넷진흥원은 잇단 정보보호 이슈가 불거지면서 어느 기관 보다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온화하지만 추진력 있는 성품의 이기주 원장이 29년동안 쌓아온 정보통신 분야 공직 경험을 정보보호 및 인터넷 정책 집행 핵심 기관인 인터넷진흥원 경영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 비전과 향후 핵심 경영 목표 등 새로운 구상을 직접 들어봤다.

대담=이근형 IT정보화부장



-취임 5개월이 됐다. 정보보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인터넷진흥원장은 어떤 자리인가.

"인터넷진흥원이 중요한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직접 와서 보니 우수한 직원들이 많이 있고, 조직 분위기도 연령이 젊은 만큼 밝다. 또 해외를 두루 다녀보니 국제적으로 인터넷진흥원의 위상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 인터넷주소, 인터넷정책, 정보보호 쪽 모두 잘 알려져 있고 노하우도 많이 축적돼 있는 느낌이다.

과거 정보통신부와 방통위에 근무하면서 여러 산하기관 중 하나로 직ㆍ간접적으로 업무를 함께 해 봤다. 인터넷진흥원을 나름 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와보니 일도 많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방통위, 행정안전부나 지식경제부 등 국가기관들과 업무협조관계 있어서 관계부처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이 상당히 중요하다."

-정통부, 방통위 출신이니 과거 업무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료로서 경험이 집행기관으로 와서 도움이 됐나.

"공무원 29년, 민간 2년을 보내고 정부산하 공공기관에 왔다. 부처의 직ㆍ간접적인 경험, 정부 조직 의사결정 구조나 체제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다. 다수 부처와 관련 일을 하는 공공기관으로서 네트워크가 많아야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측면에서 공무원 경험이 도움이 된다. 민간인 신분으로 일했던 것도 역으로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산하기관이니 공무원사회 경험과 민간에서 체험한 것이 일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고, 공무원들마다 개성이 있지만 공무원 시절에도 직원들과 캐주얼하게 대화도 많이 하고 일과 후에 모임도 했다. 인터넷진흥원은 직원들도 많은데, 특히 젊은 직원들 많다보니 직원들과 소통하는데 자연스럽다. 매주 금요일에 내부 직원들과 `오픈 프라이데이미팅'이라는 캐주얼 미팅을 하면서 대화의 시간 갖고 있다. 직원들도 궁금한 점 등을 직접 원장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정부부처에 있을 때도 직원 로테이션을 많이 시켰다.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있는 직원도 일부 필요하겠지만 `업무 다양성 중 전문성 확보할 수 있다는 철학'을 기초로 인사를 큰 폭으로 했다. 결국 단순 전문성이 아니고 이슈가 복잡한 사회에서 폭넓은 전문성, 멀티플레이어를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새 정부에서 신설된 미래창조과학부와 관련해 미래부 내에서 인터넷진흥원의 위상과 정책에 대한 미래 구상은.

"정통부 시절의 인터넷진흥원의 역할, 방통위 산하기관으로서 인터넷진흥원과 미래부 출범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인터넷진흥원이 각각 역할이 다르다. 인터넷진흥원은 그동안 침해대응, 개인정보보호, 주소자원관리 등으로 규제적이고 방어하는 기능으로 특화된 측면이 강했다. 문화진흥과 국제협력 기능이 일부 있었지만, 침해대응 등 특화 부분은 규제적이고 다소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많았다. 미래부 산하로 가게 되면 박근혜 정부의 기조에 따라 신성장동력 일자리창출 드라이브 정책에 걸맞게 산업육성, 일자리창출,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주요한 역할을 맡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미래부에 안착된 이후 변화를 줄 나름대로 복안을 갖고 있다.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역할 위해서는 조직에 변화를 조금 주면 될 것 같다."

-그동안 인터넷진흥원이 쌓은 경쟁력을 소개해달라.

"연구개발 위주 기관, 사회과학 기관, 사업집행기관 등 IT 관련 유관 기관들이 국내에 많이 있는데, 우리는 기술적인 백그라운드를 가진 인력이 많다. 또 하나는 118센터도 운영하고 국민, 기업과 직접 최접점에서 부딪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접점에서 일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국민 민원과 맞닿아 있고 `기술적 백그라운드', `현장감'을 갖추고 있다는 게 최대의 강점이다. 국제적인 인지도 등 인터넷진흥원을 해외에서 많이 알고 있다는 점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본다.

-르완다 등 해외 협력 사업도 계속 강화해 나갈 생각인가.

"사이버 침해대응 등 각각 분절된 국제협력 시스템이 아니라 모든 것을 수출 아이템으로 삼아서 국제협력실 중심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체제로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 정보보호 전문가가 국제협력실에서 근무하면서 협력의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는 등의 아이디어다.

르완다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월 중에 르완다 공무원 20여명이 한달간 진흥원에서 트레이닝 받고 12월에 관제 시스템 1차 준공식이 있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방글라데시 등 개도국들로부터 끊임없이 자문 요청을 받고 있고, 인터넷진흥원 직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파견된다. 또 방통위-세계은행의 글로벌정보보호센터를 설립 건에서도 인터넷진흥원이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파나마에서 열리는 미주개발은행 연례총회에서 브로드밴드 관련 세미나를 했는데, IBD 총재 ITU 사무총장, 알카텔루슨트, 시스코 등 세계적인 기관, 기업과 토론하는 자리에서 같이 토론했다. 국제협력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대한민국 IT기관의 경쟁력을 보여줄 생각이다."

-산업진흥 역할을 강조하는 것 같다. 국내 보안산업의 해외진출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은 있는지.

"실제 활동은 많이 했지만 구체적인 해외진출로 가시적인 성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미래부가 출범하면 협의해야겠지만 국제협력 활동을 밑거름으로 우리 기업이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전략도 세우고 지혜도 모으고 기업들이 원하는 사업에도 반영하고 현재 상황을 고려한 해외진출 활성화방안을 만들고 있다. 미래부가 출범하면 과거보다는 가시적인 손에 잡히는 성과 내도록 하겠다."

-직원들의 전문성 강조에 방점을 찍고 있는데.

"`멀티플레이어 양성'을 임직원들에 강조하고 있다. 기술, 연구, 정책, 사업관리 등 영역을 불문하고 로테이션을 실시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외교원에 간부 1명을 국장급으로 참여시켰고, 장기 근속 지원들에게 연수 제도가 없었는데, 1년 프로그램으로 2명 연수 시작했는데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 외부 전문가들을 지속적으로 초빙해서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으며, 최근 인재 채용시에는 정책, 경제, 법, 사회과학, 인문 전공자 등 다양하게 뽑아서 학제간 연구나 정책개발도 할 수 있는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결국 전체적인 전문성 높여서 앞으로 새로운 미션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터넷진흥원은 국내 IT분야의 최전선에 서 있지만 직원들의 잦은 이탈 등 흔들리고 있는 측면이 있는데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대책은 없나.

"부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왜 이렇게 쉽게 이직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냐고 물었더니 지방이전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우선 직원들이 인터넷진흥원에 와서 명랑하고 밝게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원장 주재 회의를 대폭 줄이고, 원장한테 보고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쓰던 방식에서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보고를 할 수 있게 했다. 생산적이지 않은 행사는 크게 줄였다. 직원들의 평가는 아직 모르겠지만 개선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직원들한테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늘리고 있다. 국제기구 파견이나 대학 재충전 기회 등을 확충했다. 가급적이면 해외출장이나 견문도 넓히는 기회 등을 주려고 하고 있다."

-금융IT범죄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인터넷진흥원의 대책은.

"인터넷을 이용하고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사회적 역기능이 늘어나고 있다. 방통위, 행안위, 지경부가 개인정보나 스팸이나 피싱 등등 관련 문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인터넷진흥원의 임무가 막중하다. 최근 파밍(금융기관 거짓 사이트를 조작하는 신종 악성코드 활용 범죄)이나 피싱 등 피해가 늘고 있는데 최대한 이를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피해시 빨리 구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향후 인터넷진흥원이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보나.

"현재까지는 `기술지원기관' 성격과 `정보보호'에 대한 비중이 너무 컸다. IT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법, 제도, 정책, 산업, 일자리 전 영역으로 파급이 되고 있어서 변화가 필요하다. 인터넷진흥원은 이제 정보보호 인터넷 국제협력과 관련해서는 특정분야에만 전문성 가진 기관이 아닌 `종합적인 전문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종합성과 전문성이 배치되는 것 같지만 인터넷진흥원도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이전에는 실무적이고 기술ㆍ사업집행적인 측면에만 국한됐다면 정책, 법, 산업 전체적인 그림 속에서 종합적인 `싱크탱크'로 나아갈 수 있는 시대적 요구에 맞는 기관이 돼야 한다."

정리=신동규기자 dkshin@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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