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상] 새로운 일자리, 데이터 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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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3-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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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세상] 새로운 일자리, 데이터 과학자
김종보 넷스루 대표
국가부터 기업, 개인까지 데이터 분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초적인 도구로 자리해 왔다. 편협하거나 잘못된 데이터 분석은 국가와 기업, 개인의 장래를 그르치는 원인을 제공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 분석이 중요한 판단의 잣대가 되면서, 데이터를 입맛대로 가공하거나 왜곡해 전달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2000년 개봉해 화제를 모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수정'은 동일한 사건, 같은 사람에 대한 기억과 의미가 사람에 따라 실제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남자 주인공의 기억 속에 여주인공 `수정(Crystal)'은 이름에 걸맞은 순결한 존재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수정의 기억을 토대로 복원한 그녀의 이야기는 순결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그녀의 모든 행동은 남자의 돈을 의식한 가식에 불과했다. 홍 감독은 남녀 주인공의 여러 기억을 모두 흑백으로 처리했다. 그의 흑백영상은 있는 그대로의 다양한 자연색으로 그들의 기억을 채색하기엔 허구가 많다는 것을 암시한다.

홍수를 방불케 하는 `정보의 양' 만큼이나 바른 데이터의 해석과 활용이 나라와 기업,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변수로 등장했다. 가히 빅데이터의 시대라 할 만하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정보 생산과 유통의 혁신을 통해 엄청난 양의 디지털 콘텐츠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온라인을 통해 흘러 다닌다.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떠 잠들기 전까지 숨 돌림 틈 없이 많은 정보와 접하지만, 정작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걸러내고 해석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아마존과 구글의 개인화 정보 추천 서비스에서 보듯 대용량의 데이터에서 개별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추출해 제공하는 IT기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한 디지털 정보의 시대를 맞아 온ㆍ오프라인과 업종을 막론하고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업에서 활용하던 데이터는 그 동안 주문 정보, 멤버십 정보, 캠페인 실적과 같이 정형화된 결과 데이터에 머물러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고객은 실제 기업과 거래를 하기 훨씬 전부터 해당 기업 안팎에 존재하는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탐색하고 디지털 인맥들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적극적으로 평가한다. 바야흐로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표출하는 데이터를 바르게 해석하고 고객의 마음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제품이나 마케팅에 접목하는 역량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필자의 회사는 일찍이 IT 발달에 따른 디지털 데이터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1999년부터 온라인 채널을 통해 수집된 대용량의 사용자 행동 로그를 분석하는 솔루션 개발사업에 전력해 왔다. 그간의 사업경험에 비춰볼 때 빅데이터 분석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우리 기업들은 가야 할 길이 많이 남겨진 듯하다. 의사결정이 경영진의 근거 없는 감에 따라 이뤄지고, 데이터 분석이 이를 합리화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사례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기업들이 빅데이터와 관련한 IT부문 투자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실제로 데이터를 해석하고 유의미한 통찰을 끌어 낼 수 있는 핵심 성공요인인 데이터 분석인력 육성은 상대적으로 등한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화 오수정에서 보듯 같은 데이터라도 분석가의 역량에 따라 그 의미는 정반대로 해석될 수 있다. 핵심은 사람이지 기술이 아니다.

데이터 분석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요즘 서구에서 떠오르고 있는 데이터 과학자란 새로운 직업군은 보다 나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더 나은 데이터 분석인력 육성이 시급하다는 걸 말해준다.

데이터 과학자라는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은 기업의 성패를 떠나 중요한 국가 과제이다. 넘쳐나는 디지털 정보를 바르게 해석하고 활용해 복잡 다단한 정치ㆍ사회ㆍ경제ㆍ문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많은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배출돼야 한다.

앞으로 빅데이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미래창조과학부는 기반시설보다 인재양성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차기 정부는 빅데이터의 산업 연관효과 극대화와 함께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김종보 넷스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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