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까지 세계 1060조원 규모 신시장 열려
10년간 1500억 투입… 21개 미확보 기술 개발
글로벌 점유율 10% 목표 융합연구ㆍ협력 확대
10년간 1500억 투입… 21개 미확보 기술 개발
글로벌 점유율 10% 목표 융합연구ㆍ협력 확대
■ 원자력, 신기술로 돌파구를 열다
(중) 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 `우리 손으로`
지난 2007년 설계 수명을 다한 우리나라 첫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가 10년 연장 가동에 들어간 이후 잦은 고장을 일으키면서 원전 수명 연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전을 비롯한 원자력 시설은 설계 수명을 갖고 태어난다. 수명을 다하면 관련 시설은 폐쇄되고 해체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원자력 시설의 일반적인 생태계다. 생태계의 마지막 단계가 해체에 해당하는 것이다.
◇종합엔지니어링ㆍ융합의 복합체=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은 수명이 다한 원자력 시설을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처리해 자연 상태로 복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자력 시설 해체는 시설의 영구정지(Shut-down)-해체ㆍ준비-제염(오염제거)-절단ㆍ철거-폐기물 처리-환경복원 등 6단계를 거친다. 연구용 원자로는 해체까지 5∼10년, 원전은 약 20년이 각각 소요된다.
이 과정에는 고방사능 등 극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고난이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원자력 시설 해체 비용은 국가별 해체정책과 원자로 노형, 오염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OECD/NEA)에 따르면 ㎾e당 평균 320달러로, 1000㎿e 출력의 한국표준형원전(OPR 1000)의 경우 약 3억2000만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국내 원전은 1호기 당 OECD/NEA에서 평가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인 3251억원의 해체 충당금을 적립해 향후 해체 시에 사용된다.
◇거대 원자력 신시장 형성=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40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돼 이 가운데 18기는 해체가 완료됐고, 나머지 122기는 해체 예정이다. 연구용 원자로의 경우 588기가 영구 정지돼 이 중 486기는 해체가 마무리됐고 102기는 해체 예정이다.
이처럼 원자력 시설 해체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는 2050년까지 원전 해체 시장은 430여기, 약 26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전체 원자력 시설 해체 세계 시장은 9800억달러(약 1060조원)로 거대한 신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전 해체 기술을 확보하고 실제 해체를 수행한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는 이미 확보한 해체 기술을 바탕으로 원자력 시설 해체 시장 선점을 위해 안전성, 친환경,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며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진 대비 70% 수준,인력 및 인프라 취약=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갓 걸음마를 띤 수준이다. 국내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TRIGA Mark-Ⅱ,Ⅲ)를 해체한데 이어 우라늄 변환 시설 해체 등 소규모 저방사능 시설에 대한 해체 기술과 경험만 갖고 있다. 원전 등 대규모 고방사능 시설 해체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해체 기술 수준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대비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원자력 시설 해체를 위해 요구되는 핵심 기반기술 38개 중 17개는 확보하고 있으나 나머지 21개는 미확보 상태다.
뿐만 아니라 해체 관련 인력 및 인프라도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흡한 상태여서 인력 확충과 대형 원자력 시설 해체에 필요한 실증시설 구축 등 연구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2020년까지 해체 핵심기술 100% 자립=원자력 시설 해체 시장이 본격 도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경쟁력 있는 해체 핵심 기반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았다. 지난달 20일 `원자력 시설 해체 핵심 기반기술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원자력 해체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원자력 시설 해체 관련 21개 핵심 기술을 개발해 현재 선진국 대비 70%에 달하는 기술 수준을 100%까지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년간 총 1500억원(정부 1300억원, 민간 200억원)을 투입해 해체 관련 핵심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융합연구 및 기술협력 확대 절실=우리나라가 해체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계, 로봇, 화학 등 유사한 기술을 보유한 타 분야와의 융합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해체과정에 해체 준비기술, 제염 기술, 절단 기술, 해체 폐기물 처리 기술, 환경복원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두루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해체 기술을 확보한 국가와의 긴밀한 국제 기술협력도 해체 기술 확보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이를 위해 원자력 시설 해체 경험과 검증 자료를 보유한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국가별로 특화된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ㆍ추진하는 한편 연구기획부터 철저하게 실용화를 전제로 `R&DB(연구개발ㆍ비즈니스) 개념'을 적용하는 실용화 기술개발 전략도 필요하다. 정부는 기술개발 단계부터 산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가칭 원자력시설 해체 기술 협의체'를 구성ㆍ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오는 2018년 이전에 원자력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를 구축해 제염, 원격 절단 및 이송, 해체 폐기물 처리 연구 등 요소 기술 간 연계 연구 및 검증이 가능한 연구센터로 운용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한편 원자력 기초공동연구소, 원자력선진기술연구센터 지정 등을 통해 핵심 인력 양성과 인력 저변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글로벌 해체 시장 10% 이상 점유 목표=정부는 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원전 1기 해체 시 4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을 외국 기업에 넘겨주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또 관련 기술의 산업체 이전을 통해 오는 2025년 이후 글로벌 해체 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원전 해체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태세다.
정연호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안전하고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을 확보해 원자력의 지속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국민에게 신뢰받고 믿음을 주는 원자력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중) 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 `우리 손으로`
지난 2007년 설계 수명을 다한 우리나라 첫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가 10년 연장 가동에 들어간 이후 잦은 고장을 일으키면서 원전 수명 연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전을 비롯한 원자력 시설은 설계 수명을 갖고 태어난다. 수명을 다하면 관련 시설은 폐쇄되고 해체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원자력 시설의 일반적인 생태계다. 생태계의 마지막 단계가 해체에 해당하는 것이다.
◇종합엔지니어링ㆍ융합의 복합체=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은 수명이 다한 원자력 시설을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처리해 자연 상태로 복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자력 시설 해체는 시설의 영구정지(Shut-down)-해체ㆍ준비-제염(오염제거)-절단ㆍ철거-폐기물 처리-환경복원 등 6단계를 거친다. 연구용 원자로는 해체까지 5∼10년, 원전은 약 20년이 각각 소요된다.
이 과정에는 고방사능 등 극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고난이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원자력 시설 해체 비용은 국가별 해체정책과 원자로 노형, 오염 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원자력기구(OECD/NEA)에 따르면 ㎾e당 평균 320달러로, 1000㎿e 출력의 한국표준형원전(OPR 1000)의 경우 약 3억2000만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국내 원전은 1호기 당 OECD/NEA에서 평가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인 3251억원의 해체 충당금을 적립해 향후 해체 시에 사용된다.
◇거대 원자력 신시장 형성=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40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돼 이 가운데 18기는 해체가 완료됐고, 나머지 122기는 해체 예정이다. 연구용 원자로의 경우 588기가 영구 정지돼 이 중 486기는 해체가 마무리됐고 102기는 해체 예정이다.
이처럼 원자력 시설 해체 수요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는 2050년까지 원전 해체 시장은 430여기, 약 26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전체 원자력 시설 해체 세계 시장은 9800억달러(약 1060조원)로 거대한 신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원전 해체 기술을 확보하고 실제 해체를 수행한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는 이미 확보한 해체 기술을 바탕으로 원자력 시설 해체 시장 선점을 위해 안전성, 친환경,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며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진 대비 70% 수준,인력 및 인프라 취약=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갓 걸음마를 띤 수준이다. 국내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TRIGA Mark-Ⅱ,Ⅲ)를 해체한데 이어 우라늄 변환 시설 해체 등 소규모 저방사능 시설에 대한 해체 기술과 경험만 갖고 있다. 원전 등 대규모 고방사능 시설 해체 기술은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해체 기술 수준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대비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원자력 시설 해체를 위해 요구되는 핵심 기반기술 38개 중 17개는 확보하고 있으나 나머지 21개는 미확보 상태다.
뿐만 아니라 해체 관련 인력 및 인프라도 선진국에 비해 매우 미흡한 상태여서 인력 확충과 대형 원자력 시설 해체에 필요한 실증시설 구축 등 연구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2020년까지 해체 핵심기술 100% 자립=원자력 시설 해체 시장이 본격 도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경쟁력 있는 해체 핵심 기반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내놓았다. 지난달 20일 `원자력 시설 해체 핵심 기반기술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원자력 해체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원자력 시설 해체 관련 21개 핵심 기술을 개발해 현재 선진국 대비 70%에 달하는 기술 수준을 100%까지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년간 총 1500억원(정부 1300억원, 민간 200억원)을 투입해 해체 관련 핵심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융합연구 및 기술협력 확대 절실=우리나라가 해체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계, 로봇, 화학 등 유사한 기술을 보유한 타 분야와의 융합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해체과정에 해체 준비기술, 제염 기술, 절단 기술, 해체 폐기물 처리 기술, 환경복원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두루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 해체 기술을 확보한 국가와의 긴밀한 국제 기술협력도 해체 기술 확보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이를 위해 원자력 시설 해체 경험과 검증 자료를 보유한 영국, 독일, 프랑스 등과 국가별로 특화된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ㆍ추진하는 한편 연구기획부터 철저하게 실용화를 전제로 `R&DB(연구개발ㆍ비즈니스) 개념'을 적용하는 실용화 기술개발 전략도 필요하다. 정부는 기술개발 단계부터 산업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가칭 원자력시설 해체 기술 협의체'를 구성ㆍ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오는 2018년 이전에 원자력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를 구축해 제염, 원격 절단 및 이송, 해체 폐기물 처리 연구 등 요소 기술 간 연계 연구 및 검증이 가능한 연구센터로 운용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한편 원자력 기초공동연구소, 원자력선진기술연구센터 지정 등을 통해 핵심 인력 양성과 인력 저변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글로벌 해체 시장 10% 이상 점유 목표=정부는 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원전 1기 해체 시 4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을 외국 기업에 넘겨주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또 관련 기술의 산업체 이전을 통해 오는 2025년 이후 글로벌 해체 시장의 10% 이상을 점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 `원전 해체 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태세다.
정연호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안전하고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원자력 시설 해체 기술을 확보해 원자력의 지속가능성을 높임과 동시에 국민에게 신뢰받고 믿음을 주는 원자력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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