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제 18대 대통령 선거도 끝나고 이제 제법 연말 분위기가 난다. 경기침체로 예년만 못하긴 해도 거리에선 간간이 캐롤송이 흘러나오고 어려운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훈훈한 소식들이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연말 상여금을 지급한다거나 밀린 휴가를 연말에 몰아서 쓰게 한다는 기업들의 소식도 들린다. 구조조정설 등으로 일부 찬바람이 부는 업종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유독 연말이 어수선한 분야가 게임쪽이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당장 내년 초 신작 출시를 걱정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사후관리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다음 달 월급을 걱정하며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존폐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임산업이 이처럼 혼란에 휩싸인 데는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 크다. 현재 국회에는 게임위의 존폐와 관련해 두 개의 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9월 게임위의 명칭과 일부 권한을 변경하는 대신 국고 지원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정부 입법안과, 전병헌 의원 등이 11월 게임위의 완전 폐지와 모든 심의를 민간에 이양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 그 것이다. 그리고 국회는 12월 예산 심의과정에서 게임위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두 개의 법안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려는 게 아니다. 게임위의 설립 배경과 운영 형태, 그리고 최근의 민간 자율심의 추세를 감안할 때 정부와 정치권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 이럴 경우 정부와 정치권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든지, 정 안되면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두 개의 법안을 병합 심의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어떤가. 합의는 커녕 두 법안 모두 연말까지 심사를 받는 것조차 불확실하다. 그동안 국회의 주요 안건은 대통령 선거에 집중돼 있었다. 선거는 끝났지만 심사를 담당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는 여전히 열릴 계획이 없다.
이대로라면 모든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다. 올 연말로 게임위의 국고 지원은 끊긴다. 운영비의 대부분을 국고에 의존하고 있는 게임위의 파행이 불가피하다. 가장 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업계와 이용자들의 몫으로 전가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 신작 출시를 우려하고 있다. 게임은 현행법 상 게임위를 통해 등급 심사를 받아야만 출시가 가능하다. 아직 민간 심의기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위의 파행은 신작 출시에 차질을 줄 수 있다. 게임위가 자구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임 심의료 인상도 부담이다. 오죽하면 `고래 싸움에 게임업계만 등 터진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을까.
사후관리도 문제다. 게임위의 주요임무는 등급 분류와 함께 건전한 게임 유통질서 확립으로 검ㆍ경의 단속업무 현장지원, 게임물 감정분석, 게임제공업소 상시 확인점검 등을 담당하고 있다. 게임위의 파행은 불법 게임물 관리체계에도 구멍이 생길 수 있다.
게임위를 변경하든, 완전 폐지하든 어떤 형태로는 법안이 통과해야만 논란을 마무리지을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고 연내 반드시 게임법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게임은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는 기둥산업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역시 미래 성장동력이 될 5대 킬러콘텐츠 중 하나로 게임을 꼽지 않았는가.
한민옥 정보미디어부 차장
그런데 유독 연말이 어수선한 분야가 게임쪽이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당장 내년 초 신작 출시를 걱정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사후관리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다음 달 월급을 걱정하며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게임위)의 존폐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임산업이 이처럼 혼란에 휩싸인 데는 정부와 국회의 책임이 크다. 현재 국회에는 게임위의 존폐와 관련해 두 개의 법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9월 게임위의 명칭과 일부 권한을 변경하는 대신 국고 지원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정부 입법안과, 전병헌 의원 등이 11월 게임위의 완전 폐지와 모든 심의를 민간에 이양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 그 것이다. 그리고 국회는 12월 예산 심의과정에서 게임위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두 개의 법안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려는 게 아니다. 게임위의 설립 배경과 운영 형태, 그리고 최근의 민간 자율심의 추세를 감안할 때 정부와 정치권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 이럴 경우 정부와 정치권이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든지, 정 안되면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두 개의 법안을 병합 심의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어떤가. 합의는 커녕 두 법안 모두 연말까지 심사를 받는 것조차 불확실하다. 그동안 국회의 주요 안건은 대통령 선거에 집중돼 있었다. 선거는 끝났지만 심사를 담당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는 여전히 열릴 계획이 없다.
이대로라면 모든 우려가 현실이 될 것이다. 올 연말로 게임위의 국고 지원은 끊긴다. 운영비의 대부분을 국고에 의존하고 있는 게임위의 파행이 불가피하다. 가장 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업계와 이용자들의 몫으로 전가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 신작 출시를 우려하고 있다. 게임은 현행법 상 게임위를 통해 등급 심사를 받아야만 출시가 가능하다. 아직 민간 심의기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위의 파행은 신작 출시에 차질을 줄 수 있다. 게임위가 자구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임 심의료 인상도 부담이다. 오죽하면 `고래 싸움에 게임업계만 등 터진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을까.
사후관리도 문제다. 게임위의 주요임무는 등급 분류와 함께 건전한 게임 유통질서 확립으로 검ㆍ경의 단속업무 현장지원, 게임물 감정분석, 게임제공업소 상시 확인점검 등을 담당하고 있다. 게임위의 파행은 불법 게임물 관리체계에도 구멍이 생길 수 있다.
게임위를 변경하든, 완전 폐지하든 어떤 형태로는 법안이 통과해야만 논란을 마무리지을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고 연내 반드시 게임법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게임은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는 기둥산업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역시 미래 성장동력이 될 5대 킬러콘텐츠 중 하나로 게임을 꼽지 않았는가.
한민옥 정보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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