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다음 정부의 조직개편에 쏠리고 있다.
대통령 당선자는 인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차기 정부의 조직을 결정한다. 과거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부처사이의 불통' `작은 정부' 그리고 `비현실적 규제'였다. 역대 정부의 `시간에 쫓기는 인수위'는 대부처주의에 근거하여 조직통폐합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렇게 등장한 `외형상의 작은 정부'는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데 미흡했고, 정책조정에도 많은 문제를 보여 수많은 위원회를 만드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위원회는 좋은 설치 의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실패로 끝났었다. 또, 조직통폐합은 에너지나 자원 그리고 정보화 같은 중요한 정책을 변두리로 밀어내기도 하고, 심하면 이들 정책을 중앙의 정책 어젠다에서 사라지게도 하였다.
얼마 전,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하여 인근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기체상태의 유독물이 사고를 낸 경우에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지형DB와 풍향 등 방대한 기상자료를 활용하여, 피해 예상지역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여 대피지역을 파악하고 주민에게 실시간으로 신속히 알려야 한다. 그렇게 했더라면 이번 사고의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는 부품이 `짝퉁'으로 밝혀져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다. 제조회사에 연락하여 중요 부품의 번호를 DB로 확인만 했더라도 국가적으로 에너지 대란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방의 한 공무원이 회계정보를 조작하여 큰 금액을 횡령한 사고도 있었다. 회계시스템과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연계되었다면 이런 종류의 사고도 역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와 정보 인프라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많은 문제를 IT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우수한 기술능력도 모든 정책문제를 IT로 해결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전담 국무위원이 없을 때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번 사건들은 말해 준다. 재난관리, 청년실업, 노인문제, 교육, 지구온난화 등 여러 문제에서 정보화로 해결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또 세계적 추세인 `참여ㆍ공유ㆍ개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새로운 정보화의 비전을 만들고 또 이를 구체화하는 일도 시급하다.
SW 생태계를 복원하고, 데이터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창의가 살아 숨쉬는 선진형 차세대 정보화를 구축하는 일은 ICT전담 국무위원이 일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구축에서만 가능하다. 혹시 차기 정부가, 대부처가 정책 조정력을 증진시켜준다는 `작은 정부의 미신' 때문에 ICT 정책행정기능을 `과학행정 담당부처'의 한 부분으로, 또는 `미래 담당부처'의 한 부분으로 설계한다면 `분산적 ICT정책'이 주는 현재의 문제점은 지속될 것이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장관수를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미래 지향적이고 먹거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정책들을 24시간 생각하고 미래 비전을 구상하는 분야의 장관은 많을수록 좋다. 어느 면에서 지식정보화 사회의 정부형태는 몸통에 비하여 머리가 큰 역삼각형이 좋을 수도 있다. 다음 정부는 과거의 정부조직개편의 실패를 거울삼아 미래지향적인 정부조직을 구축하여야 한다. 그 일을 위하여 유력한 대선후보들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ㆍ국가 DB포럼대표의장
대통령 당선자는 인수위원회를 설치하고, 차기 정부의 조직을 결정한다. 과거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부처사이의 불통' `작은 정부' 그리고 `비현실적 규제'였다. 역대 정부의 `시간에 쫓기는 인수위'는 대부처주의에 근거하여 조직통폐합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렇게 등장한 `외형상의 작은 정부'는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데 미흡했고, 정책조정에도 많은 문제를 보여 수많은 위원회를 만드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위원회는 좋은 설치 의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실패로 끝났었다. 또, 조직통폐합은 에너지나 자원 그리고 정보화 같은 중요한 정책을 변두리로 밀어내기도 하고, 심하면 이들 정책을 중앙의 정책 어젠다에서 사라지게도 하였다.
얼마 전,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하여 인근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기체상태의 유독물이 사고를 낸 경우에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지형DB와 풍향 등 방대한 기상자료를 활용하여, 피해 예상지역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여 대피지역을 파악하고 주민에게 실시간으로 신속히 알려야 한다. 그렇게 했더라면 이번 사고의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는 부품이 `짝퉁'으로 밝혀져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다. 제조회사에 연락하여 중요 부품의 번호를 DB로 확인만 했더라도 국가적으로 에너지 대란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방의 한 공무원이 회계정보를 조작하여 큰 금액을 횡령한 사고도 있었다. 회계시스템과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연계되었다면 이런 종류의 사고도 역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와 정보 인프라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많은 문제를 IT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우수한 기술능력도 모든 정책문제를 IT로 해결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전담 국무위원이 없을 때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이번 사건들은 말해 준다. 재난관리, 청년실업, 노인문제, 교육, 지구온난화 등 여러 문제에서 정보화로 해결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또 세계적 추세인 `참여ㆍ공유ㆍ개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새로운 정보화의 비전을 만들고 또 이를 구체화하는 일도 시급하다.
SW 생태계를 복원하고, 데이터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창의가 살아 숨쉬는 선진형 차세대 정보화를 구축하는 일은 ICT전담 국무위원이 일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구축에서만 가능하다. 혹시 차기 정부가, 대부처가 정책 조정력을 증진시켜준다는 `작은 정부의 미신' 때문에 ICT 정책행정기능을 `과학행정 담당부처'의 한 부분으로, 또는 `미래 담당부처'의 한 부분으로 설계한다면 `분산적 ICT정책'이 주는 현재의 문제점은 지속될 것이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장관수를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미래 지향적이고 먹거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정책들을 24시간 생각하고 미래 비전을 구상하는 분야의 장관은 많을수록 좋다. 어느 면에서 지식정보화 사회의 정부형태는 몸통에 비하여 머리가 큰 역삼각형이 좋을 수도 있다. 다음 정부는 과거의 정부조직개편의 실패를 거울삼아 미래지향적인 정부조직을 구축하여야 한다. 그 일을 위하여 유력한 대선후보들은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ㆍ국가 DB포럼대표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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