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절망 속에 출발했던 올해도 이제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았다. 내년도는 달라질 것인가. 재정절벽 앞에 선 미국과 `묻지마식 난사'로세계인들을 괴롭혔던 유럽의 재정위기, 잃어버린 20년의 일본과 엔진교체가 불가결한 중국경제 등 수출한국을 둘러싼 외부환경은 새해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핵폭탄의 잔해를 처리하기에는 아직도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더욱이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내수침체와 저출산 고령화라는 내적 요인으로 터널의 끝이 잘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2013' 보고서에서 한국의 자본력ㆍ생산성 및 인구구조를 통해 산출한 노동력 전망 등을 종합해 2019년~2025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2%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분석대상 55개국 중의 46위였다. 현재와 같은 경제구조로서는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전에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앞으로 5~6년내 경제체질을 개선해서 구조를 레벨업시키지 않으면 영원히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대선을 앞두고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진단은, 재벌중심의 수출대기업 전략으로는 낙수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양극화는 더 벌어지고 중소기업의 몰락과 내수침체로 한국경제가 선진화될 수 없기 때문에 큰 틀에서 경제민주화가 필수라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그 핵심은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은 더 밀어주되 재벌오너들의 탐욕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은 사전적 규제와 사후적 규율로 강화하자는 것이다.
바로 잡아야 할 경제민주화의 대상은 크게 다섯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는 재벌 오너들이 소유한 지분은 평균 2% 이하에 불구한데도 순환출자 등의 편법을 사용, 경제력집중과 함께 시스템리스크가 증폭하는 것이다. 둘째는 재벌들의 탐욕이 과도하여 일가친족까지 손쉽게 떼부자로 만들기 위해 벌이는일감몰아주기다. 셋째는 하도급업체들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불공정거래행위가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것이다. 넷째는 비정규직을 방치하거나 양산하는 경영행태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재벌들의 범죄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여 `법 앞에 평등'이 근본적으로 무너지는 기형적 특권구조의 폐악이다.
이상과 같은 불합리한 문제를 없애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큰 이의가 없어 보이는데, 최근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 사이에서 벌어진 순환출자구조의 개혁에 대해서는 혼선이 있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박 후보는 기존의 순환출자 해소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기존의 순환출자부분을 해소하는데 대규모의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돈으로 새로운 일자리창출을 위해 추가 투자하는 게 더 합리적인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이 제시했던 기존 순환출자부분에 대한 의결권제한안은 추가로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의결권제한이 그룹경영에 불편하고 경영권보호 차원에서 추가로 오너가 주식을 확보하려 한다면 오너들의 주식매입자금은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회사차원에서는 회사가 소유한 타회사 주식을 오너에게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식매각자금만큼 추가 현금이 확보되어 아무런 부담없이 신규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서 일자리창출에 더 기여하게 된다.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다. 현재구조를 영원히 고착할 것인가 아니면 체질개선으로 선진화할 것인가는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미국의 민간 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 2013' 보고서에서 한국의 자본력ㆍ생산성 및 인구구조를 통해 산출한 노동력 전망 등을 종합해 2019년~2025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2%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분석대상 55개국 중의 46위였다. 현재와 같은 경제구조로서는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전에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앞으로 5~6년내 경제체질을 개선해서 구조를 레벨업시키지 않으면 영원히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대선을 앞두고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진단은, 재벌중심의 수출대기업 전략으로는 낙수효과가 없는 상태에서 양극화는 더 벌어지고 중소기업의 몰락과 내수침체로 한국경제가 선진화될 수 없기 때문에 큰 틀에서 경제민주화가 필수라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그 핵심은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은 더 밀어주되 재벌오너들의 탐욕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은 사전적 규제와 사후적 규율로 강화하자는 것이다.
바로 잡아야 할 경제민주화의 대상은 크게 다섯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는 재벌 오너들이 소유한 지분은 평균 2% 이하에 불구한데도 순환출자 등의 편법을 사용, 경제력집중과 함께 시스템리스크가 증폭하는 것이다. 둘째는 재벌들의 탐욕이 과도하여 일가친족까지 손쉽게 떼부자로 만들기 위해 벌이는일감몰아주기다. 셋째는 하도급업체들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불공정거래행위가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것이다. 넷째는 비정규직을 방치하거나 양산하는 경영행태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재벌들의 범죄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여 `법 앞에 평등'이 근본적으로 무너지는 기형적 특권구조의 폐악이다.
이상과 같은 불합리한 문제를 없애는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큰 이의가 없어 보이는데, 최근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 사이에서 벌어진 순환출자구조의 개혁에 대해서는 혼선이 있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박 후보는 기존의 순환출자 해소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기존의 순환출자부분을 해소하는데 대규모의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돈으로 새로운 일자리창출을 위해 추가 투자하는 게 더 합리적인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이 제시했던 기존 순환출자부분에 대한 의결권제한안은 추가로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의결권제한이 그룹경영에 불편하고 경영권보호 차원에서 추가로 오너가 주식을 확보하려 한다면 오너들의 주식매입자금은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회사차원에서는 회사가 소유한 타회사 주식을 오너에게 매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주식매각자금만큼 추가 현금이 확보되어 아무런 부담없이 신규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서 일자리창출에 더 기여하게 된다.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다. 현재구조를 영원히 고착할 것인가 아니면 체질개선으로 선진화할 것인가는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