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허구한 날 이념논쟁으로 세월을 다 보내는 반면 미국은 실용주의 정책으로 발전해 온 국가인 모양이다. 조선 500년 동안 백성들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철학논쟁으로 지새는 동안 백성들은 입에 풀칠도 하기 힘든 질곡의 삶을 이어왔고 서구열강은 실용적인 산업혁명으로 부강한 나라가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한국역사에서 그나마 실용적인 정책이 추진되었던 때가 18세기 전후 실학대두기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기간이 아니었던가 싶다.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 대선후보인 오바마와 롬니가 후보수락연설에서 발표한 공약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이다. 두 후보 모두 경제침체를 반영하여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오바마는 제조업분야에서 100만개, 천연가스산업에서 60만개, 교육에서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롬니는 1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들은 오늘 미국에게 필요한 것은 심오하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양당의 철학을 반영하여 오바마는 감세폐지 등 큰 정부를, 롬니는 감세 등 작은 정부를 주장, 유권자들에게 분명한 선택권을 주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그 동안 오리무중이던 끝에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정책이 박근혜 후보는 창조경제, 문재인 후보는 공정경제, 안철수 후보는 혁신경제를 내세웠다. 우선 유권자들로서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알아듣기가 힘들고 와 닿지 않는다. 현 정부는 중도실용 동반성장 공생발전을 주장하더니 역시 거대담론이다. 내용을 보면 다소간의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결 같이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를 주장하고 있어 유권자들에게는 그 소리가 그 소리같이 들린다. 이런 정도로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국가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좀 더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박 후보의 창조경제는 정보통신을 농어업ㆍ제조업과 융합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주장하고, 문 후보의 공정경제는 중소기업 육성 등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과 공정한 분배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하고, 안 후보의 혁신경제는 중견기업 육성을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의 창조경제론은 1960~70년대 경공업, 1980년대 중화학공업 1990년대 이후의 첨단기술산업 육성에 이어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산업 중심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생명이 창의성에 있고 창의성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과 투자환경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획기적인 규제완화는 수많은 규제당국의 이익과 상충되고 수월성 교육은 지난 30여 년간 지속되어온 교육평준화 정책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
문 후보의 경우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하기 마련인 중소기업만 육성하면 경제발전이 지속가능할 것인지, 안 후보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노동절약적이기 마련인 혁신경제로 어떻게 심각한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세 후보 모두 주장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은 투자위축이 예상되는 재벌규제가 대부분인데 앞서 주장하고 있는 경제패러다임과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나갈 것인지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가능하며 구체적인 정책이라야 대선후보의 국가전략다운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ㆍ아시아금융학회장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 대선후보인 오바마와 롬니가 후보수락연설에서 발표한 공약을 보면 상당히 구체적이다. 두 후보 모두 경제침체를 반영하여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오바마는 제조업분야에서 100만개, 천연가스산업에서 60만개, 교육에서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롬니는 1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들은 오늘 미국에게 필요한 것은 심오하거나 복잡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양당의 철학을 반영하여 오바마는 감세폐지 등 큰 정부를, 롬니는 감세 등 작은 정부를 주장, 유권자들에게 분명한 선택권을 주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그 동안 오리무중이던 끝에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정책이 박근혜 후보는 창조경제, 문재인 후보는 공정경제, 안철수 후보는 혁신경제를 내세웠다. 우선 유권자들로서는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알아듣기가 힘들고 와 닿지 않는다. 현 정부는 중도실용 동반성장 공생발전을 주장하더니 역시 거대담론이다. 내용을 보면 다소간의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결 같이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를 주장하고 있어 유권자들에게는 그 소리가 그 소리같이 들린다. 이런 정도로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국가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좀 더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박 후보의 창조경제는 정보통신을 농어업ㆍ제조업과 융합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주장하고, 문 후보의 공정경제는 중소기업 육성 등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과 공정한 분배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하고, 안 후보의 혁신경제는 중견기업 육성을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의 창조경제론은 1960~70년대 경공업, 1980년대 중화학공업 1990년대 이후의 첨단기술산업 육성에 이어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산업 중심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생명이 창의성에 있고 창의성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과 투자환경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획기적인 규제완화는 수많은 규제당국의 이익과 상충되고 수월성 교육은 지난 30여 년간 지속되어온 교육평준화 정책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
문 후보의 경우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하기 마련인 중소기업만 육성하면 경제발전이 지속가능할 것인지, 안 후보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노동절약적이기 마련인 혁신경제로 어떻게 심각한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 보다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세 후보 모두 주장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정책은 투자위축이 예상되는 재벌규제가 대부분인데 앞서 주장하고 있는 경제패러다임과는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나갈 것인지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가능하며 구체적인 정책이라야 대선후보의 국가전략다운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ㆍ아시아금융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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