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뜨겁게 달구었던 정치의 계절이 다시 태풍처럼 밀려오고 있다. 2012년은 소위 산업화 50년과 민주화 25년의 역사가 만나는 뜻깊은 해다. 동시에, 우리 경제사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치욕스런 IMF 외환위기가 발발한 지 1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사실상 우리는 외환위기 당시의 허리가 부러진 상태에서 아직도 그 후유증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에 번듯한 직장에서 쫓겨난 중산층들은 대부분 자영업자로 밀려나거나 비정규직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외환위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들이 사라진 팍팍한 시장에서 청년들은 실직자가 되거나 구직단념자로 전락하였다. 벌어서 빚도 못갚는 가계부채의 늪에 빠진 서민들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국민들의 50%가 자신이 중산층 미만인 서민계층이라고 답하고 있다. 반면에 30대 재벌들의 힘은 더욱 커져서 그들의 GDP대비 자산과 매출액 규모는 2010년말 기준 각각 90%와 84%로서 외환위기 전과 같이 시장지배력 집중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투자비중은 오히려 외환위기 당시보다 3% 포인트 하락한 5%에 머물고 있다. 즉, 외환위기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투자는 적게 하고 과실은 많이 따먹는 기형적 구조가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탈법, 불법적 기업지배나 계열사를 통한 가공자본의 확대와 일감몰아주기 등은 물론, 하도급 중소기업 목조르기 등의 탐욕이 나타났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25년간 이루었던 민주화는 정치권력을 교체할 수 있는 힘을 국민들이 가졌던 정치민주화였지, 시장권력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국민들이 갖는 경제민주화는 결코 아닌 것을 주권자들이 깨닫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경제민주화의 바람은 이런 배경 하에서 이해해야 한다. 지난 세월 우리가 1인 1표의 선거에 의한 정치민주화를 통해, 개인의 인권을 신장시키고 언론자유 및 지방자치를 발전시키고 정치적으로 나라의 발전방향을 향도해 왔다.그러면 경제민주화는 무엇인가. 우선 기업내부에서는 기업시민인 소액주주들을 세력화시켜서, 기업내부의 투명화와 지배구조의 민주화를 통해 이사회 구조를 정상화하여 불법 탈법 경영을 막고, 기업외부에서는 공정거래는 물론이고 나아가 재벌오너나 일반서민이나 모두 법 앞에 평등하게 만드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시장권력자의 횡포를 막고 오로지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에 보통 사람들의 소액 주주권마저 빼앗아 경영권을 통째로 세습하는 악습도 근절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현재 한국이 이런 경제민주화를 하고 있는가. 또한 기존 정치권이 입만 열면 경제민주화를 외치는데, 과연 그들이 집권하면 그런 나라가, 그런 시장이 될 수 있을까. 또한 경제민주화의 결과는 무엇으로 나타나는가.혹자는 경제민주화가 우리 헌법 제119조 2항만을 뜻한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무지의 소치다. 더욱이 119조 1항인 경제적 자유와 창의 조항의 부수적인 것으로 119조 2항을 편협하게 해석하는 것 역시 매우 불합리하다. 우리 헌법 제9장은 `경제' 장으로서 제119조부터 제127조까지 망라하는 근본 헌법적 경제원리와 적용을 나타낸 것인데, 119조는 근본 경제원리를 나타내고, 120조와 122조는 국토와 자원의 균형개발 원칙, 121조는 합리적 농업경영 원칙, 123조는 농어촌 및 중소기업과 지역균형발전 원칙, 124조는 소비자보호 원칙, 125조는 대외무역육성 원칙, 126조는 사영기업자유 원칙, 127조는 과학기술개발 원칙 등을 천명하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은 제119조에서 경제민주화를 천명하면서 이어서 127조까지 국토ㆍ지역ㆍ농어업ㆍ무역ㆍ사기업ㆍ중소기업ㆍ소비자 등의 균형발전을 명시함으로써 동반성장을 경제의 목표로 정하고 있다. 소용돌이치고 있는 대선정국에서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 공동체 안에서는 누구든지 안심하고 자녀들 교육 잘 시키고 다같이 행복을 누리며 잘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달라는 것임을 정치권이 각인했으면 좋겠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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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과연 현재 한국이 이런 경제민주화를 하고 있는가. 또한 기존 정치권이 입만 열면 경제민주화를 외치는데, 과연 그들이 집권하면 그런 나라가, 그런 시장이 될 수 있을까. 또한 경제민주화의 결과는 무엇으로 나타나는가.혹자는 경제민주화가 우리 헌법 제119조 2항만을 뜻한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무지의 소치다. 더욱이 119조 1항인 경제적 자유와 창의 조항의 부수적인 것으로 119조 2항을 편협하게 해석하는 것 역시 매우 불합리하다. 우리 헌법 제9장은 `경제' 장으로서 제119조부터 제127조까지 망라하는 근본 헌법적 경제원리와 적용을 나타낸 것인데, 119조는 근본 경제원리를 나타내고, 120조와 122조는 국토와 자원의 균형개발 원칙, 121조는 합리적 농업경영 원칙, 123조는 농어촌 및 중소기업과 지역균형발전 원칙, 124조는 소비자보호 원칙, 125조는 대외무역육성 원칙, 126조는 사영기업자유 원칙, 127조는 과학기술개발 원칙 등을 천명하고 있다. 즉, 우리 헌법은 제119조에서 경제민주화를 천명하면서 이어서 127조까지 국토ㆍ지역ㆍ농어업ㆍ무역ㆍ사기업ㆍ중소기업ㆍ소비자 등의 균형발전을 명시함으로써 동반성장을 경제의 목표로 정하고 있다. 소용돌이치고 있는 대선정국에서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대한민국 공동체 안에서는 누구든지 안심하고 자녀들 교육 잘 시키고 다같이 행복을 누리며 잘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달라는 것임을 정치권이 각인했으면 좋겠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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