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조직 분산 부작용 성장속도 30%나 감소
미래 스마트산업 신경망 콘텐츠ㆍ플랫폼은 `열세`
새 ICT 정부조직 신설 국가운명 좌우 과제 부상
미래 스마트산업 신경망 콘텐츠ㆍ플랫폼은 `열세`
새 ICT 정부조직 신설 국가운명 좌우 과제 부상
■ 비전 2020 스마트코리아-스마트 거버넌스
Ⅲ 스마트 거버넌스 복원하자
(2) CPNT 복원에 미래 달렸다
#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12년 동안이나 최강자로 군림해 온 노키아가 몰락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 업계의 거대공룡인 노키아의 몰락은 단일 기업 뿐 아니라 핀란드 경제 전체에 큰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노키아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9% 줄어들자,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2%가 날아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노키아 의존도가 높은 핀란드 경제가 총체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노키아의 위기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겪게된 핀란드의 사례는 정보기술 산업에서 안정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T(터미널, 단말기)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C-P-N-T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한 채 터미널' 제조에만 집중해 온 결과가 총체적인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는 스마트폰 혁명 이후 노키아라는 경쟁력 있던 단말제조사를 살리지 못한 채 뒤늦게 앵그리버드와 같은 콘텐츠 육성에 나서고 있다. 노키아의 몰락은 ICT 거버넌스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의 오류를 정밀하게 평가하고 ICT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리더십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가 전체가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가 ICT 조직을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관리형 조직으로 분산시킨 부작용이 오늘날 현실화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 2008년∼2011년까지 ICT산업 실질성장률은 9.1%로, 2003∼2007년 성장률인 12.8% 대비 -3.7%포인트나 하락하며 성장속도가 약 3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ICT 시장규모가 6.8% 증가하는 동안 한국의 ICT산업의 부가가치는 -2.2%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C-P-N-T 산업 생태계를 아우를 수 있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정부 조직의 필요성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산업은 정부 또는 정치 변화의 속도를 앞서가고 있다. 인터넷과 사물지능은 이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넘어 자동차, 조선, 의료, 교육 등으로 퍼져나가며, 다방면에서 ICT부문과 이종산업간의 융합이 진행중이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는 현재 거대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구글과 애플 등 ICT 기업은 벌써부터 관련 기술들을 사들이며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애플은 자동차에 시리를 적용하며 스마트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으며, 구글은 `구글-X' 연구소를 통해 무인자동차, 바디브라우저, 구글글래스 등을 내놓고 미래 플랫폼 장악을 선언하고 나선 상태다.
우리나라는 단말기(T)와 네트워크(N) 경쟁력이 탁월하지만, 미래 스마트산업의 신경망인 콘텐츠(C)와 플랫폼(P)은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순한 산업간의 융합을 넘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신산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생태계로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스마트 생태계의 영역을 넘나들고 이를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이 절실하다.
다만, 과거 TDX 전전자교환기, CDMA 이동통신을 상용화 했을 당시처럼, 정부가 직접 기업들을 불러모아 미래 기술들을 육성하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 정부조직이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조산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주체였다면, 새로 구성하는 거버넌스는 미래 스마트시대의 신경망인 C-P-N-T 생태계가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신경망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각의 산업 주체들이 협력을 가속화하도록 규제와 진흥정책의 틀을 재편하는 정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새로운 ICT 거버넌스 체제에 대한 논의는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방통위, 문화부, 지경부, 행안부로 흩어진 산업진흥 기능들을 한데 모으고, ICT 기능을 통합하는 독임제 정부부처를 신설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범 정부적인 조정역할을 담당할 대통령 산하기구 신설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논의를 거쳐 전문가들은 몇 가지 원칙들을 세우는 데 대해 합의를 모아가고 있다. 우선 기능분산으로 인한 기존체제의 문제점을 명확히 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또한 새로운 ICT거버넌스는 평가로부터 도출된 요구사항들을 반영하고 ICT분야의 장기비전 수립 및 준비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단순한 결합 또는 분산이 아닌 분명한 목표에 따른 기능분화를 조직하는 일 또한 필수다. 이 과정에서 산업 진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와 부담은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
김동욱 KISDI 원장은 "바람직한 ICT 정부조직 설계는 C-P-N-T 패러다임에 기반한 생태계와 혁신의 확산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ICT 정부기구는 과학기술, 교육, 의료, 문화, 국방, 국정운영방식, 기업조직 혁신 등을 포괄한 ICT 기반의 국가혁신을 조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최경섭부장 kschoi@ 한민옥차장 mohan@ 강희종기자 mindle@ 박지성기자 jspark@ 김유정기자 clickyj@ 김나리기자 nar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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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스마트 거버넌스 복원하자
(2) CPNT 복원에 미래 달렸다
#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12년 동안이나 최강자로 군림해 온 노키아가 몰락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 업계의 거대공룡인 노키아의 몰락은 단일 기업 뿐 아니라 핀란드 경제 전체에 큰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노키아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9% 줄어들자, 핀란드 국내총생산(GDP)의 2%가 날아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노키아 의존도가 높은 핀란드 경제가 총체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노키아의 위기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겪게된 핀란드의 사례는 정보기술 산업에서 안정된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T(터미널, 단말기)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C-P-N-T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한 채 터미널' 제조에만 집중해 온 결과가 총체적인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는 스마트폰 혁명 이후 노키아라는 경쟁력 있던 단말제조사를 살리지 못한 채 뒤늦게 앵그리버드와 같은 콘텐츠 육성에 나서고 있다. 노키아의 몰락은 ICT 거버넌스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의 오류를 정밀하게 평가하고 ICT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리더십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국가 전체가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가 ICT 조직을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 관리형 조직으로 분산시킨 부작용이 오늘날 현실화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 2008년∼2011년까지 ICT산업 실질성장률은 9.1%로, 2003∼2007년 성장률인 12.8% 대비 -3.7%포인트나 하락하며 성장속도가 약 3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ICT 시장규모가 6.8% 증가하는 동안 한국의 ICT산업의 부가가치는 -2.2%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C-P-N-T 산업 생태계를 아우를 수 있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정부 조직의 필요성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산업은 정부 또는 정치 변화의 속도를 앞서가고 있다. 인터넷과 사물지능은 이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넘어 자동차, 조선, 의료, 교육 등으로 퍼져나가며, 다방면에서 ICT부문과 이종산업간의 융합이 진행중이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는 현재 거대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구글과 애플 등 ICT 기업은 벌써부터 관련 기술들을 사들이며 새로운 시장을 주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애플은 자동차에 시리를 적용하며 스마트카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으며, 구글은 `구글-X' 연구소를 통해 무인자동차, 바디브라우저, 구글글래스 등을 내놓고 미래 플랫폼 장악을 선언하고 나선 상태다.
우리나라는 단말기(T)와 네트워크(N) 경쟁력이 탁월하지만, 미래 스마트산업의 신경망인 콘텐츠(C)와 플랫폼(P)은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순한 산업간의 융합을 넘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신산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생태계로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스마트 생태계의 영역을 넘나들고 이를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이 절실하다.
다만, 과거 TDX 전전자교환기, CDMA 이동통신을 상용화 했을 당시처럼, 정부가 직접 기업들을 불러모아 미래 기술들을 육성하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 정부조직이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조산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주체였다면, 새로 구성하는 거버넌스는 미래 스마트시대의 신경망인 C-P-N-T 생태계가 상호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신경망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각의 산업 주체들이 협력을 가속화하도록 규제와 진흥정책의 틀을 재편하는 정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새로운 ICT 거버넌스 체제에 대한 논의는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방통위, 문화부, 지경부, 행안부로 흩어진 산업진흥 기능들을 한데 모으고, ICT 기능을 통합하는 독임제 정부부처를 신설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범 정부적인 조정역할을 담당할 대통령 산하기구 신설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논의를 거쳐 전문가들은 몇 가지 원칙들을 세우는 데 대해 합의를 모아가고 있다. 우선 기능분산으로 인한 기존체제의 문제점을 명확히 평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또한 새로운 ICT거버넌스는 평가로부터 도출된 요구사항들을 반영하고 ICT분야의 장기비전 수립 및 준비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단순한 결합 또는 분산이 아닌 분명한 목표에 따른 기능분화를 조직하는 일 또한 필수다. 이 과정에서 산업 진흥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와 부담은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
김동욱 KISDI 원장은 "바람직한 ICT 정부조직 설계는 C-P-N-T 패러다임에 기반한 생태계와 혁신의 확산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ICT 정부기구는 과학기술, 교육, 의료, 문화, 국방, 국정운영방식, 기업조직 혁신 등을 포괄한 ICT 기반의 국가혁신을 조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최경섭부장 kschoi@ 한민옥차장 mohan@ 강희종기자 mindle@ 박지성기자 jspark@ 김유정기자 clickyj@ 김나리기자 nar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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