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는 우리경제의 또 하나의 뇌관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경우 은행부실이 늘어나게 하고 이는 곧 다시 국가부채로 전이되면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 가계부채는 매년 60조원씩 늘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이 165%에 근접해 OECD 평균인 137%를 능가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가계부채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데에 비해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실직자와 은퇴자가 생계를 위해 차입을 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의 질도 문제이다. 은행권의 가계부채는 그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반면 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비은행권의 가계부채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생계형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원인은 생계형과 부동산 구입용이 있다. 2005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시기에는 부동산 구입용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났으나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실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생계형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도 원인중의 하나다.
우리 가계부채를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다. 부채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차입하면서 늘어나게 되는데 소득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생기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우리 산업구조나 경제구조와 연관이 있어 단기간에 늘리기가 쉽지 않다. 또한 금리를 높여 가계부채를 줄이기도 쉽지 않다. 금리를 높이는 경우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으며 외국과의 금리차이가 커지면서 자본유입으로 유동성이 늘어나 부채를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출증가로 일자리가 늘어나 가계부채가 줄어들 수 있고 복지지출을 늘리거나 서민들의 생활비용을 낮게 해서도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기가 단기간에 호전되기는 어려우며 또한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고려하면 복지지출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기도 어렵다. 생활물가를 단기간에 낮추기도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가계부채를 줄이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가계부채를 줄이는 대책보다는 가계부채가 부실화되는 것을 막는 데에 정책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먼저 만기연장을 통해 가계부채가 부실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저신용자에게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을 경우 비록 은행권의 부채는 감소할지 몰라도 풍선효과에 의해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가 늘어나게 되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금리를 높이는 것보다 대출금리를 낮추어주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금리를 높이는 경우 가계부채는 부실화될 수 있다. 서민금융을 확충하여 제도권 금융밖에서 높은 금리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저신용자들을 제도권 금융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서민층의 대출금리를 낮추어서 가계대출 부실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도 낮추어서 금리부담을 줄여서 대출이 부실화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경제 체질이 많이 약해져 있다. 이러한 시기에 세계적 경기침체와 같은 외부충격이 올 경우 가계대출은 부실화되기 쉽다. 그리고 이는 경기침체와 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을 초래해 우리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를 신중히 관리해서 경제위기를 피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ㆍ한국국제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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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계부채는 매년 60조원씩 늘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이 165%에 근접해 OECD 평균인 137%를 능가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가계부채 규모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데에 비해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실직자와 은퇴자가 생계를 위해 차입을 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계부채의 질도 문제이다. 은행권의 가계부채는 그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반면 저신용자들이 이용하는 비은행권의 가계부채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생계형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원인은 생계형과 부동산 구입용이 있다. 2005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시기에는 부동산 구입용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났으나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실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생계형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도 원인중의 하나다.
우리 가계부채를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다. 부채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차입하면서 늘어나게 되는데 소득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생기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우리 산업구조나 경제구조와 연관이 있어 단기간에 늘리기가 쉽지 않다. 또한 금리를 높여 가계부채를 줄이기도 쉽지 않다. 금리를 높이는 경우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으며 외국과의 금리차이가 커지면서 자본유입으로 유동성이 늘어나 부채를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기가 회복될 경우 수출증가로 일자리가 늘어나 가계부채가 줄어들 수 있고 복지지출을 늘리거나 서민들의 생활비용을 낮게 해서도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기가 단기간에 호전되기는 어려우며 또한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고려하면 복지지출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기도 어렵다. 생활물가를 단기간에 낮추기도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가계부채를 줄이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가계부채를 줄이는 대책보다는 가계부채가 부실화되는 것을 막는 데에 정책의 초점을 두어야 한다. 먼저 만기연장을 통해 가계부채가 부실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저신용자에게 만기연장을 해주지 않을 경우 비록 은행권의 부채는 감소할지 몰라도 풍선효과에 의해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가 늘어나게 되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금리를 높이는 것보다 대출금리를 낮추어주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금리를 높이는 경우 가계부채는 부실화될 수 있다. 서민금융을 확충하여 제도권 금융밖에서 높은 금리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저신용자들을 제도권 금융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서민층의 대출금리를 낮추어서 가계대출 부실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도 낮추어서 금리부담을 줄여서 대출이 부실화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경제 체질이 많이 약해져 있다. 이러한 시기에 세계적 경기침체와 같은 외부충격이 올 경우 가계대출은 부실화되기 쉽다. 그리고 이는 경기침체와 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을 초래해 우리경제를 위기로 몰고 가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정부는 가계부채 문제를 신중히 관리해서 경제위기를 피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ㆍ한국국제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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