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ㆍ공연 기획ㆍ3D 아트 등 다양한 수업
올 경쟁률 16대 1… 신개념 인재양성 실험
올 경쟁률 16대 1… 신개념 인재양성 실험
■ 미래인재 육성 선도 융합대학 현장을 가다
(1)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현재 대학가는 융합학과 신설 붐이다. 전문지식만 갖춘 기계적인 인재가 아니라 다양한 학문에 능통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이른바 `스티브잡스'형 창의융합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연세대의 글로벌융합공학부, 포스텍의 창의IT융합공학과, 숭실대 글로벌미디어학부 등은 모두 이러한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융합'으로 특성화해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올해 신설된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는 특히 눈에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과 IT의 융합이라는 색다른 조합도 관심을 끌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학사과정의 융합전공을 선보인 것은 이곳이 국내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가 지향하는 인재상은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어 갈 리더다. 김주섭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 교수는 "미래 사회에서는 인문과 예술 또는 테크놀로지만 따로 알아서는 각 분야의 가능성을 충분히 끌어낼 수 없다"며 "인문학이 주는 통찰력과 예술과 테크놀로지가 주는 방법론이 결합될 때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의 교과과정은 크게 예술에 초점을 맞춘 인터랙티브 아트(IA) 트랙과 공학 기반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ET) 트랙으로 나뉜다. IA 트랙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워크숍, 창의적 퍼포먼스 프로젝트, 문화콘텐츠 기획 및 개발론, 문화 경영 및 마케팅 등을 배우고 ET 트랙에서는 모바일 프로그래밍, 피지컬 컴퓨팅, 영상처리 및 가상ㆍ증강 현실, 스마트 디바이스 개발 등을 배운다. 학생들은 입학 후 2년간 인문학과 예술, IT 분야의 기초지식을 배우고 2학년 말에 두 트랙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융합학과 특성상 교육방식은 체험과 실습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난 3월 개강한 현재 신입생들의 수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먼저 삼성전자와 함께 개설한 문화콘텐츠 개발 기획론에서는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한다. 창의인성 개발론 과목은 대학로에 가서 연극을 보고 공연기획자, 연기자 등과 기획의도와 작품내용, 공연방식 등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이다. 3D 아트를 위한 수학 과목과 프로그램은 학기말까지 각각 수학교육 관련 앱북과 포토 슬라이드 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수업내용이다.
김 교수는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실제 만들어보면서 필요하기 때문에 공부하도록 교육과정을 마련했다"며 "특히 프로그래밍의 경우 프로그램 코딩은 물론 음악과 사진, 스토리 등 콘텐츠까지 직접 만들어 전체 제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는 올해 30명 모집에 480여명이 몰려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외고 출신이 전체의 40%가 넘고 해외 유학을 포기하고 입학한 학생도 있었다. 학교측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서강대에서 3.5년 공부하고 카네기멜론대학에서 1.5년을 공부해 석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서강-카네기 멜런 엔터테인먼트 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교원 임용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서강대에 합류한 김주섭 교수가 대표적으로 그는 헐리우드의 유명 CG 제작사인 리듬앤휴즈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엑스맨, A특공대,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의 영화 CG가 모두 김 교수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통해 만들어졌다.
일부에서는 학사과정의 융합학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후 석사 이후부터 융합학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서강대의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가 더 특별한 실험이라고 말한다.
그는 "영어 교육에 비유하자면 학사 과정에서의 융합은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와 영어를 같이 생활 속에서 쓰는 것과 같다"며 "학사과정에서의 융합은 석사과정보다 훨씬 더 화학적인 융합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융합학과의 성공 조건으로 전문성과 인문학적 통찰력을 지목했다. 그는 "피상적으로 서로 다른 과목을 몇 개 듣는 융합이 아니라 모든 커리큘럼 수업 하나하나에서 융합적 교육이 시도돼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대학 4∼5년간 제한된 과목수에서의 융합 교육 특성상 전문성을 키우는 데 다소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술과 기술은 일종의 방법론이어서 이것들의 융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문학적 고민이 선행돼야 비로소 예술과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 사진설명 : 올해 초 합류한 할리우드 유명 CG제작사 리듬앤휴즈 SW개발자 출신인 김주섭 교수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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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현재 대학가는 융합학과 신설 붐이다. 전문지식만 갖춘 기계적인 인재가 아니라 다양한 학문에 능통하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이른바 `스티브잡스'형 창의융합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연세대의 글로벌융합공학부, 포스텍의 창의IT융합공학과, 숭실대 글로벌미디어학부 등은 모두 이러한 새로운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융합'으로 특성화해 경쟁력을 강화한 사례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올해 신설된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는 특히 눈에 주목을 받고 있다. 예술과 IT의 융합이라는 색다른 조합도 관심을 끌지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학사과정의 융합전공을 선보인 것은 이곳이 국내에서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가 지향하는 인재상은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어 갈 리더다. 김주섭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 교수는 "미래 사회에서는 인문과 예술 또는 테크놀로지만 따로 알아서는 각 분야의 가능성을 충분히 끌어낼 수 없다"며 "인문학이 주는 통찰력과 예술과 테크놀로지가 주는 방법론이 결합될 때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의 교과과정은 크게 예술에 초점을 맞춘 인터랙티브 아트(IA) 트랙과 공학 기반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ET) 트랙으로 나뉜다. IA 트랙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워크숍, 창의적 퍼포먼스 프로젝트, 문화콘텐츠 기획 및 개발론, 문화 경영 및 마케팅 등을 배우고 ET 트랙에서는 모바일 프로그래밍, 피지컬 컴퓨팅, 영상처리 및 가상ㆍ증강 현실, 스마트 디바이스 개발 등을 배운다. 학생들은 입학 후 2년간 인문학과 예술, IT 분야의 기초지식을 배우고 2학년 말에 두 트랙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융합학과 특성상 교육방식은 체험과 실습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난 3월 개강한 현재 신입생들의 수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먼저 삼성전자와 함께 개설한 문화콘텐츠 개발 기획론에서는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한다. 창의인성 개발론 과목은 대학로에 가서 연극을 보고 공연기획자, 연기자 등과 기획의도와 작품내용, 공연방식 등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이다. 3D 아트를 위한 수학 과목과 프로그램은 학기말까지 각각 수학교육 관련 앱북과 포토 슬라이드 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수업내용이다.
김 교수는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실제 만들어보면서 필요하기 때문에 공부하도록 교육과정을 마련했다"며 "특히 프로그래밍의 경우 프로그램 코딩은 물론 음악과 사진, 스토리 등 콘텐츠까지 직접 만들어 전체 제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는 올해 30명 모집에 480여명이 몰려 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외고 출신이 전체의 40%가 넘고 해외 유학을 포기하고 입학한 학생도 있었다. 학교측의 지원도 전폭적이다. 서강대에서 3.5년 공부하고 카네기멜론대학에서 1.5년을 공부해 석사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고 `서강-카네기 멜런 엔터테인먼트 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교원 임용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서강대에 합류한 김주섭 교수가 대표적으로 그는 헐리우드의 유명 CG 제작사인 리듬앤휴즈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엑스맨, A특공대,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의 영화 CG가 모두 김 교수의 소프트웨어 지원을 통해 만들어졌다.
일부에서는 학사과정의 융합학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후 석사 이후부터 융합학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교수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서강대의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가 더 특별한 실험이라고 말한다.
그는 "영어 교육에 비유하자면 학사 과정에서의 융합은 초등학교 때부터 국어와 영어를 같이 생활 속에서 쓰는 것과 같다"며 "학사과정에서의 융합은 석사과정보다 훨씬 더 화학적인 융합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융합학과의 성공 조건으로 전문성과 인문학적 통찰력을 지목했다. 그는 "피상적으로 서로 다른 과목을 몇 개 듣는 융합이 아니라 모든 커리큘럼 수업 하나하나에서 융합적 교육이 시도돼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대학 4∼5년간 제한된 과목수에서의 융합 교육 특성상 전문성을 키우는 데 다소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술과 기술은 일종의 방법론이어서 이것들의 융합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가 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문학적 고민이 선행돼야 비로소 예술과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 사진설명 : 올해 초 합류한 할리우드 유명 CG제작사 리듬앤휴즈 SW개발자 출신인 김주섭 교수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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