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 주변 개발로 월동집단 급감
수초류 등 먹이자원 보호안 필요
수초류 등 먹이자원 보호안 필요
해마다 겨울철만 되면 동해안을 찾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동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겨울의 진객(珍客) 혹고니를 보기 위해서이고, 또 다른 하나는 푸르디푸른 동해바다를 보고 신선한 해물로 만든 먹거리를 맛보기 위해서다. 강릉부터 고성까지 이어지는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강릉 경포호에서 주문진항, 속초 대포항, 속초 청초호, 영랑호, 송지호, 거진항을 지나 화진포까지 해안가의 석호와 크고 작은 수많은 항과 해수욕장을 만나게 된다. 혹고니를 동해안에서만 관찰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석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석호 내에 서식하는 풍부한 부들이나 갈대의 뿌리와 줄기 등 수초류도 좋아하지만 돌이끼 등 해조류를 매우 좋아한다.
한국에 도래하는 고니류는 큰고니와 고니, 혹고니 3종류다. 큰고니와 고니는 부산 낙동강이나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경남 창녕 우포저수지, 충남의 천수만, 금강하구 영산강 하구 등 전국의 주요 강 하구와 간척지의 주요 철새도래지에 분포한다. 이와 달리 혹고니는 동해안을 따라 남하하면서 동해안 일대 석호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고니류 가운데 가장 개체수가 적고 희귀해 천연기념물 제 201-3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혹고니는 전체적으로 흰색이지만 눈앞부분과 다리는 검은색이다. 부리는 주황색이고 부리 기부에 검은색 혹이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어린 개체는 온몸이 회색이고 부리는 검은 색이다.
1980년 강원도 화진포에서 강릉 경포호에 걸쳐 해마다 약 145마리의 무리가 찾아와 겨울을 났지만, 1999년부터 2010년까지의 조사 결과 2002년에만 29개체가 관찰됐고 최근에는 5마리 이하가 도래하고 있다. 화진포호는 국내 유일한 혹고니 도래지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과거 동해안의 청초호, 송지호 등 다른 석호지역에서도 도래하던 혹고니를 비롯해 큰고니와 고니들이 계속된 개발로 인해 월동집단이 매년 줄어들다가, 현재는 화진포호에서만 혹고니가 도래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따라서 이 지역에 대한 보호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고니류의 중요한 먹이자원인 호수의 수초류 등 수생식물 보호대책이 필요하다.
2000년 이후에는 전남 고흥 정암저수지에서 2002년 4개체가 월동하는 것이 확인됐고, 2003년 12월 시화호 어섬과 터미섬 사이에서 4개체가 처음 관찰됐다. 2005년에는 행주대교와 팔당댐 사이에서도 1개체가, 2008년 여름 제주 용수저수지에서는 4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2011년 2월에는 전남 곡성에도 2마리가 발견되는 등 전국적으로 소수 개체들이 월동하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동해안에서만 월동하던 혹고니가 경기도 남양만, 충남 천수만, 경북 형산강 등 전라도와 경상도 해안과 하천에서 관찰되는 것은 혹고니의 규칙적인 도래가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감소원인으로 강원도 석호 주변의 일주도로 조성 및 관광지 개발, 호수의 잦은 결빙 등으로 꼽힌다.
대형 조류이기 때문에 다른 새들보다 알에서 부화된 새끼를 키우는 기간이 매우 길고 번식지나 월동지의 환경에 따라 개체수의 변동이 심하게 나타난다. 동해안의 겨울철 신사인 혹고니를 이제 거의 관찰할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혹고니 월동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학술조사를 통해 안정된 서식지가 복원되길 바란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화진포에서 월동 중인 혹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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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도래하는 고니류는 큰고니와 고니, 혹고니 3종류다. 큰고니와 고니는 부산 낙동강이나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경남 창녕 우포저수지, 충남의 천수만, 금강하구 영산강 하구 등 전국의 주요 강 하구와 간척지의 주요 철새도래지에 분포한다. 이와 달리 혹고니는 동해안을 따라 남하하면서 동해안 일대 석호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를 찾는 고니류 가운데 가장 개체수가 적고 희귀해 천연기념물 제 201-3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혹고니는 전체적으로 흰색이지만 눈앞부분과 다리는 검은색이다. 부리는 주황색이고 부리 기부에 검은색 혹이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어린 개체는 온몸이 회색이고 부리는 검은 색이다.
1980년 강원도 화진포에서 강릉 경포호에 걸쳐 해마다 약 145마리의 무리가 찾아와 겨울을 났지만, 1999년부터 2010년까지의 조사 결과 2002년에만 29개체가 관찰됐고 최근에는 5마리 이하가 도래하고 있다. 화진포호는 국내 유일한 혹고니 도래지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과거 동해안의 청초호, 송지호 등 다른 석호지역에서도 도래하던 혹고니를 비롯해 큰고니와 고니들이 계속된 개발로 인해 월동집단이 매년 줄어들다가, 현재는 화진포호에서만 혹고니가 도래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따라서 이 지역에 대한 보호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고니류의 중요한 먹이자원인 호수의 수초류 등 수생식물 보호대책이 필요하다.
2000년 이후에는 전남 고흥 정암저수지에서 2002년 4개체가 월동하는 것이 확인됐고, 2003년 12월 시화호 어섬과 터미섬 사이에서 4개체가 처음 관찰됐다. 2005년에는 행주대교와 팔당댐 사이에서도 1개체가, 2008년 여름 제주 용수저수지에서는 4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2011년 2월에는 전남 곡성에도 2마리가 발견되는 등 전국적으로 소수 개체들이 월동하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동해안에서만 월동하던 혹고니가 경기도 남양만, 충남 천수만, 경북 형산강 등 전라도와 경상도 해안과 하천에서 관찰되는 것은 혹고니의 규칙적인 도래가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감소원인으로 강원도 석호 주변의 일주도로 조성 및 관광지 개발, 호수의 잦은 결빙 등으로 꼽힌다.
대형 조류이기 때문에 다른 새들보다 알에서 부화된 새끼를 키우는 기간이 매우 길고 번식지나 월동지의 환경에 따라 개체수의 변동이 심하게 나타난다. 동해안의 겨울철 신사인 혹고니를 이제 거의 관찰할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혹고니 월동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학술조사를 통해 안정된 서식지가 복원되길 바란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사진설명 : 화진포에서 월동 중인 혹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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