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광 교과부 정책관
"풀뿌리 기초연구는 논문만 남기고 결과가 대부분 잠자고 있고, 사업화를 염두에 둔 원천연구 역시 미완의 시스템 때문에 기대한 성과가 부족하다. 깊이 있는 정책기획을 통해 기초연구에서 기술사업화까지 잇는 길을 닦겠다."
양성광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사진)은 20일 실험실과 시장 사이에 놓인 일명 `데스밸리'를 극복할 수 있도록 더 정교한 R&D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양성광 국장은 교과부의 기초연구와 원천연구를 아우르는 R&D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원자력, 우주 등 거대과학 분야를 총괄하는 전략기술개발관과 함께 교과부 R&D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997∼98년 서기관 시절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하는 등 국가 주도 대규모 장기 원천연구사업에 대해 깊이 있는 식견을 갖고 있다. 양 국장에게서 교과부 기초ㆍ원천연구의 비전을 들어봤다.
- G7에 이은 대형 국책R&D 사업인 21세기 프론티어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사업의 의미를 평가하자면.
"국가 R&D 사업이 처음 시작된 게 1982년이고 당시 연 예산이 180억원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G7이라는 대형 장기 R&D사업이 10년간 추진됐고, 이어 다시 10년간 21세기 프론티어가 추진됐다. 10년간 1조2000여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연구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는 사업단 체계는 논문, 특허, 기술이전 등에서 다른 사업에 비해 월등히 나은 성과를 낳았다. 1만여건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발표와 430여건의 기술이전 계약이 이뤄졌다. 특히 전문가가 책임지고 사업을 이끌어가는 사업단 체계는 이후 모든 부처가 벤치마킹해 도입하기도 했다."
- 기획에 비해 사업화 성과가 적다는 평가가 있는데.
"낸드플래시 기술,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 분해기술 등이 개발돼 산업현장에 녹아 들어갔지만 전체적 성과는 부족한 면이 있다. 사업단 체계에서는 세부과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데 우리나라 법ㆍ체계상으로는 모든 성과가 세부과제별로 나오게 돼 있다 보니 제품화까지 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사업화가 잘 될 만한 사업단은 중간에 지식경제부로 이관돼 갔다. 당초 기획은 모든 사업단이 법인화하고 운영비를 확보해 자생력을 갖는 것이었는데 이 역시 일부에 그쳤다. G7의 성공사례로 기록된 고속철은 R&D 후 국토부로 이관돼 데스밸리를 넘었기 때문에 빛을 볼 수 있었다. 프론티어 연구성과지원센터를 통해 후속연구와 사업화 지원, 모니터링 기능을 가동하겠다. 센터가 할 역할이 크다. 이제부터가 사업화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에 대한 구상은.
"과학벨트의 기초과학 연구단과 21세기 프론티어 후속인 글로벌 프론티어 연구단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일부 시각이 있지만 두 연구단은 태생적으로 확연히 다르다. 세계최고의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게 글로벌 프론티어다. 각 연구단이 자생력을 갖도록 모두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현재 7개 연구단이 출범했고, 총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부처별로 R&D가 이뤄지는 있고, 더 작은 규모 연구사업도 있는 만큼 연구단 수를 더 늘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 기초연구와 원천연구, 사업화를 매끄럽게 잇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풀뿌리 기초연구 투자가 크게 늘었는데 그 성과가 논문만 나온 후에 모두 잠자고 있다. 올 연말부터 이를 다 분석하려고 한다. 잠자는 것 중 가능성 있는 것은 교과부가 원천기술로 개발하고, 다른 부처로 넘겨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부처간 R&D 장벽을 깨기 위해서 필수적인 작업이다. 기초연구에 투입한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또 줄기세포를 포함한 바이오연구는 우리 부처와 지경부, 복지부간 연계가 필수적이다. 부처연계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 21세기 프론티어의 경제적 효과 분석 계획은.
"사실 R&D와 경제적 효과간의 인과관계를 찾는 작업은 매우 어렵다. 이전에 이뤄진 프론티어 종료사업의 경제적 효과분석 결과는 다소 과장된 면도 있었다. 좀더 보수적으로 연말까지 8개 사업단의 대표적인 기술 10개에 대해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려고 한다. 또 프론티어 사업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추적관리하고, 잘된 것은 계속 기술이전하고 실용화해갈 계획이다. 또 프론티어에서 얻은 경험을 R&D시스템 보완에 활용할 것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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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광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정책관(사진)은 20일 실험실과 시장 사이에 놓인 일명 `데스밸리'를 극복할 수 있도록 더 정교한 R&D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양성광 국장은 교과부의 기초연구와 원천연구를 아우르는 R&D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원자력, 우주 등 거대과학 분야를 총괄하는 전략기술개발관과 함께 교과부 R&D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것.
특히 지난 1997∼98년 서기관 시절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하는 등 국가 주도 대규모 장기 원천연구사업에 대해 깊이 있는 식견을 갖고 있다. 양 국장에게서 교과부 기초ㆍ원천연구의 비전을 들어봤다.
- G7에 이은 대형 국책R&D 사업인 21세기 프론티어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사업의 의미를 평가하자면.
"국가 R&D 사업이 처음 시작된 게 1982년이고 당시 연 예산이 180억원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G7이라는 대형 장기 R&D사업이 10년간 추진됐고, 이어 다시 10년간 21세기 프론티어가 추진됐다. 10년간 1조2000여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연구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는 사업단 체계는 논문, 특허, 기술이전 등에서 다른 사업에 비해 월등히 나은 성과를 낳았다. 1만여건의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발표와 430여건의 기술이전 계약이 이뤄졌다. 특히 전문가가 책임지고 사업을 이끌어가는 사업단 체계는 이후 모든 부처가 벤치마킹해 도입하기도 했다."
- 기획에 비해 사업화 성과가 적다는 평가가 있는데.
"낸드플래시 기술,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 분해기술 등이 개발돼 산업현장에 녹아 들어갔지만 전체적 성과는 부족한 면이 있다. 사업단 체계에서는 세부과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데 우리나라 법ㆍ체계상으로는 모든 성과가 세부과제별로 나오게 돼 있다 보니 제품화까지 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나마 사업화가 잘 될 만한 사업단은 중간에 지식경제부로 이관돼 갔다. 당초 기획은 모든 사업단이 법인화하고 운영비를 확보해 자생력을 갖는 것이었는데 이 역시 일부에 그쳤다. G7의 성공사례로 기록된 고속철은 R&D 후 국토부로 이관돼 데스밸리를 넘었기 때문에 빛을 볼 수 있었다. 프론티어 연구성과지원센터를 통해 후속연구와 사업화 지원, 모니터링 기능을 가동하겠다. 센터가 할 역할이 크다. 이제부터가 사업화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에 대한 구상은.
"과학벨트의 기초과학 연구단과 21세기 프론티어 후속인 글로벌 프론티어 연구단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일부 시각이 있지만 두 연구단은 태생적으로 확연히 다르다. 세계최고의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게 글로벌 프론티어다. 각 연구단이 자생력을 갖도록 모두 독립법인으로 출범시켰다. 현재 7개 연구단이 출범했고, 총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부처별로 R&D가 이뤄지는 있고, 더 작은 규모 연구사업도 있는 만큼 연구단 수를 더 늘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 기초연구와 원천연구, 사업화를 매끄럽게 잇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풀뿌리 기초연구 투자가 크게 늘었는데 그 성과가 논문만 나온 후에 모두 잠자고 있다. 올 연말부터 이를 다 분석하려고 한다. 잠자는 것 중 가능성 있는 것은 교과부가 원천기술로 개발하고, 다른 부처로 넘겨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부처간 R&D 장벽을 깨기 위해서 필수적인 작업이다. 기초연구에 투입한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또 줄기세포를 포함한 바이오연구는 우리 부처와 지경부, 복지부간 연계가 필수적이다. 부처연계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 21세기 프론티어의 경제적 효과 분석 계획은.
"사실 R&D와 경제적 효과간의 인과관계를 찾는 작업은 매우 어렵다. 이전에 이뤄진 프론티어 종료사업의 경제적 효과분석 결과는 다소 과장된 면도 있었다. 좀더 보수적으로 연말까지 8개 사업단의 대표적인 기술 10개에 대해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려고 한다. 또 프론티어 사업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추적관리하고, 잘된 것은 계속 기술이전하고 실용화해갈 계획이다. 또 프론티어에서 얻은 경험을 R&D시스템 보완에 활용할 것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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