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상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ㆍ기술경영학과 교수
최근 IT 산업에서의 경쟁이 치열하다.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시장에서 상대를 KO시킬 정도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구글이 한 때 세계 최초의 휴대폰 제조회사이었던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에 인수하고, 1위 PC 제조업체이던 HP는 PC 사업의 매각과 모바일 사업 철수를 선언하였다. 애플과 삼성전자간에는 한국ㆍ독일ㆍ일본ㆍ프랑스 등의 법원에서 서로간의 특허를 침해하였다는 소송이 제기되었고, 급기야 지난 9월 9일 뒤셀도르프 법원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이 애플의 아이패드2와 디자인에서 닮았다고 독일에서의 판매를 금지시키는 일도 발생하였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해 국내 IT기업들은 SW 인재 채용을 강화하고, 대학은 SW학과를 신설하고, 정부는 540억원을 국내기업들의 컨소시엄에 투자해 토종 모바일 OS를 개발한다는 정책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나라 IT산업의 문제는 단순히 HW 대비한 SW 경쟁력이 부족한 것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보다는 우리 기업들이 빠른 추격자이었으나 그 추격의 속도나 방향이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된다.
역사상 대부분의 성공적인 IT기업은 최초 개발자보다는 빠른 추격자가 더 많았다. PC산업에서의 애플과 IBM, 가전산업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의 애플 등이 모두 빠른 추격자이었다. 애플이 최근 삼성전자에게 따라한다고 주장하지만 애플도 따라쟁이이었다. 애플의 OS를 본 따 MS가 윈도3.1을 만들자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에게 "왜 남을 따라하느냐"고 하자 빌 게이츠는 "너도 따라하지 않았느냐(You did it, too)"고 대꾸하였다는 것은 애플의 OS가 제록스의 팔로알토 연구소가 개발한 Alto란 컴퓨터의 OS를 모방한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PC시장에서 추격자들에게 추월당한 이후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게된 모멘텀이 되었던 아이팟 역시 세계에서 처음 나온 MP3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추격의 속도를 기업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구매로 결정해주기 때문에, 수많은 추격자 중에서 선두주자를 추월하는 정말 빠른 추격자는 속도보다는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여야 한다. 즉, 빠른 추격자는 앞선 선두주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기술과 편익을 갖춘 상품으로 시장을 압도해야 추격에서 성공한다. 애플의 경우 PC시장에 진출할 때 종전의 PC처럼 엔지니어들의 비싼 장난감이 아닌 스프레드시트, 워드 등을 통해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상적인 업무나 여가를 쓸 수 있는 상품으로 기능을 혁신하면서 선두주자로 등장하였다.아이팟 역시 당시 다른 제품보다 예쁘고, 가볍고, 많은 노래를 담을 수 있었기에 성공이 가능하였다. 구글은 페이지랭크라는 새로운 검색 엔진 기술을 통해 검색분야에서 선두주자 이었던 야후를 압도하였기에 오늘의 구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경쟁자를 압도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자체의 힘만으로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부족하다면 M&A이던 컨소시엄이던 외부 자원과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플이 아이팟을 출시할 때 아이튠즈를 이용하여 더 많은 음원제공자를 거느린 생태계를 갖춘 것이나,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빈의 안드로이드사를 2005년에 M&A해서 모바일 OS를 확보하여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공적인 외부역량 활용의 예이다. 반면에 2004년에 앤디 루빈이 삼성전자를 직접 찾아가 M&A를 제안하였으나, 8명이라는 안드로이드사의 규모를 우습게 본 삼성전자가 `2000명으로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거절했다는 일화는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자기 스스로의 역량만 고집하는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을 가지고 있는 일례인 것 같아 안타깝다.
삼성전자는 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세계 5위안에도 못들었으나 지금은 선두주자인 애플을 위협하는 제일 빠른 추격자가 되었다. 우리 IT기업들이 성공적인 빠른 추격자에서 더 나아가 선두주자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선두주자가 갖춘 역량보다 더 좋은 역량을 갖추거나, 참신한 신상품이나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야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전체 IT산업 참여자들의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고, 정부는 IT산업을 바람직한 생태계로 육성하는 제도적 측면의 효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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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대부분의 성공적인 IT기업은 최초 개발자보다는 빠른 추격자가 더 많았다. PC산업에서의 애플과 IBM, 가전산업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서의 애플 등이 모두 빠른 추격자이었다. 애플이 최근 삼성전자에게 따라한다고 주장하지만 애플도 따라쟁이이었다. 애플의 OS를 본 따 MS가 윈도3.1을 만들자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에게 "왜 남을 따라하느냐"고 하자 빌 게이츠는 "너도 따라하지 않았느냐(You did it, too)"고 대꾸하였다는 것은 애플의 OS가 제록스의 팔로알토 연구소가 개발한 Alto란 컴퓨터의 OS를 모방한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PC시장에서 추격자들에게 추월당한 이후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게된 모멘텀이 되었던 아이팟 역시 세계에서 처음 나온 MP3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추격의 속도를 기업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구매로 결정해주기 때문에, 수많은 추격자 중에서 선두주자를 추월하는 정말 빠른 추격자는 속도보다는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여야 한다. 즉, 빠른 추격자는 앞선 선두주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기술과 편익을 갖춘 상품으로 시장을 압도해야 추격에서 성공한다. 애플의 경우 PC시장에 진출할 때 종전의 PC처럼 엔지니어들의 비싼 장난감이 아닌 스프레드시트, 워드 등을 통해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상적인 업무나 여가를 쓸 수 있는 상품으로 기능을 혁신하면서 선두주자로 등장하였다.아이팟 역시 당시 다른 제품보다 예쁘고, 가볍고, 많은 노래를 담을 수 있었기에 성공이 가능하였다. 구글은 페이지랭크라는 새로운 검색 엔진 기술을 통해 검색분야에서 선두주자 이었던 야후를 압도하였기에 오늘의 구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경쟁자를 압도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자체의 힘만으로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부족하다면 M&A이던 컨소시엄이던 외부 자원과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플이 아이팟을 출시할 때 아이튠즈를 이용하여 더 많은 음원제공자를 거느린 생태계를 갖춘 것이나,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빈의 안드로이드사를 2005년에 M&A해서 모바일 OS를 확보하여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공적인 외부역량 활용의 예이다. 반면에 2004년에 앤디 루빈이 삼성전자를 직접 찾아가 M&A를 제안하였으나, 8명이라는 안드로이드사의 규모를 우습게 본 삼성전자가 `2000명으로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거절했다는 일화는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자기 스스로의 역량만 고집하는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을 가지고 있는 일례인 것 같아 안타깝다.
삼성전자는 2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세계 5위안에도 못들었으나 지금은 선두주자인 애플을 위협하는 제일 빠른 추격자가 되었다. 우리 IT기업들이 성공적인 빠른 추격자에서 더 나아가 선두주자를 추월하기 위해서는 선두주자가 갖춘 역량보다 더 좋은 역량을 갖추거나, 참신한 신상품이나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야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전체 IT산업 참여자들의 경쟁과 협력이 필요하고, 정부는 IT산업을 바람직한 생태계로 육성하는 제도적 측면의 효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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