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지난 9월2일은 유네스코(UNESCO)직지상 시상식이 청주 고인쇄박물관에서 개최되었다. 어쩌면 생소한 유네스코직지상은 직지(직지심경)가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금속활자인쇄본임을 1972년 공인받아, 2001년 9월 4일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직지'와 `승정원일기'가 정식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하여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제정된 상이다. 2005년부터 격년으로 4회째 유네스코직지상이 수여되고 있다.
중ㆍ고등학교 역사시간을 통하여 배운 바로는 `상정예문'(1234년경)을 금속활자로 인쇄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이는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1453~1455년)보다 200년이나 앞선 것이다. 상정예문은 실제 인쇄본을 발견하지 못하여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1972년에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란 제목의 책을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공인 받았고, 이는 코리아가 세계에서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하였다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즉, 직지는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은 아닐지라도 금속활자를 최초로 발명한 국가가 코리아임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이다. 우리는 금속활자를 최초로 발명한 선조들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그만큼 우리는 창의성이 출중한 민족이라고 믿는다.
사실 200년이나 앞서 금속활자 인쇄술을 가졌던 우리나라보다 이 기술이 서방국가에서 활발히 사용된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태조 왕건에 의하여 창건된 고려시대는 불교를 국교로 하였으며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삼았다. 당시 한문으로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은 지배계층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으므로 금속활자 인쇄술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 책을 인쇄하는 데만 사용되었다. 반면에 구텐베르크는 전적으로 상업적 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성경을 금속활자 인쇄술로 만들어 팔아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후로 성경에서 신문의 인쇄 등으로 발전되어 종교개혁ㆍ산업혁명ㆍ시민혁명 등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토대가 되었다.
최근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가 애플사ㆍ구글사ㆍ마이크로소프트사의 3강구도로 잡혀가며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모토로라의 모바일사업부가 구글사로 인수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구글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국내 기술자들이 창의력이 떨어져서 아이폰 운영체제를 못 만들고, 반도체 등의 제조업에 기반한 HW만 만드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는 제3혁명을 이끈 금속활자를 최초로 만든 민족이다. 단지 국가적인 정책과 대기업들의 운영방침이 당장의 수익을 창출하는 HW산업의 육성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신용카드ㆍ현금카드ㆍUSIMㆍ전자여권 등의 운영 플랫폼을 고려하여 보자. SUN사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카드의 자바(JAVA)플랫폼을 개발하였고 이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표준화하였다. 개발초기 오픈되어 제공되는 자바플랫폼을 사용하는데 비용을 내지 않았으나, Sun사가 오라클사에 인수된 현재에선 대부분의 카드에서 사용되는 자바플랫폼의 막대한 로열티를 국내 기업들이 오라클사에 지불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자주민증, 전자공무원증 등이 자바플랫폼을 사용하게 된다면, 막대한 로열티의 지불과더불어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 및 안전성 확보를 외국기업에 의존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국가적으로 국내기술 기반의 카드 플랫폼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및 스마트카드 플랫폼과 같은 IT 플랫폼 개발은 국가적인 육성정책과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제 국내에서도 장기적인 투자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할 절대적인 시점이 왔다. 그래야만 국내의 개발환경과 처우에 불만을 품고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옮겨가는 창의적인 S급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이 국가와 국내기업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중ㆍ고등학교 역사시간을 통하여 배운 바로는 `상정예문'(1234년경)을 금속활자로 인쇄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이는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1453~1455년)보다 200년이나 앞선 것이다. 상정예문은 실제 인쇄본을 발견하지 못하여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1972년에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란 제목의 책을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공인 받았고, 이는 코리아가 세계에서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하였다는 사실이 국제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즉, 직지는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은 아닐지라도 금속활자를 최초로 발명한 국가가 코리아임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이다. 우리는 금속활자를 최초로 발명한 선조들의 후손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그만큼 우리는 창의성이 출중한 민족이라고 믿는다.
사실 200년이나 앞서 금속활자 인쇄술을 가졌던 우리나라보다 이 기술이 서방국가에서 활발히 사용된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태조 왕건에 의하여 창건된 고려시대는 불교를 국교로 하였으며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삼았다. 당시 한문으로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은 지배계층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으므로 금속활자 인쇄술은 지배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 책을 인쇄하는 데만 사용되었다. 반면에 구텐베르크는 전적으로 상업적 목적으로 시작하였으며, 성경을 금속활자 인쇄술로 만들어 팔아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후로 성경에서 신문의 인쇄 등으로 발전되어 종교개혁ㆍ산업혁명ㆍ시민혁명 등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토대가 되었다.
최근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가 애플사ㆍ구글사ㆍ마이크로소프트사의 3강구도로 잡혀가며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모토로라의 모바일사업부가 구글사로 인수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국내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구글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국내 기술자들이 창의력이 떨어져서 아이폰 운영체제를 못 만들고, 반도체 등의 제조업에 기반한 HW만 만드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한다. 우리는 제3혁명을 이끈 금속활자를 최초로 만든 민족이다. 단지 국가적인 정책과 대기업들의 운영방침이 당장의 수익을 창출하는 HW산업의 육성에 치중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신용카드ㆍ현금카드ㆍUSIMㆍ전자여권 등의 운영 플랫폼을 고려하여 보자. SUN사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카드의 자바(JAVA)플랫폼을 개발하였고 이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표준화하였다. 개발초기 오픈되어 제공되는 자바플랫폼을 사용하는데 비용을 내지 않았으나, Sun사가 오라클사에 인수된 현재에선 대부분의 카드에서 사용되는 자바플랫폼의 막대한 로열티를 국내 기업들이 오라클사에 지불하고 있다. 국내에서 전자주민증, 전자공무원증 등이 자바플랫폼을 사용하게 된다면, 막대한 로열티의 지불과더불어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 및 안전성 확보를 외국기업에 의존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국가적으로 국내기술 기반의 카드 플랫폼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및 스마트카드 플랫폼과 같은 IT 플랫폼 개발은 국가적인 육성정책과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제 국내에서도 장기적인 투자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할 절대적인 시점이 왔다. 그래야만 국내의 개발환경과 처우에 불만을 품고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옮겨가는 창의적인 S급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이 국가와 국내기업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