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일현 한국폴리텍대학 기획국장
근대 시민혁명의 대표 격인 프랑스혁명은 광장과 함께 시작해서 광장과 함께 끝났다. 파리시민이 모여 바스티유 감옥을 불태우고 베르사이유로 진격하자고 의견을 제시한 곳은 튈러리 광장이었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토와네트를 단두대의 이슬로 보낸 곳도 콩코드 광장이었다. 광장 덕택에 봉건 체제가 끝나고 자본주의 시민이 권력을 잡았다.
광장은 시민의 공론이 모이고 선택되며 만들어지는 곳이다. 더 나아가 행동을 유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공론의 장인 광장을 중심으로 생겨났으며 광장에 의해 유지된다. 의회ㆍ공원ㆍ노천마당ㆍ대학 캠퍼스 등은 모두 광장의 모습을 지닌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부당한 권력은 항상 국회를 막거나, 공원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노천모임을 제한하거나 대학캠퍼스를 폐쇄해 왔던 것이다.
이랬던 근대광장의 모습이 오늘날 거의 사라졌다. 구태에 젖은 소수 활동가들을 제외한다면, 대다수 시민은 광장에 모여 의견을 제시하거나 듣거나 행동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부당한 권력이 광장을 폐쇄해서도 아니고, 의식이 사라져서도 아니다. 공론의 장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그런 것이다.
현대의 대중은 개인마다 공론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산다. 그것이 인터넷이다. 시민 모두 인터넷 속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선택하고 모은다. 그리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유비쿼터스의 기술에 힘입어 무선 인터넷, 모바일기기를 통해 공론을 확대한다. 공론은 광장이 아니라 집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만들어 진다. 다기능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의 대중화로 인해 고급정보의 생성능력 마저 갖추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의 공론의 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상시민과 다양성, 쾌락과 상업화를 네오시민의 시대로 이해한다.
이를 다시금 이해하면 첫째, 근대혁명은 개인적 권리를 가진 시민을 탄생 시켰다면, 네오시민혁명은 가상 공간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대신하는 가상인격을 탄생시켰다. 다양한 문화가 융ㆍ복합되는 상황 속에서 인터넷의 개인은 직접 대면이 없고, 사실 확인의 부담이 적은 인터넷 게시판, 온라인게임, 소셜 미디어 등에서 인격을 미화시키기도 하고, 감정적ㆍ폭력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현실공간의 인격이 이런 가상인격을 생성, 통제한다는 점에서 공론마저 가상화한다.둘째, 시민의 가상인격에 따른 공론은 휘발적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정치적 이슈를 넘나들며,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아 행동에로의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여러 모임을 쉽게 결성하고 흩어지는 반복현상을 보인다. 공론의 참여자가 다양할 뿐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머무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셋째, 현대의 시민에게 있어서 이메일 확인이 업무 중 하나이듯 가상공간에서의 관계형성과 정보교류가 단순한 놀이에서 노동으로 변질된다. 노동은 상품을 확산시키는데, 블로그ㆍ미니홈피의 음악ㆍ아바타 꾸미기 등이 현재 가상상품의 사례이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다양한 상품이 등장할 것이며 가상적 소비의 기대치가 커질 것이다.
이런 조건하에, 국적이나 민족 등의 제한을 받지 않는 대중이 가상공간활동을 통해 정보수집과 전달, 생성능력을 갖추어,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속에서 네오시민혁명은 일어난다. 그리고 혁명은 가상성의 발전 정도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중동의 재스민 혁명의 경우, 네오시민의 역할은 초보수준이다. 실제 시민이 정치적인 행동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있어서 가상시민은 단지 통신의 차원에서만 영향을 끼친 것이다. 가상시민의 공론이 실제의 공론(독재정권 타도)과 서로 같았기 때문이다. 가상의 인격, 다양한 의견이나, 다양한 주제, 쾌락의 표현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영국의 청년 반항사태를 보면 가상성의 정도가 심하다. 특정한 주제가 없으며, 여러 계층에서 몰려들었으며, 시위인 지 폭동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가상시민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소셜 커머스를 통해 이들이 배운 것은 자신이 영향을 끼칠 기업 및 소비문화에 비하여 기업에 실제로 참여, 소비하는 수준이 떨어진다는 분노뿐이다.
네오시민 혁명시대에 가상성의 확대는 피할 수 없다. 가상인격이 더 이상, 실제인격을 혼란 속에 빠뜨리지 않도록 삶의 정체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더 이상 사회와 시민의식 발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포용성을 확대해야 할 것이며, 소비문화가 더 이상 생산의 장에서 충돌을 빚지 않도록 가상 상업공간의 인프라와 제도마련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공론의 가상적 민주주의를 실제의 민주주의와 대응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미에 대한 꾸준한 성찰과 교육이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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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은 시민의 공론이 모이고 선택되며 만들어지는 곳이다. 더 나아가 행동을 유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는 공론의 장인 광장을 중심으로 생겨났으며 광장에 의해 유지된다. 의회ㆍ공원ㆍ노천마당ㆍ대학 캠퍼스 등은 모두 광장의 모습을 지닌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부당한 권력은 항상 국회를 막거나, 공원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거나, 노천모임을 제한하거나 대학캠퍼스를 폐쇄해 왔던 것이다.
이랬던 근대광장의 모습이 오늘날 거의 사라졌다. 구태에 젖은 소수 활동가들을 제외한다면, 대다수 시민은 광장에 모여 의견을 제시하거나 듣거나 행동하려 하지 않는다. 이는 부당한 권력이 광장을 폐쇄해서도 아니고, 의식이 사라져서도 아니다. 공론의 장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그런 것이다.
현대의 대중은 개인마다 공론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산다. 그것이 인터넷이다. 시민 모두 인터넷 속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선택하고 모은다. 그리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유비쿼터스의 기술에 힘입어 무선 인터넷, 모바일기기를 통해 공론을 확대한다. 공론은 광장이 아니라 집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만들어 진다. 다기능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의 대중화로 인해 고급정보의 생성능력 마저 갖추고 있다. 이것이 오늘날의 공론의 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상시민과 다양성, 쾌락과 상업화를 네오시민의 시대로 이해한다.
이를 다시금 이해하면 첫째, 근대혁명은 개인적 권리를 가진 시민을 탄생 시켰다면, 네오시민혁명은 가상 공간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대신하는 가상인격을 탄생시켰다. 다양한 문화가 융ㆍ복합되는 상황 속에서 인터넷의 개인은 직접 대면이 없고, 사실 확인의 부담이 적은 인터넷 게시판, 온라인게임, 소셜 미디어 등에서 인격을 미화시키기도 하고, 감정적ㆍ폭력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현실공간의 인격이 이런 가상인격을 생성, 통제한다는 점에서 공론마저 가상화한다.둘째, 시민의 가상인격에 따른 공론은 휘발적이다. 전 세계의 다양한 정치적 이슈를 넘나들며,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아 행동에로의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여러 모임을 쉽게 결성하고 흩어지는 반복현상을 보인다. 공론의 참여자가 다양할 뿐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머무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셋째, 현대의 시민에게 있어서 이메일 확인이 업무 중 하나이듯 가상공간에서의 관계형성과 정보교류가 단순한 놀이에서 노동으로 변질된다. 노동은 상품을 확산시키는데, 블로그ㆍ미니홈피의 음악ㆍ아바타 꾸미기 등이 현재 가상상품의 사례이지만, 앞으로는 더욱 더 다양한 상품이 등장할 것이며 가상적 소비의 기대치가 커질 것이다.
이런 조건하에, 국적이나 민족 등의 제한을 받지 않는 대중이 가상공간활동을 통해 정보수집과 전달, 생성능력을 갖추어,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속에서 네오시민혁명은 일어난다. 그리고 혁명은 가상성의 발전 정도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중동의 재스민 혁명의 경우, 네오시민의 역할은 초보수준이다. 실제 시민이 정치적인 행동을 만들어 내는 데에 있어서 가상시민은 단지 통신의 차원에서만 영향을 끼친 것이다. 가상시민의 공론이 실제의 공론(독재정권 타도)과 서로 같았기 때문이다. 가상의 인격, 다양한 의견이나, 다양한 주제, 쾌락의 표현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영국의 청년 반항사태를 보면 가상성의 정도가 심하다. 특정한 주제가 없으며, 여러 계층에서 몰려들었으며, 시위인 지 폭동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가상시민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소셜 커머스를 통해 이들이 배운 것은 자신이 영향을 끼칠 기업 및 소비문화에 비하여 기업에 실제로 참여, 소비하는 수준이 떨어진다는 분노뿐이다.
네오시민 혁명시대에 가상성의 확대는 피할 수 없다. 가상인격이 더 이상, 실제인격을 혼란 속에 빠뜨리지 않도록 삶의 정체성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더 이상 사회와 시민의식 발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포용성을 확대해야 할 것이며, 소비문화가 더 이상 생산의 장에서 충돌을 빚지 않도록 가상 상업공간의 인프라와 제도마련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도, 공론의 가상적 민주주의를 실제의 민주주의와 대응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미에 대한 꾸준한 성찰과 교육이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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