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평소와 달리 점심시간이 기다려진다. 국립중앙과학관 식당 앞 근린공원에서 은은하고 감미로운 향기를 내뿜는 아까시나무의 꽃이 만발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아까시나무 꽃을 따먹고 가위, 바위, 보를 해 이긴 사람이 잎 떼기를 하던 추억들이 떠오른다. 미식가들은 아까시나무 꽃으로 화전과 튀김, 꽃잎주 등을 만들어 먹는다고도 한다.
아까시나무는 학명이 `Robinia pseudo-acasia L.`로 `가짜 아까시아나무`라는 뜻이다. 처음 우리나라 이름을 붙일 때 종소명인 아까시아나무로 붙여져야 했지만, 아까시나무로 잘못 명명되어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아까시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콩과식물로 잎은 홀수 복엽이며 4∼9쌍의 작은 잎으로 구성되어 있다. 5월말에서 6월초에 흰 꽃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달리며, 가을이 되면 콩꼬투리모양의 종자를 맺는다.
대다수가 아까시나무는 제거해야 하는 수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 언제부터 아까시나무가 기피 나무로 인식되었을까? 아마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당한 피해의식에 기인된 것으로 여겨진다. 학교 다닐 때나 사회에서도 계속해서 들었던 아까시나무에 대한 얘기는 `일본사람들이 사방사업이란 명목 아래 한반도 산림을 황폐화시키려는 의도로 전국 방방곡곡에 아까시나무를 심어 한반도 금수강산이 아까시밭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이 같은 의도가 사실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아주 좋은 산림정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와 같이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고 노년기지형의 산림토양은 아무리 우수한 산림수종을 심어도 초기에는 생존 자체가 매우 힘들다. 이런 척박한 토양에는 우수한 목재림보다 토양유실을 방지하고 건조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양지 콩과식물을 먼저 심어야 한다. 이런 식물들이 자람으로 인해 필수적인 토양환경이 개선되고 양수림이 성장해 교목층을 이루게 되며 자연적으로 음지에서 잘 자라는 나무들이 유입되어 2차 천이 또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렇게 자란 음수림은 교목층에 다다르기 위해 곧추 자라게 되어 우수한 목재림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 삼림에서 아까시나무림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정책적으로 제거하기도 하지만, 더 큰 원인은 산림이 2차 천이, 즉 양수림에서 음수림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에게 단일수종 최고 생산량을 안겨주는 효자 수종은 다름 아닌 아까시나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산림수종 가운데 생산량이 높은 수종은 참나무계통(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이다. 이들은 표고버섯, 영지버섯, 천마 등을 재배하는데 이용된다. 우리나라 연간 표고 생산량은 약 3000억원 규모인데, 여기에 영지버섯과 천마생산량 및 도토리 생산량을 합하면 4000억원 가량이 된다. 이는 나무를 자르고 이동시키고 가공하여 얻는 생산량이다.
우리나라 꿀 생산량은 어떨까? 우리나라 꿀 소득은 연간 2500억원 규모다. 그런데 그 중 무려 75%인 1800억 원이 아까시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단일수종 가운데 아까시나무의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처럼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아까시나무 보전 및 육성계획이 필요하다. 나아가 아까시나무 종자 확보와, 추운 기후에 잘 자라는 신품종 개발을 통해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짧은 시간 내에 복원하고 양봉산업도 활성화하여 북한 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도 필요하다.
<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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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시나무는 학명이 `Robinia pseudo-acasia L.`로 `가짜 아까시아나무`라는 뜻이다. 처음 우리나라 이름을 붙일 때 종소명인 아까시아나무로 붙여져야 했지만, 아까시나무로 잘못 명명되어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아까시나무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콩과식물로 잎은 홀수 복엽이며 4∼9쌍의 작은 잎으로 구성되어 있다. 5월말에서 6월초에 흰 꽃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달리며, 가을이 되면 콩꼬투리모양의 종자를 맺는다.
대다수가 아까시나무는 제거해야 하는 수종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 언제부터 아까시나무가 기피 나무로 인식되었을까? 아마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당한 피해의식에 기인된 것으로 여겨진다. 학교 다닐 때나 사회에서도 계속해서 들었던 아까시나무에 대한 얘기는 `일본사람들이 사방사업이란 명목 아래 한반도 산림을 황폐화시키려는 의도로 전국 방방곡곡에 아까시나무를 심어 한반도 금수강산이 아까시밭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이 같은 의도가 사실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아주 좋은 산림정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와 같이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고 노년기지형의 산림토양은 아무리 우수한 산림수종을 심어도 초기에는 생존 자체가 매우 힘들다. 이런 척박한 토양에는 우수한 목재림보다 토양유실을 방지하고 건조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양지 콩과식물을 먼저 심어야 한다. 이런 식물들이 자람으로 인해 필수적인 토양환경이 개선되고 양수림이 성장해 교목층을 이루게 되며 자연적으로 음지에서 잘 자라는 나무들이 유입되어 2차 천이 또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렇게 자란 음수림은 교목층에 다다르기 위해 곧추 자라게 되어 우수한 목재림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 삼림에서 아까시나무림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정책적으로 제거하기도 하지만, 더 큰 원인은 산림이 2차 천이, 즉 양수림에서 음수림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에게 단일수종 최고 생산량을 안겨주는 효자 수종은 다름 아닌 아까시나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산림수종 가운데 생산량이 높은 수종은 참나무계통(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이다. 이들은 표고버섯, 영지버섯, 천마 등을 재배하는데 이용된다. 우리나라 연간 표고 생산량은 약 3000억원 규모인데, 여기에 영지버섯과 천마생산량 및 도토리 생산량을 합하면 4000억원 가량이 된다. 이는 나무를 자르고 이동시키고 가공하여 얻는 생산량이다.
우리나라 꿀 생산량은 어떨까? 우리나라 꿀 소득은 연간 2500억원 규모다. 그런데 그 중 무려 75%인 1800억 원이 아까시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단일수종 가운데 아까시나무의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이처럼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아까시나무 보전 및 육성계획이 필요하다. 나아가 아까시나무 종자 확보와, 추운 기후에 잘 자라는 신품종 개발을 통해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을 짧은 시간 내에 복원하고 양봉산업도 활성화하여 북한 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도 필요하다.
<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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