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 부장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방치했던 대상이 어느 한 순간 거대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 의미는 뿌리칠 수 없는 소유욕을 자극하며 커다란 존재가 된다.
미친 존재감. 지금 2.1㎓ 주파수가 그렇다.
주파수는 한정된 국가의 자산이다. 때문에 정부는 분배ㆍ할당한 주파수가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한다. 특히 민간용으로 분배ㆍ할당할 때는 어떤 사업자가 이 주파수를 가장 잘 활용할 것인지를 살펴야한다.
주파수는 한정된 탓에 할당 즉시 독점된다. 주파수를 할당할 때 전체 시장경쟁 구도를 살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파수를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가격과 상관없이 경쟁활성화를 위해 신규사업자를 진입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 선발사업자가 후발업체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자본력을 동원해 전략적으로 주파수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당받은 주파수를 사업자가 의도적으로 사장시킨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해다. 우리나라의 경우 2.3㎓ 대역의 와이브로 주파수가 대표적이다.
통신시장의 경쟁구도, 주파수 활용성, 가격 등은 주파수 정책을 펴는데 작용하는 핵심 변수들이다. 물론 시기에 따라 이 세 가지의 중요도 순서는 달라질 수 있다.
새해 들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일제히 2.1㎓ 주파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마다 이 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해야하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2.1㎓ 주파수가 통신사업자에게 지금 `미친 존재감`이다.
이 절정의 존재감을 주고 있는 2.1㎓ 대역은 작년 초 만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주파수가 더 필요해졌다. 더욱이 지금 제공중인 3G서비스와 인접해 있어 2.1GHz 주파수는 확보해야할 1순위 대역이다.
가장 목숨걸고 주파수를 확보하겠다는 업체는 주파수를 반납했던 LG유플러스다. 2.1㎓ 대역을 전혀 소유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 회사는 SK텔레콤, KT 등이 2.1㎓ 대역을 60㎒ 대역폭, 40㎒ 대역폭을 보유하고 있으니, 남은 20㎒대역폭은 자신들이 가져야한다고 주장한다.
KT역시 원활한 3G데이터서비스를 위해서는 추가로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SK텔레콤이 20㎒ 대역폭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2.1㎓ 대역에서 67% 이상을 점유, 주파수 독점이 우려된다며 SK텔레콤을 배제시켜야한다는 논리를 편다.
SK텔레콤 생각은 좀 다르다. SK텔레콤은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수를 보면, 지금 주파수도 부족하다는 논리를 편다. 가입자 100만명 당 주파수 보유량은 KT(4.99MHz), LGU+(4.43MHz), SK텔레콤(3.5MHz) 순이라며 3사중 가장 적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모두 주파수를 확보해야할, 경쟁사가 주파수를 가져서는 안 되는 그럴듯한 논리들이다. 그리고 저마다 주파수를 확보하면 주파수 활용을 극대화할 태세다.
이제 미친 존재감으로 다가온 2.1㎓ 주파수를 조금만 더 건조한 눈으로 들여다보자. 믿을 만한 투자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시점에서, 모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4G에 대한 투자분위기 등은 규제기관이 새로운 판을 만들 수 있는 적기일 수 있다.
누가 더 절실하고 누가 더 최선을 다해 투자를 할 것인지, 지금은 통신시장 전반의 경쟁구도를 살피는 주파수 할당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 상황을 단순화시켜 판단한다면 답은 오히려 쉽다. 미친 존재감은 가열찬 투자로 이어져야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친 존재감. 지금 2.1㎓ 주파수가 그렇다.
주파수는 한정된 국가의 자산이다. 때문에 정부는 분배ㆍ할당한 주파수가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한다. 특히 민간용으로 분배ㆍ할당할 때는 어떤 사업자가 이 주파수를 가장 잘 활용할 것인지를 살펴야한다.
주파수는 한정된 탓에 할당 즉시 독점된다. 주파수를 할당할 때 전체 시장경쟁 구도를 살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파수를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가격과 상관없이 경쟁활성화를 위해 신규사업자를 진입시키는 전략도 필요하다. 선발사업자가 후발업체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자본력을 동원해 전략적으로 주파수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당받은 주파수를 사업자가 의도적으로 사장시킨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해다. 우리나라의 경우 2.3㎓ 대역의 와이브로 주파수가 대표적이다.
통신시장의 경쟁구도, 주파수 활용성, 가격 등은 주파수 정책을 펴는데 작용하는 핵심 변수들이다. 물론 시기에 따라 이 세 가지의 중요도 순서는 달라질 수 있다.
새해 들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일제히 2.1㎓ 주파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저마다 이 대역의 주파수를 확보해야하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2.1㎓ 주파수가 통신사업자에게 지금 `미친 존재감`이다.
이 절정의 존재감을 주고 있는 2.1㎓ 대역은 작년 초 만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주파수가 더 필요해졌다. 더욱이 지금 제공중인 3G서비스와 인접해 있어 2.1GHz 주파수는 확보해야할 1순위 대역이다.
가장 목숨걸고 주파수를 확보하겠다는 업체는 주파수를 반납했던 LG유플러스다. 2.1㎓ 대역을 전혀 소유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 회사는 SK텔레콤, KT 등이 2.1㎓ 대역을 60㎒ 대역폭, 40㎒ 대역폭을 보유하고 있으니, 남은 20㎒대역폭은 자신들이 가져야한다고 주장한다.
KT역시 원활한 3G데이터서비스를 위해서는 추가로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SK텔레콤이 20㎒ 대역폭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2.1㎓ 대역에서 67% 이상을 점유, 주파수 독점이 우려된다며 SK텔레콤을 배제시켜야한다는 논리를 편다.
SK텔레콤 생각은 좀 다르다. SK텔레콤은 보유하고 있는 가입자수를 보면, 지금 주파수도 부족하다는 논리를 편다. 가입자 100만명 당 주파수 보유량은 KT(4.99MHz), LGU+(4.43MHz), SK텔레콤(3.5MHz) 순이라며 3사중 가장 적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모두 주파수를 확보해야할, 경쟁사가 주파수를 가져서는 안 되는 그럴듯한 논리들이다. 그리고 저마다 주파수를 확보하면 주파수 활용을 극대화할 태세다.
이제 미친 존재감으로 다가온 2.1㎓ 주파수를 조금만 더 건조한 눈으로 들여다보자. 믿을 만한 투자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시점에서, 모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4G에 대한 투자분위기 등은 규제기관이 새로운 판을 만들 수 있는 적기일 수 있다.
누가 더 절실하고 누가 더 최선을 다해 투자를 할 것인지, 지금은 통신시장 전반의 경쟁구도를 살피는 주파수 할당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 상황을 단순화시켜 판단한다면 답은 오히려 쉽다. 미친 존재감은 가열찬 투자로 이어져야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