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석 한국이베이 커뮤니케이션총괄 이사
2000년대 초,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는 바로 `IT 혁명'이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 보급과 함께 IT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IT 산업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세계 최초의', `세계 최대 수준의' IT 기술-서비스가 속속 선보였다. 한국의 IT `엣지'는 계속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미국에서 불어온 모바일 기술 혁명은 IT 산업의 향방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더 이상 혁신은 경영서에서나 볼 수 있는 공허한 울림이 아니라 우리 손 안에서, 책상 위에 실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할 뿐 아니라 실현해야 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애플발 모바일 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오픈 플랫폼'이다. 집단지성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로 영입하는 오픈 플랫폼이 마련되면서 `손 안의 인터넷'은 단순히 공익광고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멋진 슬로건에서 벗어나 앱 개발자 시장을 창출하는 등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IT산업의 큰 축 중 하나인 전자상거래도 혁신적 오픈 플랫폼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자상거래는 누군가 중간에서 물건을 대신 흥정해 사이트에 진열하는, 오프라인 유통을 온라인에 구현한 것에 다름아니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은 2002년 옥션이 단순 경매사이트에서 벗어나 온라인장터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하면서부터였다.
핵심은 모바일 혁명과 마찬가지로 `공급자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통해서였다. 오픈 플랫폼을 통해 전자상거래 판매자의 숫자가 수 천명에서 수 십만명 대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동대문 의류 상인, 제주 감귤 농민, 영덕 대게 어부를 `전국구 상인'으로 만들어 주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 덕분이었다.
이렇게온라인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지난 5년 정도였다면, 전자상거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지 만 12년째인 2010년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율은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기존 시장에 새로운 상품군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고객군을 유입하는 현재의 노력 이외에도 시장에 무엇인가 `혁신'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렇게 혁신에 목말라 있는 시장이기 때문일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소셜커머스는 그 아이디어 자체가 신선한 데다 미국 등 서구에서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수 백개 신규사업자가 생겨나는 등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소셜 커머스가 온라인쇼핑의 진정한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물품 소싱부터 판촉, 차후 상품피드백을 받는 일련의 쇼핑 프로세스가 소셜 네트워크의 `혁신적' 본질과 잘 접목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소셜 커머스는 출발부터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아이디어는 혁신적일지 몰라도 마케팅 방식이나 상품 종류가 기존의 전자상거래와 큰 차이가 없다면 소셜 커머스는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갈 뿐 시장을 혁신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전자상거래의 기회는 어쩌면 해외 시장에 더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내년에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전체 유통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메이드 인 코리아' 전자상거래 수준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국내 판매자들은 일찍부터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라 가능했던, 화려한 상품사진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모델 컷이 빛나는 의류부터, 입소문으로 단골 손님을 모으는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군에서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렇게 국내에서 잔뼈가 굵은 일부 판매자들은 이미 해외 시장을 넘보고 있다. 작년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한 후 본격적으로 한국에 인터넷 해외수출 프로그램인 CBT(Cross Border Trading)를 도입하면서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에 더 힘이 실렸다. 국내의 경쟁력있는 소호 상인과 중소기업 상품들이 세계 최대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인 이베이 이용자들이 있는 세계 200여개국에 수출되면서 IT기반을 통해 `수출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풀뿌리 기반으로 다시 한 번 떨칠 수 있는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연간 150%가 넘는 CBT 거래액 증가추이는 이런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 IT 산업에서는 획기적인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제 2의 스티브 잡스, 제 2의 애플을 찾으려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혁신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확장'은 단순히 혁신의 대안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이미 `현실적인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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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발 모바일 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오픈 플랫폼'이다. 집단지성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로 영입하는 오픈 플랫폼이 마련되면서 `손 안의 인터넷'은 단순히 공익광고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멋진 슬로건에서 벗어나 앱 개발자 시장을 창출하는 등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IT산업의 큰 축 중 하나인 전자상거래도 혁신적 오픈 플랫폼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자상거래는 누군가 중간에서 물건을 대신 흥정해 사이트에 진열하는, 오프라인 유통을 온라인에 구현한 것에 다름아니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비약적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은 2002년 옥션이 단순 경매사이트에서 벗어나 온라인장터라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하면서부터였다.
핵심은 모바일 혁명과 마찬가지로 `공급자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통해서였다. 오픈 플랫폼을 통해 전자상거래 판매자의 숫자가 수 천명에서 수 십만명 대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동대문 의류 상인, 제주 감귤 농민, 영덕 대게 어부를 `전국구 상인'으로 만들어 주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 덕분이었다.
이렇게온라인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지난 5년 정도였다면, 전자상거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지 만 12년째인 2010년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율은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기존 시장에 새로운 상품군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고객군을 유입하는 현재의 노력 이외에도 시장에 무엇인가 `혁신'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렇게 혁신에 목말라 있는 시장이기 때문일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소셜커머스는 그 아이디어 자체가 신선한 데다 미국 등 서구에서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수 백개 신규사업자가 생겨나는 등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소셜 커머스가 온라인쇼핑의 진정한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물품 소싱부터 판촉, 차후 상품피드백을 받는 일련의 쇼핑 프로세스가 소셜 네트워크의 `혁신적' 본질과 잘 접목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소셜 커머스는 출발부터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아이디어는 혁신적일지 몰라도 마케팅 방식이나 상품 종류가 기존의 전자상거래와 큰 차이가 없다면 소셜 커머스는 한때의 유행으로 지나갈 뿐 시장을 혁신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전자상거래의 기회는 어쩌면 해외 시장에 더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내년에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전체 유통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메이드 인 코리아' 전자상거래 수준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국내 판매자들은 일찍부터 초고속 인터넷 환경이라 가능했던, 화려한 상품사진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모델 컷이 빛나는 의류부터, 입소문으로 단골 손님을 모으는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군에서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렇게 국내에서 잔뼈가 굵은 일부 판매자들은 이미 해외 시장을 넘보고 있다. 작년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한 후 본격적으로 한국에 인터넷 해외수출 프로그램인 CBT(Cross Border Trading)를 도입하면서 국내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에 더 힘이 실렸다. 국내의 경쟁력있는 소호 상인과 중소기업 상품들이 세계 최대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인 이베이 이용자들이 있는 세계 200여개국에 수출되면서 IT기반을 통해 `수출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풀뿌리 기반으로 다시 한 번 떨칠 수 있는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연간 150%가 넘는 CBT 거래액 증가추이는 이런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 IT 산업에서는 획기적인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제 2의 스티브 잡스, 제 2의 애플을 찾으려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혁신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확장'은 단순히 혁신의 대안일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이미 `현실적인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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