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ㆍ스포츠ㆍ가전등 응용
각종 제품 설계 패러다임 혁명
각종 제품 설계 패러다임 혁명
■ 대학 - 첨단연구와 인재양성 거점:대학 연구센터를 가다
⑶ 고려대 인간중심제품혁신연구센터
인간중심제품혁신연구센터(센터장 채수원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기계와 제품, 물건을 보다 인간에 가깝게 만들자는 `인간중심 제품개발'에 뜻을 모은 14명의 대학교수들로 구성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선도연구센터 공학분야(ERC)에 2007년 지정돼 총 9년간 지원을 받는 센터의 가장 큰 미션은 인간에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제작까지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
센터를 이끌고 있는 채수원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미 자동차 등에 생체를 고려한 제품설계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몸 속을 채우고 있는 골격, 근육, 인대 등 인체의 가능한 한 많은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인체를 각종 제품설계와 시뮬레이션 과정에 적용하면 제품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대폭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 설계시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자동차에 사람 인형을 태운 채 충돌실험을 하는 등의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훨씬 정교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채 교수는 "안전벨트, 에어백, 시트 등의 설계에 사람모델이 쓰이는데, 우리는 이를 컴퓨터로 가상공간에서 하려는 것"이라며 "현재 기술로는 충돌 시 대시보드가 인체의 가슴, 머리, 대퇴골 등 3가지 부위에 주는 충격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뿐 어느 정도 손상이 어느 부위에 있을 지를 예측할 수 없는데, 정교한 디지털 인체모델을 사용하면 실제 어디가 부러지고 어느 정도의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지 등을 훨씬 세밀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모델은 뼈와 살, 근육, 인대 등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위의 모양과 물리적 특성을 모두 수치화하고 디지털화한 것. 현재는 모양과 무게만 입력된 모델 정도만 있다.
전체 인체모델을 완성하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기 때문에 부분부터 시작하고 있다. 하체만 해도 총 15만개의 데이터 요소가 들어간다.
채 교수는 그중 주로 하체에 집중하고 있다. 단국대 김영은 교수는 척추와 갈비뼈, 고려대 홍정화 교수는 무릎관절 등을 주로 하고 있다. 연구가 완성돼 인체의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해 가진 모델이 완성되면 각종 제품의 설계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
채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전체 인체를 모델로 만들어 목적에 맞게 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ERC 지원을 받는 몇 년 내에 전신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미 기술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은 높다. GM대우, LG전자 등 제조회사들의 위탁연구도 진행하고 있고, 인체가 물리적 환경 변화나 충격에 어떻게 반응할 지를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의료기기, 스포츠제품, 가전제품 등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센터는 인체모델 개발 외에도 △CAD를 이용한 제품 설계 과정에 인체모델을 접목해 컴퓨터 상에서 설계된 제품을 디지털 인체가 직접 사용해보고 편의성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인체ㆍ제품 통합CAD △여기서 한발 나아간 인체ㆍ제품 CAE(컴퓨터이용공학) 시뮬레이션 △사람이 실제로 제품을 느낄 수 있게 해는 인간ㆍ제품 햅틱 시뮬레이션 △보다 포괄적인 개념의 사용자 지향 제품 혁신기술을 연구한다.
고려대 교수들 외에도 이건우, 신인식, 이제희 등 서울대 교수, 중앙대 구승범, 최영 교수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신인식 교수는 체육교육학과 교수로, 디지털 근육모델을 이용해 스포츠 기구를 개발하고 있다. 고려대 김권희 교수는 척추진단교정학회와 공동으로 척추교정에 필요한 지원장치를 개발해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성과를 토대로 장치 개발ㆍ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벤처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인체의 움직임을 모방한 로봇 팔 개발로도 연구를 확장했다. 모터 사용을 줄여 가격을 100만원대로 낮춘 노약자 및 장애인용 로봇 팔 기술을 국내 서비스로봇 분야 1위 기업인 유진로봇에 이전해 2012년을 목표로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로봇전문가들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실용성과 경제성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 문을 열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짚거나 휴지를 뽑아주는 등 일상적인 동작을 도와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생활의 질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 제각각 따로따로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팀을 이뤄 머리를 맞대면서 연구의 속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다.
채 교수는 "교수들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주제에 대해 장기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좋아한다"며 "연구자간 팀이 이뤄져 혼자만의 영역이 아니라 주변도 알게 되니 시야가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좋은 연구주제를 찾는 효과도 얻는다"고 말한다.
각종 연구인프라를 함께 쓰고 교수와 학생들이 자주 교류하다 보니 친밀도도 높다. 장기간 연구비가 지원되다 보니 박사과정생도 안심하고 뽑을 수 있고 대학원생들이 연구비 걱정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채 교수는 "한 단계 진화된 디지털 인체 모델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완성함으로써 지금까지 없었던 제품 설계의 새로운 장을 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공동기획 : 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연구재단ㆍ디지털타임스
◆사진설명 : 인간중심제품혁신연구센터 채수원 센터장이 주요 연구 인프라 중 하나인 모션측정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참여 연구자 누구나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⑶ 고려대 인간중심제품혁신연구센터
인간중심제품혁신연구센터(센터장 채수원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기계와 제품, 물건을 보다 인간에 가깝게 만들자는 `인간중심 제품개발'에 뜻을 모은 14명의 대학교수들로 구성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선도연구센터 공학분야(ERC)에 2007년 지정돼 총 9년간 지원을 받는 센터의 가장 큰 미션은 인간에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설계부터 시뮬레이션, 제작까지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
센터를 이끌고 있는 채수원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미 자동차 등에 생체를 고려한 제품설계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몸 속을 채우고 있는 골격, 근육, 인대 등 인체의 가능한 한 많은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인체를 각종 제품설계와 시뮬레이션 과정에 적용하면 제품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대폭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동차 설계시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자동차에 사람 인형을 태운 채 충돌실험을 하는 등의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훨씬 정교한 예측이 가능해진다.
채 교수는 "안전벨트, 에어백, 시트 등의 설계에 사람모델이 쓰이는데, 우리는 이를 컴퓨터로 가상공간에서 하려는 것"이라며 "현재 기술로는 충돌 시 대시보드가 인체의 가슴, 머리, 대퇴골 등 3가지 부위에 주는 충격 정도만 파악할 수 있을 뿐 어느 정도 손상이 어느 부위에 있을 지를 예측할 수 없는데, 정교한 디지털 인체모델을 사용하면 실제 어디가 부러지고 어느 정도의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지 등을 훨씬 세밀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모델은 뼈와 살, 근육, 인대 등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위의 모양과 물리적 특성을 모두 수치화하고 디지털화한 것. 현재는 모양과 무게만 입력된 모델 정도만 있다.
전체 인체모델을 완성하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기 때문에 부분부터 시작하고 있다. 하체만 해도 총 15만개의 데이터 요소가 들어간다.
채 교수는 그중 주로 하체에 집중하고 있다. 단국대 김영은 교수는 척추와 갈비뼈, 고려대 홍정화 교수는 무릎관절 등을 주로 하고 있다. 연구가 완성돼 인체의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해 가진 모델이 완성되면 각종 제품의 설계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
채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전체 인체를 모델로 만들어 목적에 맞게 쓸 수 있게 할 것"이라며 "ERC 지원을 받는 몇 년 내에 전신모델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미 기술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은 높다. GM대우, LG전자 등 제조회사들의 위탁연구도 진행하고 있고, 인체가 물리적 환경 변화나 충격에 어떻게 반응할 지를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의료기기, 스포츠제품, 가전제품 등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센터는 인체모델 개발 외에도 △CAD를 이용한 제품 설계 과정에 인체모델을 접목해 컴퓨터 상에서 설계된 제품을 디지털 인체가 직접 사용해보고 편의성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인체ㆍ제품 통합CAD △여기서 한발 나아간 인체ㆍ제품 CAE(컴퓨터이용공학) 시뮬레이션 △사람이 실제로 제품을 느낄 수 있게 해는 인간ㆍ제품 햅틱 시뮬레이션 △보다 포괄적인 개념의 사용자 지향 제품 혁신기술을 연구한다.
고려대 교수들 외에도 이건우, 신인식, 이제희 등 서울대 교수, 중앙대 구승범, 최영 교수가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신인식 교수는 체육교육학과 교수로, 디지털 근육모델을 이용해 스포츠 기구를 개발하고 있다. 고려대 김권희 교수는 척추진단교정학회와 공동으로 척추교정에 필요한 지원장치를 개발해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성과를 토대로 장치 개발ㆍ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벤처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인체의 움직임을 모방한 로봇 팔 개발로도 연구를 확장했다. 모터 사용을 줄여 가격을 100만원대로 낮춘 노약자 및 장애인용 로봇 팔 기술을 국내 서비스로봇 분야 1위 기업인 유진로봇에 이전해 2012년을 목표로 상용화 준비를 하고 있다. 기존 로봇전문가들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실용성과 경제성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 문을 열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짚거나 휴지를 뽑아주는 등 일상적인 동작을 도와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생활의 질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거 제각각 따로따로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팀을 이뤄 머리를 맞대면서 연구의 속도가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다.
채 교수는 "교수들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주제에 대해 장기간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좋아한다"며 "연구자간 팀이 이뤄져 혼자만의 영역이 아니라 주변도 알게 되니 시야가 넓어지고 자연스럽게 좋은 연구주제를 찾는 효과도 얻는다"고 말한다.
각종 연구인프라를 함께 쓰고 교수와 학생들이 자주 교류하다 보니 친밀도도 높다. 장기간 연구비가 지원되다 보니 박사과정생도 안심하고 뽑을 수 있고 대학원생들이 연구비 걱정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
채 교수는 "한 단계 진화된 디지털 인체 모델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완성함으로써 지금까지 없었던 제품 설계의 새로운 장을 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공동기획 : 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연구재단ㆍ디지털타임스
◆사진설명 : 인간중심제품혁신연구센터 채수원 센터장이 주요 연구 인프라 중 하나인 모션측정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참여 연구자 누구나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