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디지털세상] SW 개발도 스마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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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로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요즈음 소프트웨어(SW) 개발인력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다. 지난 10여년간 SW 인적 인프라는 현저히 줄어든 반면, 스마트폰ㆍ앱스토어 등의 새로운 와해성 SW 사업영역이 등장한 데 따른 현상이다. 기술 인프라 역시 정체돼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통신 인프라와 하드웨어 제조업 덕분에 IT강국의 위상을 얻었지만, 정작 휴대폰ㆍ디지털TV 등에서 중요한 원천기술인 임베디드SW는 거의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관련 로열티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SW 기초원천기술 개발 및 인력양성의 시급성을 지적하고 관련 사업 추진을 권고한 바 있으며, 현재 교육과학기술부는 SW 기초원천기술개발사업을 기획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또 지난 2월에는 지식경제부ㆍ교육과학기술부ㆍ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포함된 범부처 차원의 SW산업 육성방안을 담은 `SW강국 도약전략'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으며, 현재 범부처 차원의 R&D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이러한 육성 시책은 우리나라가 SW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다. 또 그간 3D 업종으로 전락해 대학에서 기피학과가 된 SW관련 학과에 다시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생각한다.또 우리나라가 21세기 지식기반 선진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분야인 SW가 앞으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정부의 시책을 적극 환영하며, SW 기술 개발 및 산업육성 시책을 추진함에 있어 다음 네 가지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SW에 대한 인식 전환이다. 우리나라 SW산업의 경쟁력 약화, 학생들의 SW 관련학과 진학 기피 및 인력부족 등 당면 문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SW는 HW에 따라가는 부속물 정도'라는 인식과 풍토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제대로 된 기술개발 노력이 미흡했고, 특히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ㆍ원천 연구가 매우 부족했음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SW와 도메인이라고 부르는 여러 응용영역간에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공동연구 및 협업체제 조성이다. 이제는 SW가 SW전문가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여러 도메인과의 협력에 의해 탄생될 수 있는 지적자산이라는 사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필자가 아는 한 세계적인 응용SW 회사는 영업 및 마케팅, 도메인, SW 전문가들이 약 1:1:1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우리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응용SW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책 수립 시 SW는 물론 도메인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같이 수렴할 필요가 있다. 또 협력을 적극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부의 R&D 자원 배분 및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셋째, SW 개발 효율성 제고이다. 휴대폰ㆍ디지털TV 등 국내 디지털 가전이 세계적인 수준이 된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매일 밤새워 일한 SW 개발자들의 공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제는 좀더 스마트하게 일할 필요가 있다. 여러 개발자들이 협력하면서도 품질ㆍ비용ㆍ딜리버리(QCD)를 보장하기 위해 SW 개발방법론 등 소위 `SW 잘 짜는 법'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사람들 몸에 맞는 우리 고유의 SW 개발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하다.

넷째, 기술발전 추이와 시장형성 동향에 따른 대비를 해야 한다. 현재 국내 산업에서 제일 중요한 임베디드SW를 위한 플랫폼 및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과 같은 새로운 실시간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품질, 신뢰성과 보안성 같은 근본적인 SW 이슈를 같이 넣어 추진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는 한 때 밤에 불이 꺼지지 않는 대덕연구단지를 자랑스러워한 적이 있다.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SW 기초원천 연구에 많은 연구비가 투입돼, 몇 년 후에는 대한민국 SW기술의 위상이 높아지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우수한 연구원들이 많이 배출되기 바란다. 정부의 투자는 SW 분야에의 우수 인력 집중과 세계적인 벤처 탄생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