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허무는 융복합연구로 메가 프로젝트 창출"

■ 월요초대석 -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기술 상용화율 향상ㆍ소통하는 조직 만들것
클라우드 컴퓨팅ㆍ3D관련 SW기술 예의주시


아이폰 열풍으로 전 세계 IT산업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IT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구가하고 있던 우리나라에겐 큰 충격파를 가져다 줬다. 그야말로 아이폰이 대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IT산업을 선도해 온 `IT분야 국가대표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TDX, CDMA, 와이브로, 지상파DMB 등을 개발한 저력을 살려 ETRI가 아이폰에 필적할 만한 혁신적인 연구개발 성과물을 창출해서 구겨진 IT강국 코리아의 자존심을 되살릴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ETRI 수장으로 취임한 김흥남 원장(사진)이 SW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 원장을 만나 ETRI의 기관운영 방향과 아이폰을 둘러싼 전 세계 IT산업의 향방, 그리고 대한민국 IT산업의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다음달이면 취임 6개월을 맞는데,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

"벌써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나 싶을 정도로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그동안 1000일 기도(임기 3년)를 하는 심정으로 기관의 지속 성장을 위해 많은 것을 고민하고 이를 제도로 옮기기 위한 계획수립과 직원의 공감대를 어떻게 하면 형성해 마음을 움직여 나갈 수 있을 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재임기간 중 꼭 실천하고 싶은 경영철학이 있다면.

"많은 고민 끝에 임기동안 이 3가지만은 꼭 실천하자고 정했다. 그 첫번째는 과거 DRAM, TDX, CDMA 등을 이을 대형 연구결과물을 반드시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ETRI의 기술이전 비율은 높으나 기술 상용화율이 낮은 현실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상 3년 주기의 연구기간 중 2년6개월은 연구에 주력해 창출된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하고 나머지 6개월은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기업 현장에 연구자를 파견하는 등 기술상용화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주력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MS나 애플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처럼 참여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통해 즐겁게 일하면서 창의와 열정이 샘솟는 `꿈의 일터 ETRI'로 만들어 나가겠다.

이를 위해 매주 금요일 오전은 `도넛 데이'로 정해 직원간 수평ㆍ 수직적 소통을 활성화해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나가는데 노력하고 있다."

-IT융복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ETRI의 IT융복합 추진전략은.

"융복합 분야야말로 기술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는 블루오션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개별 연구기관이 연구를 단독으로 수행하는 나홀로 연구방식에서 벗어나 이종분야간 연구기관들이 개방형 연구를 통해 협력해야 진정한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ETRI는 IT융합기술의 선도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융복합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대형 융복합 사업 발굴을 통해 국가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제2의 New IT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창의연구본부와 융합기술부문 등의 조직을 신설, 운영함으로써 IT융복합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기획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방형 공모제를 실시해 연구분야간 인력교류를 활성화하고 융복합 교육과정을 통해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내부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기에 연구분야가 다른 출연연, 대학, 기업 등과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담을 허무는 융복합 연구체제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ETRI가 추진하는 융합 메가 프로젝트의 추진배경 및 전략은.

"ETRI는 지난 30년 넘게 `국부창출의 보고' 역할을 해 옴과 동시에 IT강국 코리아의 역군으로 맨 앞에서 묵묵히 연구개발에 매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예전과 같은 대형 연구성과가 없다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과거에 대형과제 위주의 기획을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기에 대형 연구성과물을 많이 창출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PBS로 인해 대형과제의 기획작업을 할 여유가 없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창의연구본부를 중심으로 국가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융복합 대형과제 기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메가 프로젝트 발굴 및 수행을 통해 세계 최초, 세계 일등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다수 창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ETRI의 기술상용화 추진전략은.

"기술 완성도 제고와 기술사업화 강화를 통한 신(新)에코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시장 및 지역별 특화된 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타임 투 마켓(Time-to-Market)' 과제를 기획하고 R&BD 프로세스에 의해 효율적으로 수행된 연구결과가 품질인증 과정을 거쳐 기술이전 및 사업화 단계로 발전되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기도 하다.

또한 기술이전 후에는 기술 문지기 제도를 통해 추가개발 및 사후 서비스에 만전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신 에코시스템을 토대로 기술 상용화의 성공률을 한층 향상시키고 후속 상용화 과제를 만들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발전하는데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아이폰 열풍으로 IT산업이 SW기반의 무선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은.

"(김 원장이 쓰고 있는 아이폰을 꺼내들며) 아이폰에서 보듯이 IT산업은 크게 네트워크, 단말기, SW플랫폼, 콘텐츠ㆍ서비스 등 4가지 계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단말기와 네트워크 계층은 우리나라가 거의 세계 1위로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콘텐츠ㆍ서비스는 세계적 수준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SW플랫폼은 경쟁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최근의 아이폰 열풍을 보면 과거 IT경쟁력이 단말기 및 네트워크 경쟁력에 의해 좌우됐으나 최근에는 SW플랫폼, 콘텐츠ㆍ서비스 계층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SW플랫폼 분야에서 경쟁력이 약한 우리나라로서는 큰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고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SW플랫폼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며 세계인의 동참 속에서 우리나라의 강점인 네트워크 및 단말기 분야를 콘텐츠ㆍ서비스 계층과 연계시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확보된 SW플랫폼 경쟁력은 향후 TV에도 접목시켜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나간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향후 IT산업 방향과 관련해 관심있게 보는 메가 트렌드는 무엇인지.

"2가지 트렌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번째는 컴퓨팅 서비스, 즉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도래이다.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PC에 설치하지 않고 인터넷 접속을 통해 필요할 때만 사용하며 동시에 각종 IT기기로 데이터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사용환경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이미 구글에서는 다양한 단말을 통해 자동통역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열풍에서 보듯이 휴대폰은 음성 통신 중심에서 데이터 통신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내 손안의 PC' 기능을 하는 스마트폰을 통한 컴퓨팅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이어주는 SW의 부각을 들 수 있다. 영화 `아바타'로 촉발된 3D 열풍으로 기존 2D 영상을 3D 영상으로 실감나게 보여주는 3D 관련 SW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감형 콘텐츠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누구나 가상의 세계를 현실세계에서 느끼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러한 트렌드는 결국 TV로 귀착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휴대폰과 TV를 연동시키기 위한 SW플랫폼 개발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출연연 거버넌스 논의가 한창인데 이에 대한 의견은.

"출연연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출연연 구성원이 인지하고 있다. 다만 하드웨어적 변화를 택할 것이냐, 아니면 소프트웨어적 변화를 택할 것이냐는 점이다.

우선 HW적 변화는 회복이 힘들고 위험요소가 커 SW적인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출연연간 원활한 융합과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출연연 스스로가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보다 신중해야 할 것이다."

-IT분야 국가대표 연구기관의 수장으로 향후 기관운영 계획 및 포부는.

"앞서 말한 것처럼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나가겠다. 마음이 움직여야 행동으로 옮겨진다. 브레인스토밍 5단계에 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5단계 과정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대상에 관한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데이터 수집 및 선행자의 해결방안)을 찾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있으면(keep in mind) 어느 순간에 영감(inspiration)이 떠올라 문제를 해결하는데 다다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문제를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영감을 얻을 때까지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주자의 `대학(大學)'`에 나오는 `명덕(明德)-신민(新民)-지선(至善)'의 마음으로 제 자신부터 덕을 환하게 밝혀 직원들의 마음을 새롭게 다져 ETRI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추구하는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정리=이준기기자 bongchu@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