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통신료 인하압박 도넘친다

6월 지방선거 겨냥한 '포퓰리즘'… 시장경제 무색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다시 거세지면서, 시장경쟁을 통한 요금인하 관행의 정착을 무색케 하고 있다.

25일 국회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민주당 등 여야 정치권 모두 이동통신 기본료 및 가입비 폐지, 초당과금제 확대 등 각종 통신요금 인하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선거 때마다 나오는 요금인하 공약이 또 다른 포퓰리즘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권의 통신요금 인하압박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된 지 오래다. 전체 유권자의 대부분이 유무선 통신사용자로 관심이 높아 선거전의 이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6.2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정치권의 요금인하 압박은 점점 강도를 더해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거를 앞두고 26일 서민 가계비용 절감을 위한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이동통신비용을 비롯한 통신비 인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정이 마련한 통신비 인하 방안 중에는 현재 SK텔레콤이 시행중인 초당과금제 도입을 다른 통신사업자로 조속히 확대하고, CID(발신자번호표시) 요금 무료화, 스마트폰 데이터 이월제 등 현재 통신업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이 망라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동통신 가입비 및 기본료의 폐지라는 강력한 요금인하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OECD 30개국 중에 가입비를 받지 않는 국가가 12개국이고, 기본료도 평균치보다 1.2배에 달하는 만큼 이들 요금정책을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민주당은 CID 무료화, 단문메시징서비스(SMS) 가격의 대폭인하 등도 주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 경기도 등 수도권지역 주요 시도지사 출마자들도 와이파이 특구 공약을 내 놓고 있다. 이는 개별 통신사업자들이 구축한 와이파이 망을 일반 시민들에 개방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요금인하로 연결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권의 요금인하 공약에 대해 시장경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통신요금을 규제하고, 선거 때마다 요금인하 공약이 나오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신업체 한 임원은 "최근 정치권의 요금인하 공약은 대부분이 개별 사업자에 구체적인 마케팅을 강제하는 내용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 임원은 "한국의 이동통신 요금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저렴한 편"이라면서 "연속된 요금인하는 투자저하로 이어지고, 결국 IT코리아의 위상저하의 원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 경쟁을 통한 자발적인 요금인하 기조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강제적 요금인하 압박은 구태가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는 SK텔레콤이 초당과금제(3월)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9월에는 KT, LG텔레콤의 CID 요금을 전면 무료화 하는 등 요금인하 정책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들은 초당과금제 도입도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KT가 유선전화, IPTV, 초고속인터넷 등 방송, 통신 필수서비스를 4만2000원에 제공키로 하는 등 유무선 통합, 결합서비스 등을 통해 통신3사 모두 파격적인 가격대의 상품들을 내 놓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요금인하 압박보다는 사업자간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불공정한 룰을 만들어 놓고, 이를 핑계로 요금규제를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한 CEO는 "한국의 경우 통신의 3대요소인 주파수와 번호, 접속료가 불정공하게 배분돼 있다"며 "영국 등 선진국처럼 제대로 된 통신정책을 도입하면 요금은 시장경제에 의해 자연히 균형 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경섭기자ㆍ강희종기자 kschoi@ㆍmindle@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