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DT 시론] `나노` 로 클린에너지 캐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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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최근 한국과학자와 미국 MIT교수와의 공동연구로 나노 폭탄을 이용한 배터리가 개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직경이 수나노미터이고 길이가 마이크론 정도되는 실과 같은 카본 나노튜브에 발화물을 발라서 한쪽 끝에 불을 붙이면, 양쪽에 큰 전기가 발생되는 것을 관찰한 것이다. 불이 대단히 빨리 붙기 때문에 폭탄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사람들이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면, 보통 전지보다도 효율이 높은 전지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체(반도체포함)선의 양쪽 끝에 큰 온도차이가 있으면 전기가 발생하는 것은 약 200년 전 제벡이라는 과학자가 발견하였다. 요즈음은 빛으로 온도를 측정하지만(공항에서 신종플루 환자를 골라내기 위해서 피부에서 발산하는 적외선을 측정한다), 예전에는 서모커플이라는 긴 도선으로 용광로와 바깥의 온도차이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재서 용광로 온도를 알아내는 기법을 사용하였다.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발생한 후 생기는 폐열, 지구내부의 지열, 그리고 자동차의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 TV 그리고 컴퓨터의 심장인 펜티엄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열을 그냥 식히지 말고(실제로는 식히기 위해서 또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 열과 공기의 온도차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지난 수 십 년간 이러한 시도가 있었으나, 상용화되지 못했다. 결국 경제성과 효율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치 태양전지 상용화의 걸림돌이 원자력 발전보다 단가가 10배 정도 높기 때문에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과 같다.


태양전지의 효율이 낮은 데는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반도체가 빛을 모두 전기로 바꾸지 못하는 물리적인 이유 외에 태양이 낮에만 비추고, 구름낀 날이 많고, 또 전지가 먼지에 쉽게 끼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이에 비해서 온도 차이를 이용하는 전지의 효율은 한가지 이유에 의해서 제한된다. 도선이 전기만 흘리지 않고 열도 흘려서, 양쪽 온도차이를 없애준다는 점 때문이다. 전기는 물질에 있는 전자가 흘리는데, 동시에 열도 흘리게 된다. 은수저로 국을 뜨면, 금방 뜨거워지는 것은 은에 풍부하게 있는 전자가 열을 쉽게 흘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만 잘 흘리고, 열은 잘 흘리지 않는 물질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물질에서 열을 흘리는 운반책은 전자뿐만이 아니라, 핵들의 진동이 있다. 마치 책상에 귀를 대면 소리가 잘 전달하듯이, 책상을 이루는 핵은 소리뿐만이 아니라, 열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노 과학자들은 나노구조를 이용해서 전기는 잘 흘리면서도, 열을 흘리지 못하게 하는 기법으로 핵의 진동을 제한하는 구조를 개발하고 있다. 나노 폭탄 또한 나노튜브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서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나노구조를 이용해서 전기 효율을 높이는 구조가 많이 개발되었다. BMW는 이러한 구조를 자동차 배열관에 부착해서 전기를 만들어 클린 에너지 시대를 이끌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온천물의 폐열을 이용해서 발전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3000개 이상 되는 온천의 온도는 섭씨 95도 정도이다. 이를 식혀서 목욕에 알맞은 온도인 45도로 식혀서 사용하게 된다. 즉 50도의 온도차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실제로 연간 300만 이상이 온천을 방문하고 한사람이 10리터의 물을 사용한다면, 일년에 3000만 리터 곱하기 50도의 지열을 버리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에너지로 환산하면 2백만 킬로와트시의 에너지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온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지구 열로 확대하면 얼마나 큰 에너지를 전기로 활용할 수 있을지 상상이 간다. 최근 발표된 나노폭탄이 우리나라 클린에너지의 주역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