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초대석 -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
솔루션사업 앱 프로세서 통합 추세
'논브랜드' 시장 공략이 제2의 기회
개발 제품 파이프라인 확충에 역점
매출1000억 단기목표…상장도 추진
초기 PC 산업의 태동기부터 현재 시스템 반도체 산업까지 30년이 넘게 우리 IT산업의 성장사와 함께 해온 몇 안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 허염 사장이다.
허염 사장은 컴퓨터 사업이라는 완제품 세트와 반도체라는 부품 부문의 책임자로 일한 1세대 엔지니어로 최근 몇 년사이 또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아날로그 특히 파워 반도체 부문의 팹리스 기업을 설립,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아날로그 반도체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그는 2008년 회사 설립 1년여 만에 외산 업체의 전유물이던 국내 전력관리칩 시장에 국내 업체 최초로 LCD 패널용 전력관리칩 개발에 성공, 외산 일색이던 전력관리칩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LCD 패널용 전력관리칩을 비롯 LED, 컨슈머, 모바일, 에너지 관련 기기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전력관리 솔루션 칩 부문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허염 대표는 아직 국내 팹리스 업계의 성공신화를 일구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기반 확충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을 만나 전환기에 높인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에 대한 발전 방안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서낙영 지식산업부장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전환기에 서있다는 시각이 많다. 또 한번 도약할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그동안 내수 기반을 통해 성장해온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사업구조를 바꿔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만 등 다른 국가는 보다 효율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팹리스 산업의 가장 중요한 흐름은 바로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단위의 개발자금이 필요하고, 기업이 덩치를 우선 키워야 한다고 본다. 국내의 경우도 M&A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할 모범 사례가 없다.
우선 한국은 LG와 삼성이라는 글로벌 전자기업이 빠른 속도롤 발전하면서 성장을 위한 토양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봤을 때 휴대폰과 DBM 등이 그렇고, 디지털 TV와 디스플레이 부문도 마찬가지다. 세계 1위를 하는 전방 산업군의 성장을 기반으로 이에 필요한 디지털 칩(SoC)을 팹리스 업체들이 발빠르게 공급하며 성장을 해왔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에는 시스템 통합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가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더욱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고, 대기업과 팹리스 기업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대만의 경우 이같은 수평적 협력 혹은 역할분담이 잘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합리적인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모든 것을 한 기업이 모두 하려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특히 시스템반도체와 같이 빠른 대응속도가 요구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를 통해 팹리스 기업들에게 솔루션 사업의 기회가 제공되는 풍토가 반들어져야 또 한번 팹리스 기업들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반도체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강점이 있는 메모리 사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산업 기반이 튼실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한 세부 방법론이 어려운 부분인데.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공정 효율을 높이는 등 생산적인 측면이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소프트웨어 설계 능력이 더욱 중요한 요소다. 이 말은 메모리 사업의 경우 대규모 단위의 투자를 통해 공장을 확대해 가면서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소프트웨어와 연계한 아키텍처 개발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때문에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르다. 특히 반도체 설계를 수탁생산하는 파운드리 부문이 취약한 것이 큰 문제 가운데 하나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파운드리 사업을 점차 강화하고 있지만, 현재는 파운드리가 독립된 형태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대기업들은 어떤 형태로든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보니, 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세트업체와 반도체 설계 업체들간 협력의 장인 시스템반도체 포럼 2대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이 포럼은 출범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아왔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시스템반도체 포럼은 협력을 위한 논의를 위한 것으로 말 그대로 포럼이다. 강제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입장을 풀어내 들어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면에서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회사와 반도체 회사간 동반 성장을 하자는 취지로 포럼이 출발했기 때문에 기업간 교류를 넓힌다는 취지에 충실할 것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시스템 회사들의 기반도 무너지게 된다. 시스템 업체들의 경우 새로운 시장 개척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팹리스 기업의 동반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미세 나노 공정 단위로 제품 개발이 진행되면서 기업간 교류가 중요해졌다. 현재의 반도체 산업은 단품으로 구매가 이뤄지기보다는 하나의 솔루션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포럼은 각 이해 당사자간 교류를 확대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 협력구조를 갖추는 작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팹리스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솔루션 사업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솔루션 사업의 의미를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시스템 반도체의 솔루션 사업은 팹리스의 글로벌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디지털 시스템 IC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통합되는 추세이고, 단품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는 품목은 한정돼 있다. 또한 국내 글로벌 대기업에 의존하는 기반에서 벗어나 해외 수 많은 수요 기업들에게 칩을 팔아야 하는 구조여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솔루션 사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이 부문이 취약하다. 특히 솔루션 사업의 기반은 논브랜드 시장이다. 삼성과 LG 등 국내 글로벌 세트기업은 잘 알다시피 모두 브랜드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휴대폰만 보더라도 전세계 시장의 30%이상이 논브랜드 시장이다. 논브랜드 시장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시장이고, 여기에는 수없이 많은 중소 중견 세트기업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기술력 없는 유통회사들이 대부분이지만, 큰 규모의 시장으로 공략해야 할 대상인 것만은 확실하다. 대만 팹리스 기업들이 이런 논브랜드 시장에 대한 공략을 잘해왔고, 이런 추세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 없는 수많은 중소 중견 세트기업들이 손쉽게 완제품을 생산 유통할 수 있도록 칩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이것이 솔루션 사업의 핵심이다. 겉 포장만 새로 하면 팔 수 있는 형태로 공급을 해야 한다. 이 논브랜드 시장은 삼성, LG브랜드로 팔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팹리스 기업들의 규모를 가질려면 이 논브랜드 시장 공략이 필요하며, 팹리스 기업들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략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국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동안 시스템IC 2010사업이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고 본다.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시스템IC 2015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갈수록 응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우선 국내 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R&D투자를 좀더 확대해야 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해서 고용효과를 늘리고, 매출도 함께 성장하는 중핵기업 육성이 필요하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팹리스 기업의 출현은 산업 기반 확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팹리스 사업의 특성상 인력기반을 튼실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연계해 사람을 키우는 별도의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상시적으로 유지, 발전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점차 사업 구조가 솔루션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연계해 우수 인력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학교에 몇 개의 연구과제를 던져주는 피상적인 형태가 아니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응용기술을 연계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프로그램 창출이 필요하다. 아울러 외국 인력을 받아들여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 유학생을 활용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리콘 마이터스의 올해 계획과 중장기 비전이 있다면.
"올해 실리콘마이터스는 LCD 전분야의 PMIC(전력용 반도체) 사업을 펼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TV쪽 사업도 세트기업과 협력체제를 이미 갖추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디스플레이 분야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그 다음 사업으로는 모바일 전력용 반도체 사업이다. 또한 그린 에너지 애플리케이션 사업도 고민을 하고 있다. 모바일분야는 제품 샘플이 올해 나올 것이며, 그린 에너지 사업은 파워 효율을 올리거나, 배터리 파워를 관리하는 칩 등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기업이 중단기적인 목표다. 물론 투자자를 위한 기업공개도 추진할 것이다. 이것이 나스닥이 될지, 국내 증시가 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실리콘마이터스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개발 제품의 파이프라인을 좀더 두텁게 하는 것이다.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은 꾸준하게 길게 사업을 영위해야 하고 이같은 시각에서 봐라봐야 한다. 우리 회사가 처음 개발한 칩이 3가지였지만, 현재 약 25개의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를 기점으로 이러한 제품군은 더욱 넓힐 것이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전력용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회사와 경쟁해 성과를 내고 있고, 이러한 기회를 살려 중국을 비롯 다양한 해외 사업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정리=길재식기자 osolgil@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논브랜드' 시장 공략이 제2의 기회
개발 제품 파이프라인 확충에 역점
매출1000억 단기목표…상장도 추진
초기 PC 산업의 태동기부터 현재 시스템 반도체 산업까지 30년이 넘게 우리 IT산업의 성장사와 함께 해온 몇 안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 허염 사장이다.
허염 사장은 컴퓨터 사업이라는 완제품 세트와 반도체라는 부품 부문의 책임자로 일한 1세대 엔지니어로 최근 몇 년사이 또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아날로그 특히 파워 반도체 부문의 팹리스 기업을 설립,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아날로그 반도체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그는 2008년 회사 설립 1년여 만에 외산 업체의 전유물이던 국내 전력관리칩 시장에 국내 업체 최초로 LCD 패널용 전력관리칩 개발에 성공, 외산 일색이던 전력관리칩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LCD 패널용 전력관리칩을 비롯 LED, 컨슈머, 모바일, 에너지 관련 기기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전력관리 솔루션 칩 부문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허염 대표는 아직 국내 팹리스 업계의 성공신화를 일구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기반 확충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을 만나 전환기에 높인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에 대한 발전 방안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서낙영 지식산업부장
-한국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전환기에 서있다는 시각이 많다. 또 한번 도약할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그동안 내수 기반을 통해 성장해온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사업구조를 바꿔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만 등 다른 국가는 보다 효율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팹리스 산업의 가장 중요한 흐름은 바로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단위의 개발자금이 필요하고, 기업이 덩치를 우선 키워야 한다고 본다. 국내의 경우도 M&A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이렇다할 모범 사례가 없다.
우선 한국은 LG와 삼성이라는 글로벌 전자기업이 빠른 속도롤 발전하면서 성장을 위한 토양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봤을 때 휴대폰과 DBM 등이 그렇고, 디지털 TV와 디스플레이 부문도 마찬가지다. 세계 1위를 하는 전방 산업군의 성장을 기반으로 이에 필요한 디지털 칩(SoC)을 팹리스 업체들이 발빠르게 공급하며 성장을 해왔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에는 시스템 통합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가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더욱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고, 대기업과 팹리스 기업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대만의 경우 이같은 수평적 협력 혹은 역할분담이 잘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합리적인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모든 것을 한 기업이 모두 하려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특히 시스템반도체와 같이 빠른 대응속도가 요구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를 통해 팹리스 기업들에게 솔루션 사업의 기회가 제공되는 풍토가 반들어져야 또 한번 팹리스 기업들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반도체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강점이 있는 메모리 사업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산업 기반이 튼실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한 세부 방법론이 어려운 부분인데.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공정 효율을 높이는 등 생산적인 측면이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소프트웨어 설계 능력이 더욱 중요한 요소다. 이 말은 메모리 사업의 경우 대규모 단위의 투자를 통해 공장을 확대해 가면서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소프트웨어와 연계한 아키텍처 개발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때문에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르다. 특히 반도체 설계를 수탁생산하는 파운드리 부문이 취약한 것이 큰 문제 가운데 하나다. 국내 주요 대기업이 파운드리 사업을 점차 강화하고 있지만, 현재는 파운드리가 독립된 형태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대기업들은 어떤 형태로든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보니, 협력을 통한 효율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세트업체와 반도체 설계 업체들간 협력의 장인 시스템반도체 포럼 2대 신임 회장에 선출됐다. 이 포럼은 출범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아왔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시스템반도체 포럼은 협력을 위한 논의를 위한 것으로 말 그대로 포럼이다. 강제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입장을 풀어내 들어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면에서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회사와 반도체 회사간 동반 성장을 하자는 취지로 포럼이 출발했기 때문에 기업간 교류를 넓힌다는 취지에 충실할 것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 시스템 회사들의 기반도 무너지게 된다. 시스템 업체들의 경우 새로운 시장 개척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팹리스 기업의 동반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미세 나노 공정 단위로 제품 개발이 진행되면서 기업간 교류가 중요해졌다. 현재의 반도체 산업은 단품으로 구매가 이뤄지기보다는 하나의 솔루션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포럼은 각 이해 당사자간 교류를 확대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 협력구조를 갖추는 작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팹리스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솔루션 사업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솔루션 사업의 의미를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시스템 반도체의 솔루션 사업은 팹리스의 글로벌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디지털 시스템 IC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로 통합되는 추세이고, 단품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는 품목은 한정돼 있다. 또한 국내 글로벌 대기업에 의존하는 기반에서 벗어나 해외 수 많은 수요 기업들에게 칩을 팔아야 하는 구조여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솔루션 사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이 부문이 취약하다. 특히 솔루션 사업의 기반은 논브랜드 시장이다. 삼성과 LG 등 국내 글로벌 세트기업은 잘 알다시피 모두 브랜드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휴대폰만 보더라도 전세계 시장의 30%이상이 논브랜드 시장이다. 논브랜드 시장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시장이고, 여기에는 수없이 많은 중소 중견 세트기업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기술력 없는 유통회사들이 대부분이지만, 큰 규모의 시장으로 공략해야 할 대상인 것만은 확실하다. 대만 팹리스 기업들이 이런 논브랜드 시장에 대한 공략을 잘해왔고, 이런 추세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 없는 수많은 중소 중견 세트기업들이 손쉽게 완제품을 생산 유통할 수 있도록 칩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이것이 솔루션 사업의 핵심이다. 겉 포장만 새로 하면 팔 수 있는 형태로 공급을 해야 한다. 이 논브랜드 시장은 삼성, LG브랜드로 팔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팹리스 기업들의 규모를 가질려면 이 논브랜드 시장 공략이 필요하며, 팹리스 기업들간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략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국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동안 시스템IC 2010사업이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고 본다.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시스템IC 2015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갈수록 응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우선 국내 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R&D투자를 좀더 확대해야 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해서 고용효과를 늘리고, 매출도 함께 성장하는 중핵기업 육성이 필요하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팹리스 기업의 출현은 산업 기반 확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한가지는 팹리스 사업의 특성상 인력기반을 튼실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과 연계해 사람을 키우는 별도의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상시적으로 유지, 발전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점차 사업 구조가 솔루션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연계해 우수 인력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학교에 몇 개의 연구과제를 던져주는 피상적인 형태가 아니라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응용기술을 연계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프로그램 창출이 필요하다. 아울러 외국 인력을 받아들여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 유학생을 활용하는 방안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리콘 마이터스의 올해 계획과 중장기 비전이 있다면.
"올해 실리콘마이터스는 LCD 전분야의 PMIC(전력용 반도체) 사업을 펼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TV쪽 사업도 세트기업과 협력체제를 이미 갖추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디스플레이 분야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그 다음 사업으로는 모바일 전력용 반도체 사업이다. 또한 그린 에너지 애플리케이션 사업도 고민을 하고 있다. 모바일분야는 제품 샘플이 올해 나올 것이며, 그린 에너지 사업은 파워 효율을 올리거나, 배터리 파워를 관리하는 칩 등에 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통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기업이 중단기적인 목표다. 물론 투자자를 위한 기업공개도 추진할 것이다. 이것이 나스닥이 될지, 국내 증시가 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현재 실리콘마이터스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개발 제품의 파이프라인을 좀더 두텁게 하는 것이다.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은 꾸준하게 길게 사업을 영위해야 하고 이같은 시각에서 봐라봐야 한다. 우리 회사가 처음 개발한 칩이 3가지였지만, 현재 약 25개의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를 기점으로 이러한 제품군은 더욱 넓힐 것이다. 실리콘마이터스는 전력용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회사와 경쟁해 성과를 내고 있고, 이러한 기회를 살려 중국을 비롯 다양한 해외 사업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정리=길재식기자 osolgil@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