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접속료 갈등 해소방안 찾아야

김형중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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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0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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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시론] 접속료 갈등 해소방안 찾아야
세계 3대 통신사업자인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에게 네트워크 이용대가 즉, 접속료를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사르 알리에르타 텔레포니카 회장은 올 2월 초순 스페인 북부 빌바오의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등의 검색엔진이 아무런 대가 없이 자사의 네트워크 대역을 쓰고 있다며 그들에게는 행운이겠지만 텔레포니카 쪽에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통신업체와 인터넷서비스업체 사이에서 일전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이런 주장을 KT나 SK텔레콤 등은 환영할 것이고 네이버나 다음 등이 반대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물론 구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주장을 일단 무시할 것이다. 그리고 조용히 수그러들기를 바랄 것이다. 텔레포니카가 접속료를 청구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하거나 기술적으로 트래픽 제어를 통해 부담을 줄 수 있다.

접속 속도가 느려지면 포털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접속료를 내거나, 네트워크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역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아니면 아예 자체통신망 확충에 나서 포털이 통신회사도 겸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면 결국 포털은 소비자에게 접속료를 전가시킬 것이다.

혹자는 동일한 서비스에 대해 텔레포나카가 두 번 과금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비유해 말하자면 전력회사가 월풀에게 그들의 세탁기가 전기를 쓰니까 전기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물론 통신사업자들도 할말은 많다. 통신회사들은 네트워크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히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계속 투자해야 현재의 속도를 겨우 유지할 수 있다. 꿈의 통신이라 불리던 ISDN이 시장에 발도 붙이기 전에 ADSL이 보급되고, 이제는 FTTH가 보편화되고 음성 위주의 환경에서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진화하는데 뾰쪽한 비즈니스모델이 없는 통신회사 입장에서는 고충이 클 것이다.

인터넷서비스사업자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고속도로를 통해 포털 등은 큰 수익을 얻지만 막상 통신업체는 투자만 할 뿐 정당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무임승차 관행에 제동을 걸어보겠다는 것이 텔레포니카의 입장이다.

통신사업자는 네트워크를 지나가는 모든 트래픽을 평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넷 중립성 원칙이다. 통신회사 입장에서 볼 때 VOIP와 같은 서비스는 눈의 가시와 같은 존재인지라 당연히 트래픽을 차별하고 싶겠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넷 중립성 법안이 2006년 미국 상원에서 부결된 바 있어 이 원칙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존의 인터넷 기술은 단대단(end-to-end) 원칙을 기반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차별 없이 빠르게 처리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즉,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비용은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인터넷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다. 대신 전송품질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리얼타임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트래픽을 차별해서라도 품질을 높여달라는 주문이 있다는 것이다.

통신회사가 포털 등에게 접속료를 부과하는 것은 교통유발 부담금을 징수하는 것과 같은 조치라는 주장도 있다. 교통혼잡완화를 위해 혼잡을 유발하는 시설물에 부과하는 것이 교통유발 부담금이다. 알리에르타 회장은 "구글과 야후 같은 인터넷 검색엔진들이 큰 대역폭을 사용해 네트워크에 부담을 유발해왔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자잘한 사례 말고라도 네트워크의 진화방향을 본다면 이런 논의는 언제라도 수면 위로 부상하게 되어 있다. 포털 등은 그들의 서비스로 인해 트래픽이 늘어 통신회사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통신회사는 포털 등의 트래픽이 과중해 혼잡유발 부담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네트워크 투자를 계속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그러자면 통신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방안을 함께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행 이용료 체계의 재점검, 통신사업자의 유망 비즈니스모델 발굴 등도 병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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