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스마트폰, 공공정보의 빗장을 열다

개방의 '웹 2.0' 공익서비스에 적극 활용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알아봅시다] 스마트폰, 공공정보의 빗장을 열다
정부가 정보제공 민간서 가공ㆍ공유 '거버먼트 2.0'
업무 효율ㆍ투명성 향상… 법제도적 기반 마련돼야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국내 대거 진입하고 각종 앱스토어나 모바일인터넷 활용이 늘면서 정보이용에 있어 신기원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정부공공기관이 공공정보에 기반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에대해 저작권을 문제삼아 차단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공공정보의 소유권과 활용에 대한 논란도 일고있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수도권 버스도착 정보와 아이폰의 GPS기능을 연계해 만든 `서울버스'앱에 대해 경기도가 정보도용이라며 전격차단한 게 대표적입니다. 철도공사의 철도시간 정보제공 앱인 `아이코레일'역시 지난해부터 제공됐으나 최근 차단된바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이 정보를 웹상의 화면에서 긁어와 자신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한 것 뿐이고 이 역시 무상으로 공익적 목적에 부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이 이를 차단한데 대해 네티즌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한 네티즌은 "추운 겨울날 정류장에서 무작정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 개발자에게 감사한다"면서 "응당 공무원들이 해야할 일을 고등학생이 선의로 한 것인데 상을 주지 못할 망정 오히려 법적 대응이나 처벌을 운운하는 것이 과연 공복의 자세인가"라며 비판의 화살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대다수 시민들은 국민의 혈세로 만들어진 공공정보의 소유권이 궁극적으로 국민에 있으며 공익적 목적이라면 민간차원의 정보활용에 문호를 열어야한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일련의 정보차단 사건과 관련 거버먼트 2.0이라는 개념이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거버먼트 2.0은 참여와 개방, 공유의 사상에 근간한 웹 2.0에 정부의 역할을 결합한 개념입니다. 한마디로 민간에 가능한 공공정보를 공개하고 이를 통해 공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공공영역의 업무효율성과 투명성을 제고하자는 개념입니다. 과거 우리도 공공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전자정부'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습니다. 이는 정부가 행정행위를 통해 축적한 각종 공공데이터베이스를 전산화해 민원인들의 요구에 따라 일방향적으로 제공하는 개념입니다. 반면 거버먼트2.0에서는 정부의 역할은 정보제공의 플랫폼으로 국한되고 `API'라는 채널을 통해 민간이 언제든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가공해 활용하도록하자는 게 골자입니다. 실제 해외에서는 거버먼트2.0에 근간한 공공정보서비스가 확산추세입니다. 영국의 픽스마이스트리트(FIX MY STREET) 서비스는 보도블럭이 깨지거나 신호등이 고장나면 시민들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 고장지점을 표시하고 이를 공무원이 확인해 고친 뒤 그 결과를 사이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지자체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공간까지도 민간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공공업무의 효율화를 극대화한 케이스입니다. 미국은 특히 오바마 행정부 출범당시부터 국정혁신을 위한 키워드로 거버먼트 2.0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오픈 거버먼트 이니셔티브나 국가정보사이트인 DATA.GOV 개설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거버먼트2.0은 법제도적, 문화적 뒷받침이 없으면 선언적인 구호에 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작권법 전문가인 윤종수 대전지법 논산지원장은 "거버먼트2.0은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법적 정책적 근거가 없거나 현장 실무자들인 공무원들에 대한 실적위주의 업무문화, 책임소재나 권한축소 등과 맞물리면 시행이 어렵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난 경기도의 서울버스 정보차단 사건 역시 `원칙에 충실했던(?)' 현장 공무원들에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실제 미국과 영국, 호주 등 공공정보의 활용에 적극성을 보이는 나라들 모두 정책적 차원에서 범정부 실행지침을 발표하며 정보공개의 원칙이나 부처나 기관별 세부 추진전략 등을 제시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거버먼트2.0실행에 있어 한국적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가별로 문화나 사회, 국민의식, 정치의 수준이 다른 상황에서 민간이 요구하는 정보와 공공이 제공가능한 정보에는 시각차가 있다는 것입니다. 공공정보에 대해 높은 차원의 신뢰성을 기대하는 민간의 인식이나 지적도(地籍圖)처럼 정보차체가 부정확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도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거버먼트2.0을 통치나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보고 수요자보다는 공급자의 의식만 투영하는 상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조성훈기자 hoon21@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