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 틀려도 좋다… 음악 느낌대로 즐겨봐
닌텐도 게임류 한글화 깔끔
아이들 학습교재 활용 가능
그래픽ㆍ사운드 개선 과제로
지난 2008년 말 일본에 있을 때 지하철을 타면 쉽게 볼 수 있는 동영상 광고 중 하나가 닌텐도 위(Wii)용 신작 음악 게임인 `위 뮤직'이었다. 위의 동작 인식 컨트롤러를 십분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게임 방식에는 일견 흥미가 갔지만, 아무래도 플랫폼의 성향에 맞게 라이트한 방향에서 음악에 접근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우연히 위 뮤직을 접하게 되면서 조금 과장을 섞자면 음악 게임의 미래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발매일로부터 약간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오늘은 위 뮤직을 소개하려 한다.
1990년대 후반에 10대 혹은 20대였던 독자들이라면 `DDR'이나 `펌프 잇 업'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한 때 오락실에 제 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이들 게임들에 대한 추억은 동년배들이라면 하나 둘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음악 게임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된 데에는 지나친 난이도의 상승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절대 못 깰 거라고 생각했던 노트를 하루만에 초등학생이 깨더라 하는 제작자들의 얘기가 들려올 정도로 음악 게임 소비층들의 손놀림은 날이 갈수록 빨라졌고, 이들을 위해서는 더 어려운 게임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자연히 코어 이용자 중심의 시장 환경을 만들었고, 때문에 다수 이용자들의 진입 장벽은 끝도 없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자연히 음악 게임은 대단히 매니악한 장르가 돼 버렸고, 현재도 신작은 꾸준히 나오지만 즐기는 이들은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줄게 된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그런데 위 뮤직은 이러한 이제까지의 음악 게임 발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데에서 주목할 만하다. "틀려도 좋습니다. 음악은 당신의 느낌대로 즐기는 거니까요"라는 말을 대놓고 하는 음악 게임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닌텐도 게임류 한글화 깔끔
아이들 학습교재 활용 가능 그래픽ㆍ사운드 개선 과제로
위 뮤직은 음악을 손놀림의 도구로 이용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기존의 음악 게임들과는 완전히 그 궤를 달리한다. 오히려 음악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고, 더 나아가 각 악기를 어떻게 즐길 때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 합주의 즐거움은 어떤 것인지, 각 음악 장르가 가지는 특성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알기 쉬운 언어로 가르쳐주고 있다.
때문에 게임을 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음악에 대한 기본 소양을 배울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즐겨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몸과 귀로 익힐 수 있게 된다. 음악을 즐긴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이제까지의 어떤 음악 게임들보다도 더 많은 고민이 있었으며, 그 고민을 성공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까지 끝내놓은, 그야말로 웰메이드 타이틀이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게임을 시작하면 꽤 긴 분량의 인트로 화면이 나오고, 여기에서 기본적인 악기들의 조작방법을 위의 컨트롤러와 어떻게 조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가르쳐준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기존의 음악 게임들이 무조건 정해진 악보를 정확하게 치는 방법으로 만들어져 있던 데 비해서 이 게임의 경우는 사용자가 악기를 다루는 흉내만 내면 이를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듬을 자연스럽게 타는 방법, 자기 기분에 맞게 변주를 해 내는 방법 등, 음악 그 자체를 즐기게 하는 데 치중하고 있어, 눈보다 손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악보를 따라가기에 바쁠 일은 없다. 어떻게 이 이상으로 음악을 즐기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닌텐도 게임답게 전체 한글화가 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꽤 많은 분량의 대사도 깔끔하게 한글화되어 있고, 번역의 품질도 괜찮다. 단, 사용자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든 최대한 자연스러운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한국을 위한 별도의 곡이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정도가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물론 그래픽 적인 면이나 사운드 자체의 품질에 있어서는 플레이스테이션(PS)3나 엑스박스(Xbox)360에 비교할 수 없는 게임이다. 그래픽 스타일이 그렇다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그리 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그래픽에, 위의 하드웨어 적인 한계 때문에 HD 화면은 기대도 할 수 없다. 사운드 역시도 5.1채널이니 원음이니 하는 최신의 트렌드와는 분명 거리가 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놀이의 방법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닌텐도의 최고 히트작이며 지금도 계속해서 속편을 내놓고 있는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과연 얼마나 많이 바뀌어 왔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놀이 방법의 기본을 확실하게 하고 있으므로, 하드웨어가 바뀌고 컨트롤러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최고의 게임이 아닌가.
이 게임에 호감을 가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나중에 필자의 아이나 조카가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음악을 옳은 방법으로 배우게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교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있는 위 게이머이라면 반드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타이틀이라 하겠다.
아이들 학습교재 활용 가능
그래픽ㆍ사운드 개선 과제로
지난 2008년 말 일본에 있을 때 지하철을 타면 쉽게 볼 수 있는 동영상 광고 중 하나가 닌텐도 위(Wii)용 신작 음악 게임인 `위 뮤직'이었다. 위의 동작 인식 컨트롤러를 십분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게임 방식에는 일견 흥미가 갔지만, 아무래도 플랫폼의 성향에 맞게 라이트한 방향에서 음악에 접근한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우연히 위 뮤직을 접하게 되면서 조금 과장을 섞자면 음악 게임의 미래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발매일로부터 약간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오늘은 위 뮤직을 소개하려 한다.
1990년대 후반에 10대 혹은 20대였던 독자들이라면 `DDR'이나 `펌프 잇 업'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한 때 오락실에 제 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이들 게임들에 대한 추억은 동년배들이라면 하나 둘 정도는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음악 게임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된 데에는 지나친 난이도의 상승을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절대 못 깰 거라고 생각했던 노트를 하루만에 초등학생이 깨더라 하는 제작자들의 얘기가 들려올 정도로 음악 게임 소비층들의 손놀림은 날이 갈수록 빨라졌고, 이들을 위해서는 더 어려운 게임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자연히 코어 이용자 중심의 시장 환경을 만들었고, 때문에 다수 이용자들의 진입 장벽은 끝도 없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자연히 음악 게임은 대단히 매니악한 장르가 돼 버렸고, 현재도 신작은 꾸준히 나오지만 즐기는 이들은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줄게 된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그런데 위 뮤직은 이러한 이제까지의 음악 게임 발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데에서 주목할 만하다. "틀려도 좋습니다. 음악은 당신의 느낌대로 즐기는 거니까요"라는 말을 대놓고 하는 음악 게임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닌텐도 게임류 한글화 깔끔
아이들 학습교재 활용 가능 그래픽ㆍ사운드 개선 과제로
위 뮤직은 음악을 손놀림의 도구로 이용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기존의 음악 게임들과는 완전히 그 궤를 달리한다. 오히려 음악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고, 더 나아가 각 악기를 어떻게 즐길 때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 합주의 즐거움은 어떤 것인지, 각 음악 장르가 가지는 특성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알기 쉬운 언어로 가르쳐주고 있다.
때문에 게임을 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음악에 대한 기본 소양을 배울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음악을 어떤 방식으로 즐겨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몸과 귀로 익힐 수 있게 된다. 음악을 즐긴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이제까지의 어떤 음악 게임들보다도 더 많은 고민이 있었으며, 그 고민을 성공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것까지 끝내놓은, 그야말로 웰메이드 타이틀이라는 이름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게임을 시작하면 꽤 긴 분량의 인트로 화면이 나오고, 여기에서 기본적인 악기들의 조작방법을 위의 컨트롤러와 어떻게 조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가르쳐준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기존의 음악 게임들이 무조건 정해진 악보를 정확하게 치는 방법으로 만들어져 있던 데 비해서 이 게임의 경우는 사용자가 악기를 다루는 흉내만 내면 이를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만들어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듬을 자연스럽게 타는 방법, 자기 기분에 맞게 변주를 해 내는 방법 등, 음악 그 자체를 즐기게 하는 데 치중하고 있어, 눈보다 손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악보를 따라가기에 바쁠 일은 없다. 어떻게 이 이상으로 음악을 즐기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닌텐도 게임답게 전체 한글화가 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꽤 많은 분량의 대사도 깔끔하게 한글화되어 있고, 번역의 품질도 괜찮다. 단, 사용자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든 최대한 자연스러운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한국을 위한 별도의 곡이 하나 정도는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정도가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물론 그래픽 적인 면이나 사운드 자체의 품질에 있어서는 플레이스테이션(PS)3나 엑스박스(Xbox)360에 비교할 수 없는 게임이다. 그래픽 스타일이 그렇다는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그리 예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그래픽에, 위의 하드웨어 적인 한계 때문에 HD 화면은 기대도 할 수 없다. 사운드 역시도 5.1채널이니 원음이니 하는 최신의 트렌드와는 분명 거리가 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놀이의 방법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닌텐도의 최고 히트작이며 지금도 계속해서 속편을 내놓고 있는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과연 얼마나 많이 바뀌어 왔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놀이 방법의 기본을 확실하게 하고 있으므로, 하드웨어가 바뀌고 컨트롤러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최고의 게임이 아닌가.
이 게임에 호감을 가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나중에 필자의 아이나 조카가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음악을 옳은 방법으로 배우게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교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있는 위 게이머이라면 반드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타이틀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