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경쟁력 발판 삼아 다른 영역과 융합 시도
국내외 유망기업 M&A 통해 타산업 진출 가속
국내외 유망기업 M&A 통해 타산업 진출 가속
■ SKT, 통신의 경계를 넘다
(중) 세계는 지금 이종산업간 융합중
SK텔레콤이 새로운 성장 화두로 삼은 IPE(기업생산성증대)의 핵심은 센싱 및 네트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타 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부가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통신과 일반 IT기술은 물론 통신과 이종산업간의 접목을 위한 새로운 ICT 기술이 필요하다. 통신의 경쟁력을 ICT와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거나, 통신의 경쟁력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컨셉인 셈이다. 휴대폰 하나로 자동차를 원격관리해 통신이 자동차 영역으로 지평으로 넓히는 `텔레매틱스 인 비히클'(Telematics in Vehicle)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융합은 전세계 모든 글로벌 기업이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자신의 경쟁력이 됐던 기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영역과 융합 또는 확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IPE는 다른 글로벌 통신업체나 ICT기업의 최근 행보와도 일치한다. 실제 SK텔레콤은 브리티시텔레콤(BT) 등 텔코(통신사업자), IBM 등 솔루션 벤더, 아마존닷컴과 같은 버티컬 플레이어들을 벤치마킹했다. 이름과 업종은 달라도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영역을 넘어선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SK텔레콤이 IPE 전략을 위해 벤치마킹했던 글로벌 사례와 시사점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텔코의 변신은 무죄〓SK텔레콤 입장에서 가장 눈여겨 본 벤치마킹 대상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텔코들이다. 통신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글로벌 통신업체들의 성장통은 예외가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DT)은 통신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IBM 등 IT 서비스 업체들과 전면적으로 경쟁하는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DT는 IT 자회사인 T-시스템즈를 활용해 B2B ICT서비스 사업자로의 변신을 꾀한다. 산업별로 특화된 IT서비스 업체를 인수하고 산업별 솔루션 확보에 주력해 온 것이다. DT는 지난 2000년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IT 자회사인 데비스(Debis)를 인수,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 네트워크 경쟁력을 기반으로 CAD나 PLM 등 자동차 산업의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역 확장을 도모한 것이다. DT는 이후에도 지다스(Gedas) 등을 인수하며 통신과 IT서비스간 접목을 통해 타 산업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DT보다 앞서 변신을 시도했던 BT도 네트워크화된 IT 서비스를 통해 B2B 중심의 IT정보서비스로 위상을 재정립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핵심 역량 부재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되고 있으나, 통신사업자의 변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호주의 유력 이통업체인 텔스트라(Telstra)는 SK텔레콤의 IPE와 유사한 `프러덕티브 인디케이터'(PI:Productive Indicator)를 추진하고 있다. PI의 목적은 ICT와 기업 생산성 향상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맞춤형 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서비스'(Next Generation Service)라는 서비스가 그 예다.
관련해 텔스트라는 스위니 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전 세계 300여개 대기업의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기업생산성향상의 수준을 진단했다. 텔스트라가 찾고 있는 답은 설문에 응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찾아줬다. 응답자의 61%는 ICT를 생산성 향상의 `키 드라이버'(Key Driver)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여기서 텔스트라는 `통신+ICT'란 해답을 구한다.
미국의 AT&T는 사업조정과 구조조정를 거치면서 경쟁사에 비해 역량 확보가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무선 및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B2B 분야의 다양한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전력회사인 TNMP와 협력해 미국내 스마트 계량기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06년에는 클라우드 기술 보유업체인 US인터네트워킹을 인수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한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 8월부터는 기업용 웹기반 데이터 스토리지 서비스인 `시넵틱 스토리지'(Synaptic Storage)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해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솔루션과 쇼핑몰 업체도 텔코와 경쟁〓IBM은 지난 2008년부터 IT기술을 모든 영역에 적용해 프로세스 및 시스템을 혁신해 지구를 더 똑똑하게 만들자는 이른바 `스마트 플래닛'(Smart Planet)을 미래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SK텔레콤의 IPE와 맥을 같이한다.
스마트 플래닛의 개요는 모든 정보기기가 센서(sensor)를 통해 기능화하고 있고, 이들은 상호 연결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며, 여기에 지능화(Intelligency)를 보태겠다는 것이다. 이는 생선성 향상과 편리함을 넘어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를 개선해 보다 나은 지구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게 IBM의 슬로건이다. 당연히 적용 영역(시장)은 생활, 산업, 공공 등 전 분야다.
온라인 쇼핑업체로 출발한 아마존닷컴은 기존의 B2C 경쟁력을 기반으로 다른 쇼핑몰 및 온라인 업체에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이 변신에 활용한 역량은 기존 B2C의 사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경험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제공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the shop2world'나 뉴욕타임스 등에 적용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학사관리, 과제수행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아마존의 변신에 대해 "쇼핑몰 업체였던 아마존이 이제 웹서비스와 컴퓨팅 기술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대표적인 고객관계관리(CRM)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은 CRM관련 SaaS 서비스에서 PaaS 서비스로 확장해가고 있으며, e-베이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경매(BID)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사점〓텔코든 IT업체든 새로운 영역과의 융합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기업들은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우선은 자신의 모태가 됐던, 그래서 가장 경쟁력을 지닌 기반기술과 경험을 다른 영역과의 융합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신기업은 센싱과 네트워크 기술, 솔루션 벤더는 산업별 시스템과 솔루션 구축 및 제공능력을, 버티컬 플레이어들은 B2C 시장에사의 경험을 무기로 삼았다. 이들 기술은 또 다른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한 발판인 것이다.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을 위해 시도된 방법은 인수합병(M&A)이 가장 많다. DT 등이 자동차분야의 IT자회사를 잇따라 인수하고, AT&T가 클라우드관련 US인터네트워킹 등을 인수해 경쟁력을 배가한 것이 그 예다. SK텔레콤 역시 IPE 사업을 추진하면서, 필요하다면 다양한 기반 기술 확보차원에서 국내외 유망업체의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
융합과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무작정 영역 확정과 융합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는 통신이든 다른 업종이든 단일 영역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오게 마련이고, 이를 극복할 방안은 융합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란 해답을 공통적으로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영역 확장이 당장에 기존 사업을 대체할 정도의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와 서비스의 다양성 확보가 관건이다. 규모와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여전히 융합은 기존 수익구조의 보완재 역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응열기자 uykim@
(중) 세계는 지금 이종산업간 융합중
SK텔레콤이 새로운 성장 화두로 삼은 IPE(기업생산성증대)의 핵심은 센싱 및 네트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타 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부가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통신과 일반 IT기술은 물론 통신과 이종산업간의 접목을 위한 새로운 ICT 기술이 필요하다. 통신의 경쟁력을 ICT와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거나, 통신의 경쟁력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컨셉인 셈이다. 휴대폰 하나로 자동차를 원격관리해 통신이 자동차 영역으로 지평으로 넓히는 `텔레매틱스 인 비히클'(Telematics in Vehicle)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융합은 전세계 모든 글로벌 기업이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자신의 경쟁력이 됐던 기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영역과 융합 또는 확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IPE는 다른 글로벌 통신업체나 ICT기업의 최근 행보와도 일치한다. 실제 SK텔레콤은 브리티시텔레콤(BT) 등 텔코(통신사업자), IBM 등 솔루션 벤더, 아마존닷컴과 같은 버티컬 플레이어들을 벤치마킹했다. 이름과 업종은 달라도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영역을 넘어선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SK텔레콤이 IPE 전략을 위해 벤치마킹했던 글로벌 사례와 시사점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텔코의 변신은 무죄〓SK텔레콤 입장에서 가장 눈여겨 본 벤치마킹 대상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텔코들이다. 통신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글로벌 통신업체들의 성장통은 예외가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DT)은 통신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IBM 등 IT 서비스 업체들과 전면적으로 경쟁하는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DT는 IT 자회사인 T-시스템즈를 활용해 B2B ICT서비스 사업자로의 변신을 꾀한다. 산업별로 특화된 IT서비스 업체를 인수하고 산업별 솔루션 확보에 주력해 온 것이다. DT는 지난 2000년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IT 자회사인 데비스(Debis)를 인수, 자동차 시장을 공략한다. 네트워크 경쟁력을 기반으로 CAD나 PLM 등 자동차 산업의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역 확장을 도모한 것이다. DT는 이후에도 지다스(Gedas) 등을 인수하며 통신과 IT서비스간 접목을 통해 타 산업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DT보다 앞서 변신을 시도했던 BT도 네트워크화된 IT 서비스를 통해 B2B 중심의 IT정보서비스로 위상을 재정립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핵심 역량 부재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되고 있으나, 통신사업자의 변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호주의 유력 이통업체인 텔스트라(Telstra)는 SK텔레콤의 IPE와 유사한 `프러덕티브 인디케이터'(PI:Productive Indicator)를 추진하고 있다. PI의 목적은 ICT와 기업 생산성 향상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맞춤형 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서비스'(Next Generation Service)라는 서비스가 그 예다.
관련해 텔스트라는 스위니 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전 세계 300여개 대기업의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기업생산성향상의 수준을 진단했다. 텔스트라가 찾고 있는 답은 설문에 응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찾아줬다. 응답자의 61%는 ICT를 생산성 향상의 `키 드라이버'(Key Driver)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여기서 텔스트라는 `통신+ICT'란 해답을 구한다.
미국의 AT&T는 사업조정과 구조조정를 거치면서 경쟁사에 비해 역량 확보가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무선 및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B2B 분야의 다양한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전력회사인 TNMP와 협력해 미국내 스마트 계량기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06년에는 클라우드 기술 보유업체인 US인터네트워킹을 인수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한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 8월부터는 기업용 웹기반 데이터 스토리지 서비스인 `시넵틱 스토리지'(Synaptic Storage)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해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솔루션과 쇼핑몰 업체도 텔코와 경쟁〓IBM은 지난 2008년부터 IT기술을 모든 영역에 적용해 프로세스 및 시스템을 혁신해 지구를 더 똑똑하게 만들자는 이른바 `스마트 플래닛'(Smart Planet)을 미래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SK텔레콤의 IPE와 맥을 같이한다.
스마트 플래닛의 개요는 모든 정보기기가 센서(sensor)를 통해 기능화하고 있고, 이들은 상호 연결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으며, 여기에 지능화(Intelligency)를 보태겠다는 것이다. 이는 생선성 향상과 편리함을 넘어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를 개선해 보다 나은 지구를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게 IBM의 슬로건이다. 당연히 적용 영역(시장)은 생활, 산업, 공공 등 전 분야다.
온라인 쇼핑업체로 출발한 아마존닷컴은 기존의 B2C 경쟁력을 기반으로 다른 쇼핑몰 및 온라인 업체에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B2B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이 변신에 활용한 역량은 기존 B2C의 사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과 경험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제공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the shop2world'나 뉴욕타임스 등에 적용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학사관리, 과제수행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런 아마존의 변신에 대해 "쇼핑몰 업체였던 아마존이 이제 웹서비스와 컴퓨팅 기술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대표적인 고객관계관리(CRM)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은 CRM관련 SaaS 서비스에서 PaaS 서비스로 확장해가고 있으며, e-베이는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경매(BID)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사점〓텔코든 IT업체든 새로운 영역과의 융합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기업들은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우선은 자신의 모태가 됐던, 그래서 가장 경쟁력을 지닌 기반기술과 경험을 다른 영역과의 융합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신기업은 센싱과 네트워크 기술, 솔루션 벤더는 산업별 시스템과 솔루션 구축 및 제공능력을, 버티컬 플레이어들은 B2C 시장에사의 경험을 무기로 삼았다. 이들 기술은 또 다른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한 발판인 것이다.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을 위해 시도된 방법은 인수합병(M&A)이 가장 많다. DT 등이 자동차분야의 IT자회사를 잇따라 인수하고, AT&T가 클라우드관련 US인터네트워킹 등을 인수해 경쟁력을 배가한 것이 그 예다. SK텔레콤 역시 IPE 사업을 추진하면서, 필요하다면 다양한 기반 기술 확보차원에서 국내외 유망업체의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
융합과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무작정 영역 확정과 융합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이다. 이는 통신이든 다른 업종이든 단일 영역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오게 마련이고, 이를 극복할 방안은 융합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란 해답을 공통적으로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영역 확장이 당장에 기존 사업을 대체할 정도의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와 서비스의 다양성 확보가 관건이다. 규모와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면 여전히 융합은 기존 수익구조의 보완재 역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