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바람직한 `미디어 렙` 도입 원칙

이용경 국회의원ㆍ창조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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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11-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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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바코(KOBACO)가 독점해온 방송광고판매대행(이하 미디어 렙) 개편 방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방송사와 광고주, 광고대행사, 신문사 등 미디어 렙 생태계에 영향을 받는 이해당사자의 목소리도 분분하다. 백인백색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A에게 최선의 대안이 B에게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답은 원칙에 있다. 원칙에 합의한다면 각론에서의 이견은 충분히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언론 기능의 건전성이다. 이는 우리사회가 건강하게 유지 발전되기 위해 지켜져야 할 절대가치 이기에 어느 무엇을 위해 희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둘째는 광고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한 매체의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방송, 종교방송 등 광고 취약매체가 수행하는 사회통합과 갈등치유 등 공적 기능은 우리사회의 다양성과 건전성이 유지되는 근간이다. 이들 취약매체의 생존을 지원하는 것이 이들의 고사를 방치하여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런 원칙들을 생각한다면 미디어 렙 체제의 뼈대가 쉽게 그려진다.

첫째, 언론기능이 침해받지 않기 위해서는 방송사가 미디어 렙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 방송사가 미디어 렙을 지배하거나 소유하는 것은 미디어 렙의 존재 의의와도 충돌한다. 미디어 렙 역할이 방송사와 광고주의 직거래 방지임을 생각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취약매체 생존 시스템의 설계는 의외로 복잡하다. 매체마다 상황이 다르고 과연 어디까지가 생존보장 수준인가라는 현실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취약매체 생존 보장 문제는 법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행정기관이 정책 집행과정에서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정책적으로 세밀하게 배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경쟁력이 원천적으로 떨어지는 종교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연계판매 보장, 매출이 일정 수준이 안 되는 사업자에 대한 방송발전기금 납부 면제, 서울과 지방 방송사간 공정 경쟁 보장 장치의 마련 등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본다.

저널리즘 보존과 취약매체 생존 보장 등 핵심 쟁점이 해결된다면 다른 문제는 부차적이다. 소위 `1공영 1민영이냐 1공영 다민영이냐'하는 문제는 이런 면에서 비본질적 문제다. 방송광고 판매 수수료 시장이 600억원 정도에 불과함을 감안하면 `1공영 1민영'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지만 이 역시 방송사가 미디어 렙을 지배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의미가 있다. 다만, `1공영 1민영'체제가 된다 하더라도 상호교차하는 경쟁체제가 되어야 한다. 공영 미디어 렙이 공영방송만을 담당하고 민영 렙은 민영방송만을 담당한다면 코바코 독점 체제와 달라질 바가 없다. 미디어 렙 사이에 상호 경쟁은 없고 각자의 보장된 시장에서 독점 지위를 누리면 헌재의 위헌판정 취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건전한 경쟁이 있어야 서비스 품질도 높아지고 광고 시장 성장도 가능하다.

미디어 렙의 업무 영역도 언론기능의 건전성 측면에서 보면 간단하다. 보도 기능 없는 매체에게는 자유 영업을 보장하고, 보도 기능을 가진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은 미디어 렙을 통해 방송광고 영업을 하게끔 해야 한다.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의 본질이다. 국민과 산업계의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생산적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가 방송의 다양성과 지역성도 증진시키면서 광고 산업 발전에도 동력을 제공하는 탁월한 미디어 렙 제도를 마련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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