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크래프트 최강국 자리도 위태

중국, IEF 2009 종합 우승
`e스포츠 종주국` 한국… 자존심 무너져

  •  
  • 입력: 2009-11-01 21:54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한국이 최강임을 자랑하는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도 자리 보전이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는 10월31일과 11월1일 이틀 동안 경기도 수원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EF 2009 수원정보과학축제에서 스타크래프트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워크래프트3와 카운터스트라이크 부문에서는 대표 전원이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맞았지만 스타크래프트에서는 삼성전자 송병구와 아마추어 이철민이 활약한 덕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면서 최강국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1위를 차지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은 국내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어`들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랭킹 2위인 SK텔레콤 T1 김택용과 5위인 CJ 엔투스 김정우가 대표로 참가했고 개인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삼성전자 송병구와 주최측 추천 선수로 SK텔레콤 임요환이 출전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각 조 1위를 차지해 4강이 한국 잔치가 될 수 있는 멤버 구성이다.

그렇지만 한국은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조편성에서 김택용과 김정우가 같은 조에 배치되면서 한 명은 탈락이 확정됐지만 두 명 모두 떨어졌다. 김정우가 김택용을 꺾으면서 김택용의 탈락이 유력해졌고 김정우가 중국 선수에게 지면서 동반 탈락했다. 임요환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프로토스에게 지면서 5강에 들지 못했다.

톱 랭커들의 탈락에 대해 관계자들은 중국과 유럽의 실력이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많이 열리지는 않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리그의 흐름을 모두 꿰차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대회 B조에서 김정우를 꺾은 샤쥔춘은 "김정우가 강한 선수임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샤쥔춘은 김정우를 상대로 2 게이트웨이 질럿 러시를 시도해 승리했고 5강전에서 이철민에게도 같은 전략을 구사해 한 세트를 따냈다.

임요환을 꺾었던 우크라이나 선수의 경기력도 한국 선수 못지 않았다. 이철민과 4강전을 펼친 올렉시 크르푸니크는 한국의 프로토스들이 저그를 상대로 자주 사용하는 더블 넥서스 전략을 똑같이 펼치면서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였다.

한국 선수들이 외국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도 패배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은 조 편성이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종족에 대한 정보도 없어 허둥댔다. 외국 선수들의 이름과 아이디가 표기됐지만 대부분 모르는 선수들이었다는 것이 선수들의 반응이었다.

대회를 지켜본 한 e스포츠 관계자는 "국제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스타크래프트 우승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위기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더 늘고 있다"며 "국내 대회에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외국의 흐름도 눈 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의 동향에 대한 정보 수집이 어렵다면 국제 대회에 출전했을 때 집중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WCG 2007과 2008에서 국제 대회에 처음 나온 송병구와 박찬수가 우승한 사례나 이번 대회에서 아마추어 이철민이 조별 예선을 통과한 것이 좋은 사례다.

송병구는 2007년 WCG 그랜드 파이널에서 우크라이나 선수에게 1패를 당한 뒤 집중해서 예선을 뚫었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박찬수도 외국 대회에 처음으로 나가기 때문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경기했다고 밝혔고 이철민 또한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면서 맞춰갔다"고 했다.

오는 11일부터 WCG 2009 그랜드 파이널이 중국 청두에서 열린다. 화승 이제동, SK텔레콤 김택용, 삼성전자 송병구 등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스타크래프트 대표로 뽑혔다. IEF 2009의 뼈 아픈 패배를 교훈으로 삼아야만 최강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수원=남윤성 기자

디지털뉴스부
제공=www.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