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IT융합산업 성공 관건은 테스팅

권원일 STA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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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5-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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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광장] IT융합산업 성공 관건은 테스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일본에 진출해 처음 윈도 시리즈를 발매했을 때 일본인들은 버그 투성이인 윈도 상용으로, 그것도 고가에 판매된다는 사실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일본사회의 문화와 의식에서는 하자가 있는 제품을 고객에게 판매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양심 불량, 심지어는 범죄적 행위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MS는 세계 1위의 IT기업으로서 테스터가 개발자보다 더 많다는 것을 자사의 대표적 경쟁력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초기의 악명을 넘어 윈도가 일본 시장에서도 1위에 올라선 배경에는 이처럼 테스트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가 있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똑같은 일본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떤 대접을 받고 있을까?

한동안 세계 1위를 달리던 초고속망에 힘입어 꽤 많은 국내 IT 벤처기업들이 관련 솔루션을 들고 해외시장, 특히 일본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들이 하나 같이 부딪힌 중요한 장벽 가운데 하나가 바로 테스트에 대한 관점의 차이였다.

국내에서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테스트하는 데 개발회사나 사용자 모두 그다지 거부감이 없다. 심지어 상용으로 출시된 소프트웨어(SW)에서 버그가 발견돼도 패치로 해결하면 그만이다. 트러블 슈팅이 테스팅을 대신하는 셈이고, 제품을 판매한 후에 사용자를 대상으로 필드 테스트를 하는 형국이다.

일본에 진출한 벤처기업들은 국내에서처럼 사용자들의 트러블 슈팅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정작 파트너(또는 클라이언트)인 일본 기업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사용자는 테스트의 대상이 아니며, 만일 필드 테스트가 필요하다면 정확히 테스터 계약을 맺고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이런 장벽(?)에 가로막혀 일본시장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해외도 물론이지만, 국내에서도 SW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한편, 사회적 산업적 중요성이 커져만 가고 있다. 국내 모든 산업에서 SW가 차지하는 비중이 35.5%에 이르고 있다. 거의 모든 기업, 단체의 업무나 개인 생활까지도 SW에 의존하거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어떤 분야에서건 업무나 사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품질 높은 SW가 필수적이며, SW의 품질이 낮으면 총체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낮아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SW 품질 관리의 핵심에 테스팅이 있다. 우리 SW 기술력의 한계는 개발력의 한계보다도 테스팅에 대한 인식 부재에 더 크게 기인한다. 테스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비용적 손실, 나아가 기회비용의 상실이 되풀이되고 있다.

최근 유행어가 되다시피 한 컨버전스 시대, 융합의 시대를 맞아 바야흐로 IT융합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와 함께 거대한 관련 시장이 열리고 있다. 그런데 IT융합 산업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세계 선두에 올라설 수 있는 마법의 열쇠는 어디에 있을까?

다른 선진국들을 무조건 쫓아가는 투자로는 그런 열쇠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경쟁력이 없는 분야에 무턱대고 투자를 쏟아 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테스팅이야말로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만 이뤄진다면 선진국과의 격차를 단기간에 뛰어넘을 수 있는 마법의 열쇠가 될 수 있다.

테스팅에 대한 기본적 인프라의 재정비는 물론, 특히 최근에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안전우선 시스템(Safety-Critical System) 개발 및 테스팅 기술에 대해 선진국들을 뛰어넘는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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