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1'에 해당하는 무른 광석
석면ㆍ섬유상 탈크성분이 문제
■ 바이오&헬스
베이비 파우더와 화장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발견됐다. 멜라민 우유에 이어서 터져 나온 소식에 모두가 좌불안석이다. 더욱 고약한 사실은 식약청이 5년 전부터 그런 위험성을 알고 있었는데 텔레비전 고발 프로그램의 연락을 받고서야 허겁지겁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식약청의 그런 불감증이 발암물질이라는 석면보다 더 두렵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화장품 원료로 사용한 `탈크'였다. 아라비아에서 유래됐다는 탈크라는 이름이 낯설기는 하지만 사실 탈크는 우리가 잘 알고 많이 써왔던 광물이다. 표면이 미끄럽고 반들거려서 `활석'(滑席)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쓰기 때문에 `화석'(畵石)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검은색의 납석(蠟石)과 함께 `곱돌'이라고도 한다.
활석은 모스 경도(硬度) 1에 해당하는 가장 무른 광석이다. 손톱으로 긁어도 자국이 생길 정도로 무르다. 활석은 백색의 광물성 규산 마그네슘으로 주로 사문암이나 백운석 등이 엽상(葉狀)이나 섬유상(纖維狀)으로 변성되어 덩어리가 된 것이다. 그래서 천연 활석에는 본래부터 사문암에 들어있던 석면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활석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양복 재단이나 용접에서 석필(石筆)로 사용하고 물에 젖으면 비누와 같은 촉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목욕탕의 바닥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전기 스위치 등에 절연체로 사용한 적도 있었다.
활석을 가루로 만든 `탈크 파우더'의 용도는 더욱 다양하다. 얼굴에 사용하는 파운데이션이나 베이비 파우더의 주원료가 바로 탈크 파우더다. 알약이나 캅셀의 제조 과정에서 분말 성분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활택제(滑澤劑)로도 쓰인다. 재발성 기흉(氣胸, 공기가슴증)의 치료제로 쓰는 경우도 있다.
탈크 파우더는 종이,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의 충전제로 쓰기도 하고 도자기 제조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앞으로는 활석을 시멘트 대용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활석을 사용하면 제조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와 양생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탈크 파우더는 인류가 수천 년 전부터 안전한 것으로 믿고 널리 사용해왔던 천연소재다. 그런 탈크 파우더가 이제는 호흡기 질환, 폐암, 피부암, 자궁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탈크 파우더에 섞여 있는 석면과 섬유상 탈크가 문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두 물질 모두를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그룹 1)로 분류하고 있다. 다행히 미국 식약청은 석면과 섬유상 탈크가 들어있지 않은 탈크 파우더는 화장품으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의 경고는 섬유상 탈크와 석면을 장기간에 걸쳐 흡입하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런 물질이 포함된 화장품이나 베이비 파우더를 사용했다고 반드시 암에 걸리게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물론 일부러 그런 제품을 쓸 이유는 없다.
식약청과 전문가들이 그런 위험성을 충분히 일찍 파악해서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못했던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식약청이 이미 국제적으로 알려졌던 탈크 파우더의 위험성을 무시했던 이유를 밝혀내고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문제 제기 방식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이런 제보가 언론사를 통해 위협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공연히 법석을 떤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냉정한 대책이 필요한 일이다. 식약청이 훨씬 더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석면ㆍ섬유상 탈크성분이 문제
■ 바이오&헬스
베이비 파우더와 화장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발견됐다. 멜라민 우유에 이어서 터져 나온 소식에 모두가 좌불안석이다. 더욱 고약한 사실은 식약청이 5년 전부터 그런 위험성을 알고 있었는데 텔레비전 고발 프로그램의 연락을 받고서야 허겁지겁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식약청의 그런 불감증이 발암물질이라는 석면보다 더 두렵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화장품 원료로 사용한 `탈크'였다. 아라비아에서 유래됐다는 탈크라는 이름이 낯설기는 하지만 사실 탈크는 우리가 잘 알고 많이 써왔던 광물이다. 표면이 미끄럽고 반들거려서 `활석'(滑席)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는데 쓰기 때문에 `화석'(畵石)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검은색의 납석(蠟石)과 함께 `곱돌'이라고도 한다.
활석은 모스 경도(硬度) 1에 해당하는 가장 무른 광석이다. 손톱으로 긁어도 자국이 생길 정도로 무르다. 활석은 백색의 광물성 규산 마그네슘으로 주로 사문암이나 백운석 등이 엽상(葉狀)이나 섬유상(纖維狀)으로 변성되어 덩어리가 된 것이다. 그래서 천연 활석에는 본래부터 사문암에 들어있던 석면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활석은 다양하게 활용된다. 양복 재단이나 용접에서 석필(石筆)로 사용하고 물에 젖으면 비누와 같은 촉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목욕탕의 바닥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전기 스위치 등에 절연체로 사용한 적도 있었다.
활석을 가루로 만든 `탈크 파우더'의 용도는 더욱 다양하다. 얼굴에 사용하는 파운데이션이나 베이비 파우더의 주원료가 바로 탈크 파우더다. 알약이나 캅셀의 제조 과정에서 분말 성분이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활택제(滑澤劑)로도 쓰인다. 재발성 기흉(氣胸, 공기가슴증)의 치료제로 쓰는 경우도 있다.
탈크 파우더는 종이, 의약품, 화장품, 식품 등의 충전제로 쓰기도 하고 도자기 제조에도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앞으로는 활석을 시멘트 대용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활석을 사용하면 제조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와 양생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탈크 파우더는 인류가 수천 년 전부터 안전한 것으로 믿고 널리 사용해왔던 천연소재다. 그런 탈크 파우더가 이제는 호흡기 질환, 폐암, 피부암, 자궁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탈크 파우더에 섞여 있는 석면과 섬유상 탈크가 문제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두 물질 모두를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그룹 1)로 분류하고 있다. 다행히 미국 식약청은 석면과 섬유상 탈크가 들어있지 않은 탈크 파우더는 화장품으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제암연구소의 경고는 섬유상 탈크와 석면을 장기간에 걸쳐 흡입하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런 물질이 포함된 화장품이나 베이비 파우더를 사용했다고 반드시 암에 걸리게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물론 일부러 그런 제품을 쓸 이유는 없다.
식약청과 전문가들이 그런 위험성을 충분히 일찍 파악해서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못했던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식약청이 이미 국제적으로 알려졌던 탈크 파우더의 위험성을 무시했던 이유를 밝혀내고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문제 제기 방식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 이런 제보가 언론사를 통해 위협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공연히 법석을 떤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냉정한 대책이 필요한 일이다. 식약청이 훨씬 더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