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줄이기 중립적 조정기구 필요성 대두
사례1. 보험상품 갈아타기 피해
지난 2004년 A생명보험회사의 보험 상품에 가입했던 이 모씨는 지난해 해당 보험사의 보험설계사(FC)로부터 보험상품 전환 권유를 받고 상품을 변경했다. 보장 혜택이 더 많다는 이야기에 상품을 갈아탔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보장 범위는 증가했지만 정작 받을 수 있는 보험금액은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 사고를 당한 이 씨는 기존 보험을 해약하지 않았으면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 536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하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사례2. 부당한 계약 전환 피해
지난 1990년대 연 8.5%의 금리를 보장하는 B생명보험사의 보장성 상품 2건에 가입했던 조 모씨는 이후 보험설계사의 설득에 따라 CI(중대질병)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했다. 조 씨는 1급 장해 판정을 받을 경우 10억원의 보험금을 받는다는 기존 상품의 계약 내용이 신규 상품의 계약에 그대로 승계 된다는 설계사의 말만 믿고 전환했으나 사고 발생 후 지급된 보험금이 700만원에 불과했다. 상세 내역 따져본 결과, 기존 계약 내용이 제대로 승계 되지 않았음을 알수 있었다. 조 씨는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려 했지만 계약 전환시 작성했던 서면동의서 때문에 접수조차 하지 못했다.
사례3. 투자상품으로 인한 손실
지난 2000년 월 100만원씩 납입하는 C생명보험사의 슈퍼재테크보험에 가입했던 조 모씨는 지난 2004년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보험설계사의 말만 믿고 이를 해약하고 변액유니버셜 보험상품으로 갈아탔다. 그동안 납입하던 똑같은 금액을 변액유니버셜(파워인덱스형) 보험에 납입했으나 펀드 수익률이 -24.6%로 크게 하락하면서 지금은 납입보험료의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상땐 `사라진 혜택` 분쟁 속출
보험상품이 다양해지고 산업 규모도 증가하면서 보험관련 민원 및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은 보험설계사(FC)들이 매출 확대를 위한 계약건수 늘리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리한 보험 모집이나 고지의무 위반 등의 불완전판매와 보험금 지급 및 산정 등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보험사들이 금리가 높았을 때 판매했던 상품으로 인한 역마진 손실을 해소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계약 전환을 유도하는 등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금리에 보장 혜택도 많은 보장성 보험 상품 가입자들을 종신보험이나 CI(치명적 질병)보험으로 계약 전환하게 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가능성을 줄이는 식이다. 특히 민원 및 분쟁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서면동의서를 악용하는 등의 사례도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보험 가입자들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침체ㆍ보험료 인상 이슈 겹치며 보험 분쟁 증가=특히 최근 경기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관련 민원과 분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보험분야 민원은 3만1541건으로 전년도의 3만1991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경기악화가 본격화된 4분기부터는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 모집관련 민원을 중심으로 기납입 보험료 환급 등 보험금 지급에 대한 민원은 1532건에서 345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소비자연맹이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보험민원 접수도 지난해 말 1만건을 돌파하는 등 경기가 악화되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손해율 증가로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보험업체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보험료 인상 카드를 들고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따른 민원 및 분쟁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 관련 민원 및 분쟁 조정 중립 기구 필요성=이에 따라 갈수록 증가하는 보험 관련 민원 및 분쟁을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조정할 수 있는 민간 중립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관련 민원 및 분쟁을 처리하는 기구가 조정위원회라는 형식으로 설치돼 있으나 통상 1∼2개월 걸리는 처리 기간과 업체 위주의 시각, 전문성 부족 등으로 소비자들의 민원 해결에는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업체와 소비자, 법률단 등 주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별도의 중립적인 민간 분쟁조정기구를 통해 자율적인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립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보험업계와 소비자단체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으나 아직 논의의 첫걸음조차 떼지 못한 상황이다. 소비자 민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기구 설립에 공감하고는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구 설립이 자칫 민원과 분쟁의 증가로 이어지고 업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최종수 팀장은 "보험사들도 보험관련 분쟁으로 민사조정과 소송이 많아지면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이는 결국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부회장 겸 사무국장은 "소비자들에게 보험은 같은 금융권인 은행과 카드에 비해 부정적인 인식이 더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민간차원의 기구 설립을 통해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례1. 보험상품 갈아타기 피해
지난 2004년 A생명보험회사의 보험 상품에 가입했던 이 모씨는 지난해 해당 보험사의 보험설계사(FC)로부터 보험상품 전환 권유를 받고 상품을 변경했다. 보장 혜택이 더 많다는 이야기에 상품을 갈아탔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보장 범위는 증가했지만 정작 받을 수 있는 보험금액은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 사고를 당한 이 씨는 기존 보험을 해약하지 않았으면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 536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하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사례2. 부당한 계약 전환 피해
지난 1990년대 연 8.5%의 금리를 보장하는 B생명보험사의 보장성 상품 2건에 가입했던 조 모씨는 이후 보험설계사의 설득에 따라 CI(중대질병)보험으로 계약을 전환했다. 조 씨는 1급 장해 판정을 받을 경우 10억원의 보험금을 받는다는 기존 상품의 계약 내용이 신규 상품의 계약에 그대로 승계 된다는 설계사의 말만 믿고 전환했으나 사고 발생 후 지급된 보험금이 700만원에 불과했다. 상세 내역 따져본 결과, 기존 계약 내용이 제대로 승계 되지 않았음을 알수 있었다. 조 씨는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려 했지만 계약 전환시 작성했던 서면동의서 때문에 접수조차 하지 못했다.
사례3. 투자상품으로 인한 손실
지난 2000년 월 100만원씩 납입하는 C생명보험사의 슈퍼재테크보험에 가입했던 조 모씨는 지난 2004년 높은 투자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보험설계사의 말만 믿고 이를 해약하고 변액유니버셜 보험상품으로 갈아탔다. 그동안 납입하던 똑같은 금액을 변액유니버셜(파워인덱스형) 보험에 납입했으나 펀드 수익률이 -24.6%로 크게 하락하면서 지금은 납입보험료의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험상품이 다양해지고 산업 규모도 증가하면서 보험관련 민원 및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은 보험설계사(FC)들이 매출 확대를 위한 계약건수 늘리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리한 보험 모집이나 고지의무 위반 등의 불완전판매와 보험금 지급 및 산정 등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금리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보험사들이 금리가 높았을 때 판매했던 상품으로 인한 역마진 손실을 해소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계약 전환을 유도하는 등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금리에 보장 혜택도 많은 보장성 보험 상품 가입자들을 종신보험이나 CI(치명적 질병)보험으로 계약 전환하게 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가능성을 줄이는 식이다. 특히 민원 및 분쟁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서면동의서를 악용하는 등의 사례도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보험 가입자들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침체ㆍ보험료 인상 이슈 겹치며 보험 분쟁 증가=특히 최근 경기침체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험관련 민원과 분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지난해 보험분야 민원은 3만1541건으로 전년도의 3만1991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경기악화가 본격화된 4분기부터는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 모집관련 민원을 중심으로 기납입 보험료 환급 등 보험금 지급에 대한 민원은 1532건에서 345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소비자연맹이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보험민원 접수도 지난해 말 1만건을 돌파하는 등 경기가 악화되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손해율 증가로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보험업체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보험료 인상 카드를 들고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따른 민원 및 분쟁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 관련 민원 및 분쟁 조정 중립 기구 필요성=이에 따라 갈수록 증가하는 보험 관련 민원 및 분쟁을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조정할 수 있는 민간 중립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에 관련 민원 및 분쟁을 처리하는 기구가 조정위원회라는 형식으로 설치돼 있으나 통상 1∼2개월 걸리는 처리 기간과 업체 위주의 시각, 전문성 부족 등으로 소비자들의 민원 해결에는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업체와 소비자, 법률단 등 주체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별도의 중립적인 민간 분쟁조정기구를 통해 자율적인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립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보험업계와 소비자단체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으나 아직 논의의 첫걸음조차 떼지 못한 상황이다. 소비자 민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기구 설립에 공감하고는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구 설립이 자칫 민원과 분쟁의 증가로 이어지고 업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최종수 팀장은 "보험사들도 보험관련 분쟁으로 민사조정과 소송이 많아지면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이는 결국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이 때문에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연행 보험소비자연맹 부회장 겸 사무국장은 "소비자들에게 보험은 같은 금융권인 은행과 카드에 비해 부정적인 인식이 더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 "민간차원의 기구 설립을 통해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