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술 배제… 사업투명성 결여
전자여권이 본격적인 대중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관 및 관용여권에 이어 지난 8월부터 일반여권도 전자여권으로 발급되고 있다. 이처럼 전자여권 발급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으로 이 달 중순부터 무비자 방문이 가능해지는 등의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위변조 및 복제 등 보안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발급되고 있는 전자여권은 미완성 작품이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여권법 개정안에 따라 지문과 얼굴 등 바이오인식 정보는 2년 후 삽입할 수 있도록 해 2010년에야 당초 취지에 맞는 전자여권의 구색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당초 지문 정보를 IC칩에 수록할 계획이었으나 VWP 가입을 우선시하면서 얼굴(사진)정보만 칩에 수록하고 지문은 뒤로 미뤄졌다.
2년후 지문업체 선정땐 국내업체 배려해야
판독기 설치등 부처간 협의도 해결할 과제
◇전자여권 사용 기술 국산화 노력 기울여야=전자여권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전자여권에 활용되는 기술의 국산화다.
지난해 8월 사업자가 선정된 전자여권 e커버사업의 경우 IC칩은 인피니온ㆍNXP, 칩운영체제(COS)는 TCOSㆍ젬알토, 인레이(칩 내부에 삽입되는 안테나용 코일을 감아놓은 부품)는 스마트랙 등 외산업체 일색으로 구성돼 국산 기술이 철저히 배제돼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2010년 지문을 비롯한 바이오정보 삽입 관련 솔루션도 외산 일색이 되지 않겠느냐 우려하고 있다. 지문인식 분야에서는 국산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외산 선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전자여권의 시장성을 주목해 IC칩ㆍCOSㆍ인레이ㆍ바이오인식 등 관련 기술의 국산화에 정부가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지원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아직 전자여권을 도입한 국가가 36개국에 불과할 정도로 전자여권 활용도가 그리 크지 않지만, 이는 반대로 전자여권과 관련된 기술을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정부의 지원 노력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바이오인식 분야의 한 전문가는 "기술력 육성 및 증진, 프로젝트를 통한 경험 축적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보면, 우리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국가인 일본과 싱가포르보다 못 미치는 게 현실"이라면서 "아직 검토되고 있지 않지만 추후 전자여권에 적용될 수 있는 홍채나 안면인식 등의 기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의 투명성 확보 및 부처간 협의 활성화도 과제=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전자여권 관련 사업 추진 방식을 보다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자여권 사업은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투명성이 보다 강조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실시된 전자여권 사진품질 측정 소프트웨어(SW)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도 사업 진행의 불투명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가 안면인식 관련 기술 개발 경력이 짧은 업체라는 점을 들어 탈락한 업체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접어두더라도 사업을 발주한 외교부가 평가 결과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안면인식 분야 학계 전문가들을 배제하고 비전문가로 평가위원회를 구성, 성능비교테스트(BMT)를 실시한 점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초 이 사업의 예가는 7억~8억원 정도가 적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으나 외교부는 별다른 이유없이 예가를 2배에 달하는 16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도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지문이나 안면인식 솔루션 공급가도 그 정도로 책정된 적이 없고 예산절감을 외치는 정부가 오히려 예가를 올리는 것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자여권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이러한 투명하지 못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향후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이번 사업은 전자여권 신청시 제출하는 얼굴 사진의 품질을 점검하고 표준에 맞게 조정하는 SW에 대한 것으로, 업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안면인식 알고리듬 등 기술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의혹을 일축했다.
외교부 윤성근 서기관은 "평가위원들의 명단은 제안요청서(RFP)에 명시했던 대로 공정성을 위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가격평가는 조달청에서, 기술평가는 평가위원회에서 이뤄진 것을 합산해 결론을 낸 만큼 선정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자여권 시스템 정착을 위한 부처간 협의 활성화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일반인 대상의 전자여권 발급이 시작됐지만 각 공항과 항만에 전자여권 판독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신속하고 정확한 출국심사 지원이라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일부 시범 운영되고 있을 뿐 본격적인 설치는 내년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법무부가 전자여권 판독기 설치 관련 예산을 책정하고도 부처 예산 절감 과정에서 전액 삭감했기 때문으로, 외교통상부가 미국 비자면제라는 명분에 집착해 도입을 서두른 나머지 부처간 협의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전자여권이 본격적인 대중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관 및 관용여권에 이어 지난 8월부터 일반여권도 전자여권으로 발급되고 있다. 이처럼 전자여권 발급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으로 이 달 중순부터 무비자 방문이 가능해지는 등의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위변조 및 복제 등 보안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발급되고 있는 전자여권은 미완성 작품이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여권법 개정안에 따라 지문과 얼굴 등 바이오인식 정보는 2년 후 삽입할 수 있도록 해 2010년에야 당초 취지에 맞는 전자여권의 구색을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당초 지문 정보를 IC칩에 수록할 계획이었으나 VWP 가입을 우선시하면서 얼굴(사진)정보만 칩에 수록하고 지문은 뒤로 미뤄졌다.
판독기 설치등 부처간 협의도 해결할 과제
◇전자여권 사용 기술 국산화 노력 기울여야=전자여권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전자여권에 활용되는 기술의 국산화다.
지난해 8월 사업자가 선정된 전자여권 e커버사업의 경우 IC칩은 인피니온ㆍNXP, 칩운영체제(COS)는 TCOSㆍ젬알토, 인레이(칩 내부에 삽입되는 안테나용 코일을 감아놓은 부품)는 스마트랙 등 외산업체 일색으로 구성돼 국산 기술이 철저히 배제돼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2010년 지문을 비롯한 바이오정보 삽입 관련 솔루션도 외산 일색이 되지 않겠느냐 우려하고 있다. 지문인식 분야에서는 국산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외산 선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전자여권의 시장성을 주목해 IC칩ㆍCOSㆍ인레이ㆍ바이오인식 등 관련 기술의 국산화에 정부가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국내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지원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아직 전자여권을 도입한 국가가 36개국에 불과할 정도로 전자여권 활용도가 그리 크지 않지만, 이는 반대로 전자여권과 관련된 기술을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정부의 지원 노력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라고 업계는 주장한다.
바이오인식 분야의 한 전문가는 "기술력 육성 및 증진, 프로젝트를 통한 경험 축적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보면, 우리는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국가인 일본과 싱가포르보다 못 미치는 게 현실"이라면서 "아직 검토되고 있지 않지만 추후 전자여권에 적용될 수 있는 홍채나 안면인식 등의 기술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의 투명성 확보 및 부처간 협의 활성화도 과제=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전자여권 관련 사업 추진 방식을 보다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자여권 사업은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투명성이 보다 강조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실시된 전자여권 사진품질 측정 소프트웨어(SW)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도 사업 진행의 불투명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가 안면인식 관련 기술 개발 경력이 짧은 업체라는 점을 들어 탈락한 업체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접어두더라도 사업을 발주한 외교부가 평가 결과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의혹의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안면인식 분야 학계 전문가들을 배제하고 비전문가로 평가위원회를 구성, 성능비교테스트(BMT)를 실시한 점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초 이 사업의 예가는 7억~8억원 정도가 적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으나 외교부는 별다른 이유없이 예가를 2배에 달하는 16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도 그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학계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지문이나 안면인식 솔루션 공급가도 그 정도로 책정된 적이 없고 예산절감을 외치는 정부가 오히려 예가를 올리는 것은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전자여권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이러한 투명하지 못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향후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이번 사업은 전자여권 신청시 제출하는 얼굴 사진의 품질을 점검하고 표준에 맞게 조정하는 SW에 대한 것으로, 업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안면인식 알고리듬 등 기술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의혹을 일축했다.
외교부 윤성근 서기관은 "평가위원들의 명단은 제안요청서(RFP)에 명시했던 대로 공정성을 위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가격평가는 조달청에서, 기술평가는 평가위원회에서 이뤄진 것을 합산해 결론을 낸 만큼 선정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자여권 시스템 정착을 위한 부처간 협의 활성화도 요구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일반인 대상의 전자여권 발급이 시작됐지만 각 공항과 항만에 전자여권 판독기가 설치돼 있지 않아 신속하고 정확한 출국심사 지원이라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일부 시범 운영되고 있을 뿐 본격적인 설치는 내년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법무부가 전자여권 판독기 설치 관련 예산을 책정하고도 부처 예산 절감 과정에서 전액 삭감했기 때문으로, 외교통상부가 미국 비자면제라는 명분에 집착해 도입을 서두른 나머지 부처간 협의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