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의존도 높은 제품 환차손ㆍ가격 경쟁력 이중고
원화 하락 삼성전자 가격공세에 일본업계 전전긍긍
글로벌 경기후퇴에 인수ㆍ합병 등 시장 재편 불가피
■ IT 재팬 Report
일본 전자업계에 소비침체, 엔고, 주가하락의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
IT 거품 붕괴를 계기로 구조 개혁에 나서 체력을 다지고 이제 막 공격 경영으로 나서려던 일본 전자업계로서는 전 세계적 동시 불황으로 다시 몸을 움츠리게 됐다.
샤프ㆍ도시바ㆍNEC 가 잇따라 실적 예상치를 하향수정한 데 이어 소니도 실적 예상치를 대폭 하향 수정했다.
고성장이 약속됐던 평판 TV 마저도 미국 등 연말 특수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는 데다 치솟는 엔화로 인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품들은 환차손은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위기에 처해 있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이같은 상황이 조기 회복될 가능성도 적어 일본 기업들은 장기전 태세를 갖추기 위한 궤도 수정, 전략 재편이 요구되고 있다.
◇전자업체들, 실적 하향 수정 잇따라=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의 2008년 4~9월 중간결산 발표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이미 전자부품 시황 악화의 영향을 받고 있었지만 지난 9월 이후로는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와 엔고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예상치를 하향 수정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달 동안 엔고ㆍ주가 하락 등 상상을 초월한 변화가 있었다. 전에 없던 큰 변화(매그니튜드)이다."
23일 실적을 발표한 소니가 이같은 이유를 내세우면서 예상치를 대폭 하향 수정해 업체마다 향후 시장 전망, 사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6월 결산 발표 이후에도 도시바와 샤프는 실적 예상치를 하향 수정한 바 있다.
도시바의 경우, 원자력발전 관련 등 사회인프라 사업은 견조세를 보였지만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악화로 실적을 하향 수정했다. 이로써 도시바는 2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가 확실해졌다 .
샤프는 이통 사업자들의 판매 방식 변경으로 휴대전화 단말기 국내 판매대수가 감소하면서 예상치를 하향 수정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외부 판매를 늘린 TV 용 LCD 패널 시황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가전업계, 가격 공세 가속화 우려=최근 일본 평판 TV 업체 판매 담당자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각지에서 가격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달러ㆍ유로대비 엔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삼성은 원화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서면서 환차익을 원자재에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TV 시장의 경우, 한 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다른 업체들이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TV 업체로서는 연말 특수 시즌을 앞두고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은 연 3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LCD TV의 경우,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정도로 둔화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유럽은 단 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밑돈 나라도 있어 감산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전자업계로서는 10월은 의미 있는 달이다. 1일 마쓰시타가 파나소닉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JVC도 켄우드와 경영을 통합했다. 구조조정을 끝낸 소니와 파나소닉 등 대형업체들은 중기 경영 계획을 통해 사업 확대 노선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던 차에 미국 발 금융 불안으로 불황 기미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던 일본 전자업체들로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같은 상품이 늘어서 있는 동질 경쟁에서는 가격하락을 피할 수는 없다. 명확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
샤프의 가타야마 사장은 지난 15 일 LCD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블루레이디스크 녹화재생기를 내장한 제품이 가격 하락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요 저가 제품으로 몰리면서 가전업체들 시름 커져=일본 가전업체들은 소비 의욕 저하로 수요가 저가 제품으로 향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그동안 주로 화질과 슬림, 풍부한 기능을 가진 고부가가치 상품에 주력해 채산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왔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이같은 전략이 무너질 경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
저가 지향은 TV 뿐만 아니라 PC로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 노트북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대만과 미국업체들이 5만엔 전후의 소형 노트북을 투입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성숙 시장이 되어버린 휴대전화도 성장 중심이 개발도상국의 저가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ㆍ비디오카메라도 저가의 `토이카메라'로 불리는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업체들도 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평판 TV의 경우, 소니와 도시바가 해외용 저가 라인업을 늘리고 있으며, PC의 경우 NECㆍ후지쓰 등이 잇따라 저가 소형 기종을 시장에 투입하며 시장 진출에 나섰다 .
박리다매 저가 모델은 양산 효과에 따른 비용 삭감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일정 규모의 수요를 확보해야만 하고 따라서 점유율 확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엔화마저 급상승하고 있어 판매 확대와 채산 확보를 위한 일본업체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 가속화=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자업계에서는 경영 기반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후지쓰가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 사업 매각 검토에 들어간 것이 알려졌고 전자부품에서는 후지전기홀딩스가 소형 모터 사업을 매각했고, 경쟁 관계인 호야와 쇼와전공은 디스크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
앞으로도 재편의 여지는 많아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금융 불안 확대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재무 기반이 악화된 기업을 축으로 자본 제휴를 포함한 인수ㆍ합병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경기가 전세계적으로 후퇴국면으로 향하면서 일본 가전업체들의 특징으로 꼽혔던 일관 생산체제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나소닉은 앞으로 기술력과 판매력, 비용경쟁력 등을 발휘해나간다는 전략이고, 소니는 디지털기기에 자사 무선접속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전자업체들은 연말특수용 TVㆍ디지털카메라 등에 독자 개발 부품을 탑재해 세계 첫, 업계 최고 성능을 무기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
원화 하락 삼성전자 가격공세에 일본업계 전전긍긍
글로벌 경기후퇴에 인수ㆍ합병 등 시장 재편 불가피
■ IT 재팬 Report
일본 전자업계에 소비침체, 엔고, 주가하락의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
IT 거품 붕괴를 계기로 구조 개혁에 나서 체력을 다지고 이제 막 공격 경영으로 나서려던 일본 전자업계로서는 전 세계적 동시 불황으로 다시 몸을 움츠리게 됐다.
샤프ㆍ도시바ㆍNEC 가 잇따라 실적 예상치를 하향수정한 데 이어 소니도 실적 예상치를 대폭 하향 수정했다.
고성장이 약속됐던 평판 TV 마저도 미국 등 연말 특수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는 데다 치솟는 엔화로 인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품들은 환차손은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위기에 처해 있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이같은 상황이 조기 회복될 가능성도 적어 일본 기업들은 장기전 태세를 갖추기 위한 궤도 수정, 전략 재편이 요구되고 있다.
◇전자업체들, 실적 하향 수정 잇따라=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의 2008년 4~9월 중간결산 발표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이미 전자부품 시황 악화의 영향을 받고 있었지만 지난 9월 이후로는 미국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와 엔고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예상치를 하향 수정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달 동안 엔고ㆍ주가 하락 등 상상을 초월한 변화가 있었다. 전에 없던 큰 변화(매그니튜드)이다."
23일 실적을 발표한 소니가 이같은 이유를 내세우면서 예상치를 대폭 하향 수정해 업체마다 향후 시장 전망, 사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6월 결산 발표 이후에도 도시바와 샤프는 실적 예상치를 하향 수정한 바 있다.
도시바의 경우, 원자력발전 관련 등 사회인프라 사업은 견조세를 보였지만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악화로 실적을 하향 수정했다. 이로써 도시바는 2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가 확실해졌다 .
샤프는 이통 사업자들의 판매 방식 변경으로 휴대전화 단말기 국내 판매대수가 감소하면서 예상치를 하향 수정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외부 판매를 늘린 TV 용 LCD 패널 시황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가전업계, 가격 공세 가속화 우려=최근 일본 평판 TV 업체 판매 담당자 사이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각지에서 가격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달러ㆍ유로대비 엔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삼성은 원화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서면서 환차익을 원자재에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TV 시장의 경우, 한 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다른 업체들이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TV 업체로서는 연말 특수 시즌을 앞두고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
세계 최대 TV 시장인 미국은 연 3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LCD TV의 경우,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정도로 둔화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유럽은 단 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밑돈 나라도 있어 감산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전자업계로서는 10월은 의미 있는 달이다. 1일 마쓰시타가 파나소닉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JVC도 켄우드와 경영을 통합했다. 구조조정을 끝낸 소니와 파나소닉 등 대형업체들은 중기 경영 계획을 통해 사업 확대 노선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던 차에 미국 발 금융 불안으로 불황 기미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던 일본 전자업체들로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같은 상품이 늘어서 있는 동질 경쟁에서는 가격하락을 피할 수는 없다. 명확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
샤프의 가타야마 사장은 지난 15 일 LCD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블루레이디스크 녹화재생기를 내장한 제품이 가격 하락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수요 저가 제품으로 몰리면서 가전업체들 시름 커져=일본 가전업체들은 소비 의욕 저하로 수요가 저가 제품으로 향하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그동안 주로 화질과 슬림, 풍부한 기능을 가진 고부가가치 상품에 주력해 채산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왔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이같은 전략이 무너질 경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
저가 지향은 TV 뿐만 아니라 PC로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 노트북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대만과 미국업체들이 5만엔 전후의 소형 노트북을 투입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성숙 시장이 되어버린 휴대전화도 성장 중심이 개발도상국의 저가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ㆍ비디오카메라도 저가의 `토이카메라'로 불리는 제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업체들도 저가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평판 TV의 경우, 소니와 도시바가 해외용 저가 라인업을 늘리고 있으며, PC의 경우 NECㆍ후지쓰 등이 잇따라 저가 소형 기종을 시장에 투입하며 시장 진출에 나섰다 .
박리다매 저가 모델은 양산 효과에 따른 비용 삭감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일정 규모의 수요를 확보해야만 하고 따라서 점유율 확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엔화마저 급상승하고 있어 판매 확대와 채산 확보를 위한 일본업체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 가속화=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자업계에서는 경영 기반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후지쓰가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 사업 매각 검토에 들어간 것이 알려졌고 전자부품에서는 후지전기홀딩스가 소형 모터 사업을 매각했고, 경쟁 관계인 호야와 쇼와전공은 디스크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
앞으로도 재편의 여지는 많아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금융 불안 확대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재무 기반이 악화된 기업을 축으로 자본 제휴를 포함한 인수ㆍ합병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경기가 전세계적으로 후퇴국면으로 향하면서 일본 가전업체들의 특징으로 꼽혔던 일관 생산체제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파나소닉은 앞으로 기술력과 판매력, 비용경쟁력 등을 발휘해나간다는 전략이고, 소니는 디지털기기에 자사 무선접속 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 전자업체들은 연말특수용 TVㆍ디지털카메라 등에 독자 개발 부품을 탑재해 세계 첫, 업계 최고 성능을 무기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
